결혼준비.xlsx
평범한 '결혼 준비' 파일인 줄 알았는데 내 인생의 성적표였다고?! 파혼 위기(?)에서 벗어나 100점짜리 신랑이 되기 위한 지훈의 피 말리는 눈치 게임이 시작된다!
에피소드
결혼준비.xlsx — 작품 소개
평범한 '결혼 준비' 파일인 줄 알았는데 내 인생의 성적표였다고?! 파혼 위기(?)에서 벗어나 100점짜리 신랑이 되기 위한 지훈의 피 말리는 눈치 게임이 시작된다!
#코미디 #드라마 #결혼 · 10개 에피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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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피소드 1: 평화로운 주말, 우연한 발견
수진의 집에서 게임을 하던 지훈, 열어서는 안 될 파일을 발견하다.
"수진아, 나 컴퓨터로 게임 한 판만 해도 돼?" 지훈이 거실 소파에 누워 팩을 하고 있는 수진을 향해 애교 섞인 목소리로 물었다.
"응, 해. 바탕화면 어지르지 말고. 나 잠깐 편의점 가서 아이스크림 좀 사 올게." 수진이 지갑을 챙기며 현관으로 향했다.
"올 때 메로나! 천천히 다녀와." 지훈은 수진이 나가는 소리를 들으며 콧노래를 흥얼거리고 컴퓨터 전원을 켰다.
"어디 보자, 저번에 다운받아 놓은 게임이 어디 있더라." 지훈이 마우스를 딸깍거리며 폴더를 뒤적거렸다.
"바탕화면이 왜 이렇게 꽉 차 있어. 정리를 하나도 안 하네." 지훈이 혀를 쯧쯧 차며 내 문서 폴더를 열었다.
"문서 폴더에는 있나? 어? 이건 뭐지?" 지훈의 마우스 커서가 폴더 구석에 있는 엑셀 파일 하나에 멈췄다.
"파일 이름이 '결혼 준비.xlsx'? 우리 아직 식장도 안 잡았는데 벌써 이런 걸 정리해 뒀단 말이야?" 지훈이 기특하다는 듯 미소를 지었다.
"우리 수진이, 겉으로는 결혼 천천히 하자고 하더니 속으로는 꼼꼼하게 다 계획하고 있었네. 귀엽기는."
"웨딩홀 견적이나 스드메 비용 같은 게 적혀 있겠지? 살짝 구경만 해볼까." 지훈은 참을 수 없는 호기심에 엑셀 파일을 더블클릭했다.
"어? 이건 웨딩홀 리스트가 아니잖아?" 엑셀 창이 뜨자마자 지훈의 표정이 굳어지기 시작했다.
"날짜가 적혀 있고, 그 옆에는 행동들... 그리고 점수? 이게 다 뭐야?" 지훈이 모니터 가까이로 얼굴을 바짝 들이밀었다.
"어디 보자... 제일 위에 굵은 빨간색 글씨로 제목이 적혀 있네."
"제목... '70점이 넘어야 통과!!' 라고? 통과 못 하면 파혼이라는 뜻인가?" 지훈의 등줄기를 타고 서늘한 식은땀이 한 방울 흘러내렸다.
"아니, 결혼 준비 파일이라면서 왜 나를 평가하는 점수표가 있는 건데?" 지훈이 믿을 수 없다는 듯 두 눈을 비비고 다시 모니터를 보았다.
"이거 설마 나 몰래 내 행동들을 하나하나 다 기록하고 채점하고 있었던 거야?" 지훈의 심장 박동이 빨라지기 시작했다.
"어떡하지, 당장 창을 닫아야 하나. 아니야, 이왕 연 김에 내 점수가 몇 점인지 확인은 해봐야겠어." 지훈이 떨리는 손으로 마우스 휠을 내렸다.
"도대체 어떤 기준으로 점수를 매기는 거야. 깐깐한 수진이 성격상 기준이 엄청 높을 텐데." 지훈이 화면의 첫 번째 행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만약 내 점수가 70점 미만이면... 우리 결혼은 진짜 물 건너가는 건가?"
"삐빅, 삐비빅." 그때 현관문 도어락이 열리는 소리가 지훈의 귓가를 강타했다. 수진이 아이스크림을 사서 돌아온 것이었다.
"아씨, 벌써 왔어! 일단 닫자, 닫아!" 지훈은 엑셀 창을 황급히 끄고 게임 런처 화면을 띄우며 마우스를 쥔 손에 땀을 쥐었다.
에피소드 2: 판도라의 상자를 열다
치밀하게 기록된 점수표, 그리고 경악하는 지훈.
"메로나 사 왔어! 오빠 게임 벌써 시작했어?" 수진이 비닐봉지를 식탁에 올려놓으며 물었다.
"어? 어어! 방금 막 시작하려고 했지. 아이스크림 고마워!" 지훈이 어색하게 대답했다.
