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벤져스는 못 되고..
초능력자들의 유쾌한 소동과 억울한 외침, 그들의 이야기를 만나보세요!
에피소드
어벤져스는 못 되고.. — 작품 소개
초능력자들의 유쾌한 소동과 억울한 외침, 그들의 이야기를 만나보세요!
#SF #액션 #능력자 · 10개 에피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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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피소드 1: 심야의 마라탕 가게
마라탕 가게에 우연히 모인 세 명의 기상천외한 초능력자들.
"사장님, 여기 마라탕 제일 매운 4단계에 꿔바로우 주시고요. 아, 마실 건 액상과당 100% 시럽 한 컵 주세요." 무명이 무심하게 주문을 던졌다. 사장님은 잠시 멍하니 무명을 쳐다보다가 주방으로 들어갔다.
"밤 11시에 마라탕 4단계에 생 액상과당이요? 위장 다 뚫리고 혈당 쇼크로 죽으려고 작정하셨어요?" 옆 테이블에서 밥을 먹던 지아가 황당하다는 듯 혀를 찼다. 그녀의 목소리엔 진심 어린 걱정보다 어이없음이 더 컸다.
"걱정 마십쇼. 저는 불사신거든요! 혈관이 막히든 고칼로리로 살이 찌든 죽을 일이 없는 몸이니까요." 무명이 지아를 돌아보며 어깨를 으쓱하며 대답했다. 그의 목소리엔 근거 없는 허세가 아니라 묘한 확신이 서려 있었다.
"허세는. 그런 식단이면 내일 아침에 변기통 붙잡고 살려달라고 빌 텐데요." 지아가 피식 비웃으며 자신의 마라탕 그릇으로 시선을 돌렸다.
"어? 내 그릇에 있던 마지막 소고기가 어디 갔지?" 지아가 빈 젓가락을 들고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그릇은 깨끗하게 비워져 있었다.
"아, 그거 제가 방금 1초 만에 가져왔습니다. 고기가 아주 야들야들하네요." 맞은편 테이블에 앉아 있던 도윤이 입가를 닦으며 뻔뻔하게 웃었다. 그의 입가엔 아직 고기 소스가 묻어 있었다.
"당신, 1미터나 떨어져 있는데 언제 내 고기를 훔쳐 간 거야? 손이 눈보다 빠르다는 뭐 그런 건가?" 지아가 눈을 가늘게 뜨고 도윤을 노려보았다.
"손이 빠른 게 아니라 몸이 빠른 거죠. 공간을 건너뛰는 순간이동, 들어는 보셨습니까?" 도윤이 웃으며 의기양양하게 말했다.
"순간이동 같은 소리 하네. 남의 고기 훔쳐먹고 헛소리하면 경찰 부릅니다." 지아가 어이없다는 듯 스마트폰을 집어 들었다. 그녀의 손가락이 화면 위를 바쁘게 움직였다.
"경찰 부르기 전에 제 고기나 돌려주시죠, 아가씨. 아가씨도 만만치 않은 사기꾼 같은데." 이번에는 무명이 지아를 가리키며 턱짓을 했다. 그의 눈빛은 지아의 입술을 향해 있었다.
"무슨 소리예요? 내가 당신 고기를 언제 건드렸다고." 지아가 무명을 노려보며 시치미를 뚝 떼며 대답했다. 그녀의 입술엔 아직 푸주 조각이 묻어 있었다.
"내가 분명히 푸주랑 넓적당면을 젓가락으로 집고 있었는데, 눈 깜빡할 사이에 내 입이 아니라 아가씨 입으로 들어가고 있잖습니까." 무명이 지아의 입술을 가리키며 혀를 찼다.
"켁! 그, 그걸 어떻게 알았어요? 내가 시간을 멈췄을 땐 아무도 모를 텐데!" 지아가 사레들린 기침을 하며 무심코 진실을 내뱉었다. 그녀는 황급히 입을 틀어막았다.
"시간을 멈췄다고요? 지금 본인 입으로 시간을 정지시켰다고 했습니까?" 도윤이 자리에서 일어나며 눈을 동그랗게 뜨고 소리쳤다. 가게 안의 다른 손님들이 일제히 세 사람을 쳐다보았다.
"그래요, 나 시간 멈추는 능력자예요! 근데 그쪽들도 정상은 아니잖아요. 순간이동에, 안 죽는 불사신이라며!" 지아가 도윤과 무명을 번갈아 보며 지지 않고 소리쳤다.
"세상에 나 같은 초능력자가 또 있었다니. 그것도 동네 마라탕 가게에 세 명이나 모여있을 확률이 얼마나 되지?" 무명이 턱을 쓰다듬으며 흥미롭다는 듯 웃었다.
"이거 완전 어벤져스 결성해야 하는 각 아닙니까? 아니지, 우리 셋 중에 누구 능력이 제일 사기인지 서열부터 정리해야죠." 도윤이 신나서 자신의 의자를 무명과 지아의 테이블 쪽으로 끌고 왔다.
"서열? 당연히 시간을 지배하는 내가 압도적 1위지. 너희들이 뭘 하든 내가 시간 멈추면 끝이잖아." 지아가 팔짱을 끼며 도발했다.
"무슨 소리! 평생 고통도 안 느끼고 죽지도 않는 불사신이 최강이지. 난 핵폭탄이 터져도 살아남는다고." 