"왜 이렇게 허둥대? 바탕화면에서 뭐 이상한 거라도 봤어?" 수진이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지훈의 등 뒤로 다가왔다.
"아, 아니! 이상한 거라니. 네 컴퓨터 바탕화면이 너무 지저분해서 그거 보고 놀란 거지, 하하!" 지훈이 과장되게 웃으며 식은땀을 닦았다.
"내 컴퓨터가 좀 더럽긴 하지. 아이스크림 먹으면서 해. 나 씻고 올게." 수진이 수건을 챙겨 욕실로 들어갔다.
"휴... 하마터면 들킬 뻔했네." 욕실 문이 닫히는 소리를 확인한 지훈이 안도의 한숨을 푹 내쉬었다.
"아까 그 엑셀 파일, 내용이 너무 궁금해서 미치겠어. 씻는 데 20분은 걸릴 테니까 딱 5분만 정독하자." 지훈이 다시 떨리는 손으로 폴더를 열었다.
"다시 열렸다. '70점이 넘어야 통과!!'. 좋아, 대체 무슨 항목들이 있는지 보자." 지훈이 침을 꿀꺽 삼켰다.
"어디... 2025년 12월 11일, 식당에서 의자 빼주기 플러스 2점." 지훈이 화면의 텍스트를 작은 목소리로 읽어 내려갔다.
"아, 이날 기억난다. 파스타 집에서 무심코 의자 빼줬는데 수진이가 엄청 감동했었지. 이게 플러스 요인이었구나." 지훈이 무릎을 탁 쳤다.
"그 밑에는... 2026년 2월 14일 밸런타인데이, 내가 먼저 초콜릿 준비함 플러스 3점. 이건 내가 진짜 센스 있었지." 지훈이 뿌듯한 듯 미소를 지었다.
"근데 감점도 있나? 헉, 2026년 6월 26일, 롤 승급전 하느라 내 말 무시함 마이너스 1점!" 지훈의 눈이 튀어나올 듯 커졌다.
"이날 승급전이라 진짜 어쩔 수 없었는데... 이것까지 쪼잔하게 기록해 뒀단 말이야?" 지훈이 억울하다는 듯 모니터를 향해 삿대질을 했다.
"2026년 8월 3일, 기념일인데 데이트 코스 안 짜옴 마이너스 3점. 이건 마이너스가 꽤 크네." 지훈이 뼈를 맞은 듯 명치를 부여잡았다.
"이런 식으로 자잘한 것부터 큰 것까지 내 모든 행동이 채점되고 있었다니. 무슨 오디션 프로그램 참가자도 아니고." 지훈이 머리를 긁적였다.
"그래서 지금 내 총점이 몇 점인데? 맨 아래 합계 셀을 확인해보면 알겠지." 지훈이 마우스 휠을 다급하게 아래로 굴렸다.
"합계... 62점?! 미친, 70점 통과라며! 나 8점이나 모자라잖아!" 지훈이 경악하며 화면을 가리켰다.
"이대로 가다간 수진이가 나한테 파혼을 선언할지도 몰라. 나 진짜 수진이 없으면 안 되는데." 지훈의 눈앞이 캄캄해졌다.
"오빠! 나 수건 좀 하나만 갖다줄래? 깜빡했네." 욕실 안에서 수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 알았어! 당장 갖다 줄게!" 지훈은 컴퓨터를 절전 모드로 돌려놓고, 수건을 들고 욕실로 쏜살같이 뛰어갔다.
에피소드 3: 70점을 향한 은밀한 작전
결혼을 위해 거듭나는 지훈, 작전을 개시하다.
"수건 고마워. 근데 오빠 표정이 왜 그래? 어디 아파?" 욕실에서 나온 수진이 젖은 머리를 털며 물었다.
"아, 아니야! 나 완전 건강해! 수진아, 너 머리 말리는 거 힘들지? 내가 드라이기로 말려줄게." 지훈이 수진의 손에서 수건을 뺏어 들며 말했다.
"오빠가 내 머리를 말려주겠다고? 오늘따라 왜 이렇게 다정하게 굴어?" 수진이 의아하다는 듯 지훈을 쳐다보았다.
"다정하긴! 사랑하는 여자친구 머리 말려주는 건 남자의 기본 소양이지. 이리 와 앉아봐."
"의자까지 빼주고? 오빠 진짜 뭐 잘못한 거 있지? 솔직히 말해봐." 수진이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자리에 앉았다.
"하하, 잘못은 무슨! 그냥 우리 예쁜 수진이 보니까 너무 사랑스러워서 잘해주고 싶어서 그러지."
'머리 말려주기, 이거 최소 플러스 1점은 되겠지? 의자 빼주기도 연속 콤보로 들어갔으니까 2점 확보!' 지훈은 속으로 쾌재를 부르며 머리를 말려주었다.
"오빠, 근데 머리 엉키게 왜 자꾸 헝클어트려. 그냥 내가 할게." 수진이 드라이기를 빼앗아 들었다.
"아, 미안. 내가 너무 열정적으로 말렸나 보네. 시원한 물 한잔 가져다줄까?" 지훈이 재빨리 주방으로 몸을 돌렸다.
"물은 됐고. 우리 저녁 뭐 먹을까? 배달시킬까?" 수진이 머리를 다 말리고 거실로 나오며 물었다.
"배달? 아니지! 내가 수진이 널 위해 파스타를 직접 요리해 줄게! 기대해!" 지훈이 냉장고 문을 활짝 열며 외쳤다.
"요리? 오빠 요리할 줄 아는 거 라면밖에 없잖아. 부엌 다 태워 먹으려고?"
"날 못 믿는구나? 내가 유튜브 보고 알리오 올리오 기가 막히게 뽑아올 테니까 소파에서 편하게 쉬고 있어." 지훈이 앞치마를 두르며 말했다.
'요리해주기 플러스 3점! 오늘 점수 폭격 제대로 들어간다. 70점까진 금방이야.' 지훈이 마늘을 썰며 속으로 점수판을 그렸다.
"오... 냄새는 그럴싸한데? 마늘 태우는 냄새가 나긴 하지만." 거실에서 넷플릭스를 보던 수진이 코를 킁킁거렸다.
"기대해도 좋아! 수진 공주님, 식사 대령했습니다!"
"어디 한 번 먹어볼까? 음... 오빠, 이거 소금이 한 숟갈은 통째로 들어간 것 같은데?" 수진이 파스타를 한 입 먹고 인상을 찌푸렸다.
"어? 짜? 유튜브에선 소금 반 숟갈 넣으라고 해서 똑같이 넣었는데... 아, 굵은소금을 썼구나 내가." 지훈이 머리를 긁적이며 미안해했다.
"그래도 오빠가 나 위해서 요리해 준 정성이 있으니까 맛있게 먹을게. 고마워." 수진이 물을 벌컥벌컥 마시면서도 웃어주었다.
'휴, 요리 실패로 감점될 뻔했는데 정성 점수로 플러스 방어에 성공했다. 다행이다.' 지훈은 안도의 한숨을 쉬며 짜디짠 파스타를 입에 우겨넣었다.
에피소드 4: 점수 폭발! 로맨틱 가이 빙의
수진을 당황하게 만든 지훈의 낯선 애정 공세.
"수진아! 오늘 퇴근하고 뭐 해? 내가 데리러 갈까?" 며칠 뒤 퇴근 시간, 지훈이 수진에게 전화를 걸었다.
"오늘? 나 그냥 바로 집에 갈 건데. 오빠 오늘 야근한다고 하지 않았어?" 수진이 피곤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야근 다 팽개치고 우리 수진이 얼굴 보러 가야지! 회사 로비에서 딱 기다려!" 지훈이 호기롭게 외치고 전화를 끊었다.
"뭐야, 왜 저렇게 오버를 해. 진짜 무슨 큰 사고 친 거 아니야?" 수진은 핸드폰을 바라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짠! 수진아, 오빠 왔다!" 수진이 로비로 나오자, 지훈이 커다란 프리지아 꽃다발을 들고 서 있었다.
"헉, 오빠 이게 뭐야? 오늘 우리 무슨 기념일이야? 내가 까먹었나?" 수진이 깜짝 놀라 꽃다발을 받아들었다.
"기념일은 무슨. 그냥 퇴근길에 꽃집을 봤는데 네 생각이 나서 샀지. 예쁘지?" 지훈이 다정하게 미소 지으며 말했다.
'깜짝 꽃 선물하기 플러스 3점! 좋아, 이 정도면 65점은 무조건 돌파다.' 지훈이 속으로 주먹을 불끈 쥐었다.
"진짜 고마워! 나 프리지아 향기 제일 좋아하는 건 어떻게 알고. 근데 오빠 진짜 낯설다." 수진이 꽃향기를 맡으며 행복하게 웃었다.
"낯설긴. 앞으로 평생 매일매일 이렇게 해줄게. 자, 타시죠 공주님." 지훈이 조수석 문을 깍듯이 열어주며 허리를 굽혔다.
"차 문까지 열어준다고? 오빠, 진짜 어디 아픈 거 아니지? 아니면 나한테 뭐 숨기는 거 있어?" 수진이 조수석에 타며 찝찝한 듯 물었다.
"숨기는 건 절대 없어! 오직 너를 향한 내 불타는 사랑뿐이지! 안전벨트 매줄게." 지훈이 몸을 훅 기울여 안전벨트를 채워주었다.
"아, 진짜 부담스럽게 왜 이래! 운전이나 해!" 수진이 지훈을 밀어냈다.
'안전벨트 매주기 플러스 1점. 차 문 열어주기 플러스 2점. 나 이러다 오늘 70점 바로 넘기는 거 아니야?' 지훈이 콧노래를 부르며 엑셀을 밟았다.
"우리 오늘 저녁은 고급 레스토랑 예약해 놨어. 야경이 아주 기가 막힌 곳이지." 지훈이 핸들을 돌리며 말했다.
"야경 레스토랑? 오빠 이번 달 카드값 쪼들린다며. 무리하는 거 아니야?" 수진이 걱정스러운 듯 물었다.
"너랑 먹는 데 돈이 무슨 상관이야. 팍팍 긁어! 미래의 내 아내한테 이 정도도 못 해줄까." 지훈이 능청스럽게 대답했다.
"미래의 아내... 참 나, 말은 청산유수네. 그래도 기분은 좋네." 수진이 창밖을 바라보며 슬며시 미소를 지었다.
'데이트 코스 완벽 준비 플러스 3점 획득! 엑셀 파일 확인하러 수진이 집에 가고 싶어 미치겠네.' 지훈은 스테이크를 썰어주며 수진의 눈치만 살폈다.
"오빠, 나 쳐다보지 말고 고기나 좀 먹어. 오늘 진짜 이상해." 수진의 핀잔에도 지훈의 입가에는 웃음이 떠나질 않았다.
에피소드 5: 아차, 치명적인 감점 위기!
완벽했던 지훈의 작전에 찾아온 절체절명의 위기.
"아, 배부르다. 레스토랑 진짜 맛있었어. 이제 오빠 집으로 갈래?" 저녁을 먹고 나온 수진이 기지개를 켜며 물었다.
"아니! 우리 수진이 집에 데려다줘야지. 혼자 가면 밤길 위험하잖아." 지훈이 수진의 집으로 가야 점수를 확인할 수 있다는 흑심을 숨기고 말했다.
"밤길이 뭐가 위험해, 대낮처럼 밝은데. 알았어, 그럼 우리 집으로 가자."
"휴... 다행이다. 집에 가면 엑셀 파일부터 몰래 켜서 점수 반영됐는지 확인해야지." 지훈이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집 도착! 오빠, 나 먼저 씻을 테니까 거실에서 텔레비전 보고 있어." 수진이 집에 들어오자마자 욕실로 직행했다.
"오케이! 씻고 나와!" 지훈은 욕실 문이 닫히자마자 텔레비전이 아닌 수진의 컴퓨터 앞으로 쏜살같이 달려갔다.
"빨리, 빨리 켜져라. '결혼 준비' 파일, 열렸다!" 지훈이 초조한 마음으로 마우스를 더블클릭했다.
"어디 보자... 점수 업데이트가 안 되어있네? 수진이가 아직 입력을 안 했구나." 지훈이 아쉬운 듯 입맛을 다셨다.
"하기야, 나랑 계속 같이 있었으니까 쓸 시간이 없었겠지. 내일쯤 되면 70점 돌파해 있겠지?" 지훈이 흐뭇하게 파일 창을 닫았다.
"근데 씻는 동안 심심한데 게임이나 한 판 돌릴까. 롤 한 판만 딱 빨리 끝내자." 지훈은 참을 수 없는 본능에 이끌려 롤을 켜고 말았다.
"아, 정글 왜 안 와! 미드 다 터지는데!" 지훈이 헤드셋을 끼고 게임에 완전히 몰입하기 시작했다.
"오빠! 나 수건 좀 또 갖다줄래? 진짜 미안!" 욕실 안에서 수진의 다급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어? 어, 잠깐만! 나 한타 중이야! 1분만!!" 지훈이 모니터에서 눈을 떼지 못한 채 소리쳤다.
"오빠, 나 추워! 빨리 갖다 줘!" 수진의 목소리에 짜증이 섞이기 시작했다.
"아, 진짜 중요한 순간인데! 알았어, 갈게!" 지훈이 한숨을 쉬며 캐릭터를 우물에 박아두고 일어났다.
"쾅!" 지훈이 급하게 일어나느라 책상 위를 쳤고, 그 바람에 수진이 아끼던 머그컵이 바닥으로 떨어져 박살이 났다.
"아뿔싸! 미친, 저 컵 수진이가 제주도 가서 사 온 한정판 컵인데!" 지훈이 깨진 조각을 보며 경악했다.
"무슨 소리야? 오빠 뭐 깼어?!" 욕실 안에서 수진이 깜짝 놀라 소리쳤다.
"아, 아무것도 아니야! 그냥 내 핸드폰 떨어뜨렸어!" 지훈이 빗자루를 찾으며 황급히 거짓말을 했다.
'내 말 씹기 마이너스 1점, 아끼는 컵 깨기 마이너스 5점, 거짓말하기 마이너스 3점... 오늘 번 점수 다 날아가게 생겼네!!' 지훈의 멘탈이 바사삭 부서져 내렸다.
에피소드 6: 필사적인 만회 작전
감점을 막기 위한 지훈의 눈물겨운 대청소와 반성문.
"수, 수진아! 여기 수건 가져왔어!" 지훈이 욕실 문틈으로 수건을 건네주며 목소리를 심하게 떨었다.
"고마워. 근데 밖에서 무슨 우당탕 소리 나던데 진짜 핸드폰 떨어뜨린 거 맞아?" 수진이 수건을 받으며 의심스럽게 물었다.
"그럼! 내 핸드폰 액정 다 박살 났네, 하하하! 씻고 천천히 나와!" 지훈이 등줄기에 흐르는 땀을 닦으며 다급히 거실로 돌아왔다.
"미쳤다, 미쳤어. 이 조각들 들키면 난 바로 파혼이다. 점수 60점 밑으로 수직 하락이라고!" 지훈이 무릎을 꿇고 바닥을 기어 다니며 유리 조각을 주워 담았다.
"이 컵이랑 똑같이 생긴 걸 인터넷으로 빨리 주문해야 해. 쿠팡 로켓배송! 당장 내일 도착하는 걸로!" 지훈이 핸드폰을 미친 듯이 검색했다.
"똑같은 게 없다... 제주도 기념품샵에서만 파는 거였어. 내 인생 끝났다." 지훈이 바닥에 주저앉으며 절망했다.
"아니야, 감점을 상쇄할 만한 초거대 플러스 이벤트를 준비하면 돼! 집안일! 대청소를 하자!" 지훈이 벌떡 일어나 빗자루와 물걸레를 찾아 들었다.
"수진이가 씻고 나오는 10분 동안 집안을 호텔 스위트룸처럼 광나게 닦아주마." 지훈이 빛의 속도로 거실 바닥을 걸레질하기 시작했다.
"싱크대에 쌓인 설거지 클리어! 소파 위에 널브러진 옷가지들 분리수거 클리어!" 지훈의 이마에서 땀방울이 비 오듯 쏟아졌다.
"오빠, 나 다 씻었... 어? 집이 왜 이렇게 깨끗해? 오빠 청소했어?" 욕실에서 나온 수진이 놀란 눈으로 거실을 둘러보았다.
"아, 우리 수진이 씻고 나오는데 쾌적한 환경에서 쉬게 해주고 싶어서! 오빠가 먼지 한 톨 없이 다 닦았지!" 지훈이 걸레를 들고 헥헥거리며 대답했다.
"청소기 돌리는 거 진짜 싫어하면서 웬일이야? 너무 고마운데?" 수진이 활짝 웃으며 지훈에게 다가왔다.
'집안일 스스로 하기 플러스 3점! 컵 깬 거 마이너스 5점 방어하려면 아직 2점 부족해.' 지훈은 마음을 놓지 못했다.
"수진아, 사실 내가 오늘 너한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어서 편지를 하나 썼어." 지훈이 주머니에서 꼬깃꼬깃한 영수증 뒷면을 꺼냈다.
"편지? 영수증 뒷면에? 오빠 오늘 진짜 로맨티스트 빙의했구나." 수진이 어이없어하면서도 편지를 받아 들었다.
"내 진심이 담긴 글이니까 꼭 꼼꼼하게 읽어봐 줘. 컵... 아니, 내 마음이 찢어지게 널 사랑한다는 내용이야." 지훈이 무심코 진실을 뱉을 뻔하다가 입을 막았다.
"'항상 내 곁에서 나를 챙겨주는 수진아, 내가 롤 하느라 네 말 안 들은 거 진심으로 반성해...' 오빠, 이거 반성문이야?" 수진이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반성문이라니! 사랑의 고백이지! 내 목숨보다 널 더 사랑해!" 지훈이 수진의 손을 꽉 잡았다.
"알았어, 알았어. 오늘 청소도 해주고 편지도 써주고. 우리 오빠 백 점 만점에 백 점 주지 뭐." 수진이 지훈의 볼에 입을 맞추었다.
'백 점?! 진짜 백 점이라고?! 내일 엑셀 파일 확인하면 진짜 70점 돌파겠다! 살았다!' 지훈은 깨진 컵의 공포를 잊고 환호성을 질렀다.
에피소드 7: 대망의 70점 돌파
결혼 준비 엑셀 파일, 드디어 커트라인을 넘기다.
다음 날 저녁, 수진이 친구들과의 약속으로 늦게 들어온다는 연락을 받은 지훈은 퇴근하자마자 수진의 집으로 달려갔다.
"오늘은 무조건 확인해야 해. 어제 내가 한 피나는 노력들이 점수에 어떻게 반영됐는지." 지훈이 비밀번호를 누르고 집으로 들어갔다.
"컴퓨터 전원 온! 엑셀 파일 클릭!" 지훈의 마우스 클릭 소리가 그 어느 때보다 경쾌했다.
"열렸다. 어디 보자, 오늘 날짜로 업데이트된 내용이... 있다!" 지훈이 화면에 코를 박을 듯이 다가갔다.
"2026년 7월 8일, 롤 하다가 내 말 무시함 마이너스 1점. 아, 역시 이거 적어놨네 쪼잔하게." 지훈이 입술을 삐죽였다.
"그 밑에... 컵 깬 거 몰래 숨김 마이너스 3점. 헉! 수진이가 내가 컵 깬 거 알고 있었어?!" 지훈이 등받이에 몸을 푹 기대며 충격에 빠졌다.
"어떻게 알았지? 쓰레기통에 몰래 버렸는데... 귀신같은 여자." 지훈이 부르르 떨었다.
"근데 그 밑에 또 있네. 내가 아끼는 컵 깼는데 미안해서 대청소하고 편지 써준 게 귀여워서 플러스 5점!" 지훈의 입이 떡 벌어졌다.
"귀여워서 플러스 5점?! 대박! 감점 다 상쇄하고 2점이나 남았어! 수진이 이 천사!" 지훈이 책상을 내리치며 환호했다.
"그리고 꽃다발 선물 플러스 3점, 레스토랑 예약 플러스 2점... 그래서 내 총점은 과연?!" 지훈이 떨리는 손으로 마우스 휠을 아래로 굴렸다.
"합계... 합계 점수... 75점!! 미친!! 70점 돌파다!! 나 결혼할 수 있다!!" 지훈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만세를 불렀다.
"이 험난한 오디션에서 드디어 합격 목걸이를 쥐었어! 나 진짜 수진이 남편 되는 거야!" 지훈이 눈물을 훔치는 시늉을 하며 방방 뛰었다.
"띠리릭." 그때 현관문이 열리며 수진이 집으로 들어왔다.
"오빠, 나 왔어. 근데 왜 혼자 거실에서 만세를 부르고 있어? 무서워." 수진이 가방을 내려놓으며 이상하다는 듯 물었다.
"수진아!! 나 합격이야!! 나 이제 떳떳한 남자라고!!" 지훈이 달려가 수진을 와락 끌어안았다.
"합격? 무슨 합격? 오빠 회사에서 뭐 진급 시험이라도 쳤어?" 수진이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지훈의 등을 토닥였다.
"아니야, 진급보다 훨씬 더 중요한 내 인생의 타이틀을 얻었지. 수진아, 우리 이제 식장 보러 갈까?" 지훈이 감격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식장? 갑자기? 오빠 아직 마음의 준비 안 됐다며 천천히 하자고 했잖아." 수진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마음의 준비는 어제 대청소하면서 다 끝냈어! 당장 이번 주 주말에 웨딩홀 투어 예약 잡자!" 지훈이 당당하게 가슴을 폈다.
"오빠가 웬일로 적극적이야? 알았어. 그럼 나야 좋지. 당장 내일 웨딩 플래너한테 연락해볼게!" 수진이 환하게 웃으며 지훈의 품에 안겼다. 지훈의 머릿속에는 오직 75점이라는 빛나는 숫자가 아른거리고 있었다.
에피소드 8: 무사히 치른 결혼식
모든 시험을 통과한 지훈, 드디어 신랑이 되다.
"야, 김지훈. 너 진짜 오늘 장가가는 거냐? 안 믿긴다 진짜." 친구 태영이 신랑 대기실에서 지훈의 어깨를 툭 쳤다.
"당연하지 임마. 내가 이 자리에 서기 위해 얼마나 피나는 노력을 했는지 넌 상상도 못 할 거다." 지훈이 나비넥타이를 고쳐 매며 거들먹거렸다.
"피나는 노력은 무슨. 제수씨가 보살이니까 너 같은 놈 구제해 준 거지. 엎드려 절해라." 태영이 혀를 쯧쯧 찼다.
"네가 몰라서 그래. 나는 수진이가 만든 아주 깐깐하고 엄격한 커트라인을 자력으로 돌파한 엘리트라고." 지훈이 속으로 '75점'을 떠올리며 흐뭇해했다.
"무슨 커트라인? 프로포즈할 때 뭐 미션이라도 받았어?" 태영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비밀이다 임마. 아무튼 나는 수진이한테 검증받은 남자니까 앞으로 행복하게 잘 살 일만 남았어." 지훈이 거울을 보며 머리를 매만졌다.
"오빠! 나 떨려 죽겠어. 메이크업 안 지워졌어?" 신부 대기실에서 웨딩드레스를 입은 수진이 긴장한 목소리로 물었다.
"우리 수진이가 세상에서 제일 예뻐. 떨지 마, 오빠가 옆에서 딱 지켜줄게." 지훈이 수진의 손을 꼭 잡아주며 말했다.
"말이라도 고맙네. 오빠도 긴장 풀고, 입장할 때 발 걸려 넘어지지 마." 수진이 그제야 살짝 미소를 지었다.
"넘어지면 마이너스 10점 깎이는 거 아니야? 절대 안 넘어지지!" 지훈이 무심코 점수 이야기를 뱉어버렸다.
"마이너스 10점? 그게 무슨 소리야?" 수진이 의아하다는 듯 눈을 깜빡였다.
"아, 아니야! 그냥 우리끼리 점수 매기는 장난이지 하하! 자, 입장 시간 다 됐대. 가자!" 지훈이 황급히 화제를 돌리며 식장으로 이끌었다.
"신랑 신부 맞절!" 주례 없는 결혼식의 경쾌한 진행과 함께 지훈과 수진이 서로를 마주 보았다.
'수진아, 네가 정해놓은 70점 커트라인, 내가 평생 100점으로 유지하면서 살게. 사랑한다.' 지훈은 속으로 다짐하며 깊숙이 절을 했다.
"이제 두 사람은 부부가 되었음을 선언합니다!" 식장에 가득 찬 하객들의 박수 소리가 지훈의 귓가에 맴돌았다.
"오빠, 우리 진짜 부부 됐네. 앞으로 잘 부탁해." 수진이 눈물을 글썽이며 지훈의 팔짱을 꼈다.
"내가 더 잘할게. 배달 음식 시키면 쓰레기 내가 다 치우고, 롤 할 때 네가 부르면 바로 끌게." 지훈이 귓속말로 속삭였다.
"푸흡, 뭐야 갑자기. 약속 꼭 지켜라?" 수진이 활짝 웃으며 부케를 높이 치켜들었다.
"자, 이제 꿈같은 신혼여행이 우릴 기다리고 있다! 하와이로 출발!" 지훈이 하객들을 향해 손을 흔들며 외쳤다.
힘들었던 70점 달성 프로젝트의 결실을 맺는 순간이었다. 지훈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75점짜리 신랑이었다.
에피소드 9: 신혼여행지에서의 고백
하와이의 푸른 밤, 지훈이 판도라의 상자를 다시 입에 올리다.
"크으... 역시 하와이 바닷바람은 다르네. 이게 진짜 휴가지." 지훈이 호텔 테라스에서 와인잔을 흔들며 바다를 내려다보았다.
"오빠, 나 씻고 나왔어. 와인 마시게?" 샤워 가운을 입은 수진이 머리를 말리며 테라스로 나왔다.
"응, 우리 수진이 주려고 내가 제일 비싼 걸로 따놨지. 이리 와 앉아." 지훈이 의자를 빼주었다.
"와, 야경 진짜 예쁘다. 우리 결혼식 무사히 끝난 거 축하하며 건배할까?" 수진이 와인잔을 들어 올렸다.
"건배! 우리 평생 이렇게 행복하게 살자." 지훈이 잔을 부딪치고 와인을 들이켰다.
"알콜이 좀 들어가니까 이제야 실감이 나네. 나 진짜 유부남 됐구나." 지훈이 발그레해진 얼굴로 수진을 쳐다보았다.
"나도 유부녀야. 이제 오빠 도망 못 가. 내 손바닥 안이야." 수진이 지훈의 코를 장난스럽게 꼬집었다.
"수진아, 사실 내가 오늘 이 아름다운 밤을 빌려서 너한테 꼭 고백하고 싶은 비밀이 하나 있어." 지훈이 와인잔을 내려놓고 진지하게 헛기침을 했다.
"비밀? 무슨 비밀? 오빠 빚 있어? 아니면 숨겨둔 자식이라도 있어?" 수진이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눈을 뾰족하게 떴다.
"아니야! 그런 거 절대 아니야! 내 순결한 과거를 모욕하지 마!" 지훈이 손사래를 쳤다.
"그럼 뭔데 그렇게 뜸을 들여? 무섭게." 수진이 의자에 기대어 팔짱을 꼈다.
"너 혹시... 컴퓨터 내 문서 폴더에 있던 '결혼 준비.xlsx' 파일 기억해?" 지훈이 조심스럽게 판도라의 상자를 열었다.
"결혼 준비 엑셀 파일? 아... 웨딩홀 견적서 정리해둔 거 말하는 거야?" 수진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아니, 웨딩홀 말고. 맨 위에 빨간 글씨로 '70점이 넘어야 통과!!' 라고 적혀 있던 그 점수표 말이야." 지훈이 핵심을 찔렀다.
"점수표? 아... 아아아! 그거?!" 수진의 눈이 커지더니 이내 풉 하고 헛웃음을 터뜨렸다.
"그래! 나 그 파일 몰래 봤어. 내가 의자 빼주면 2점 플러스고, 롤 하다가 네 말 무시하면 1점 마이너스고!" 지훈이 억울했다는 듯 쏟아냈다.
"오빠 그걸 봤다고? 언제 봤어 그걸?" 수진이 입을 틀어막고 웃음을 참으려 애썼다.
"몇 달 전에 네 집에서 롤 하려고 하다가 우연히 발견했어! 내 점수가 62점이길래 파혼당할까 봐 진짜 식은땀 흘렸다고!" 지훈이 가슴을 쳤다.
"그래서 오빠가 갑자기 차 문 열어주고, 프리지아 사 오고, 대청소까지 한 거야? 그 점수 올리려고?!" 수진이 결국 박장대소를 터뜨렸다.
"당연하지! 내가 75점 넘기고 나서야 얼마나 안심하고 웨딩홀 잡으러 가자고 했는지 넌 모를 거다!" 지훈이 자랑스럽게 외쳤다. 수진의 멈추지 않는 웃음소리가 하와이의 밤하늘에 울려 퍼졌다.
에피소드 10: 그녀의 귀여운 비밀 (엔딩)
70점의 진실, 그리고 웃음으로 완성된 해피엔딩.
"푸하하하하! 아, 진짜 배 아파. 오빠 진짜 그걸 믿고 혼자 섀도우 복싱을 한 거야?" 수진이 숨이 넘어갈 듯이 웃어댔다.
"섀도우 복싱이라니! 난 너랑 결혼 못 할까 봐 매일 엑셀 파일 수치 변동을 차트로 머릿속에 그렸다고!" 지훈이 억울하다는 듯 가슴을 쳤다.
"아니, 그럼 내가 그동안 70점 넘기려고 차 문 열어주고 꽃 사다 바친 건 다 뭐였는데! 헛고생한 거야?" 지훈이 멍한 표정으로 물었다.
"헛고생은 아니지. 덕분에 내가 엄청 대접받고 행복했으니까. 근데 오빠, 그거 진짜 그냥 심심해서 만든 장난 파일이야." 수진이 눈물을 닦으며 대답했다.
"장난? 70점이 넘어야 통과라는 게 장난이었다고? 커트라인이 아니었어?" 지훈의 목소리가 갈라졌다.
"응! 작년에 나 회사 퇴사하고 집에서 쉴 때 너무 심심해서 그냥 예능 프로그램 심사위원 빙의해서 오빠 채점해 본 거야." 수진이 어깨를 으쓱했다.
"그럼 내가 컵 깬 거 마이너스 3점하고 대청소 플러스 5점 준 것도 다 장난으로 친 거였어?" 지훈이 허탈하게 웃었다.
"당연하지! 컵 깬 거 솔직히 화났는데 오빠가 편지까지 써주면서 쩔쩔매는 게 너무 웃겨서 엑셀 켜서 끄적거린 거야. 그 뒤로는 귀찮아서 파일 열어보지도 않았어." 수진이 혀를 쏙 내밀었다.
"하아... 나는 그 파일이 무슨 절대반지라도 되는 줄 알고 내 목숨을 바쳤는데..." 지훈이 와인잔에 머리를 박으며 좌절했다.
"그럼 70점 못 넘겼어도 나랑 결혼할 생각이었어?" 지훈이 실낱같은 희망을 안고 물었다.
"당연하지 바보야. 내가 오빠를 얼마나 사랑하는데 점수 나부랭이로 결혼을 결정하겠어. 오빠는 이미 내 마음속에서 100점 만점에 100점 훌쩍 넘은 지 오래니까!"
"진짜? 나 진짜 100점이야? 롤 하다가 네 말 씹어도?" 지훈이 눈치 없이 깐족거렸다.
"그건 마이너스 50점짜리니까 앞으로 조심하시고요. 아무튼 오빠가 나랑 결혼하려고 그렇게 혼자 끙끙 앓으면서 노력했다는 게 너무 감동이다."
"크윽... 내가 진짜 최수진한테 꽉 잡혀 사는구나. 알았어, 엑셀 파일은 이제 내 머릿속에서 지울게."
"지우지 말고 계속 기억해! 70점 밑으로 떨어지면 언제든 이혼 서류 엑셀 파일로 만들어서 띄워놓을 테니까!" 수진이 장난스럽게 경고했다.
"무서운 소리 하지 마라 진짜. 평생 100점짜리 남편으로 살 테니까 잔소리 금지."
"그래, 좋아. 우리 귀여운 지훈 님, 오늘부터 100점짜리 신혼여행 1일 차 시작해 볼까요?" 수진이 와인잔을 들어 올렸다.
"좋지. 100점이 아니라 1000점짜리 밤을 만들어주마. 건배!" 지훈이 잔을 부딪치며 호탕하게 웃었다.
"오빠 근데 나 진짜 진지하게 궁금한 거 있는데." 수진이 와인을 한 모금 마시고 물었다.
"뭔데? 다 물어봐." 지훈이 자신만만하게 대답했다.
"엑셀 합계 함수는 제대로 되어있었어? 나 그냥 암산으로 썼는데." 수진의 엉뚱한 질문에 지훈은 결국 폭소를 터뜨렸다. 이들의 유쾌한 신혼은 그렇게 100점 만점으로 시작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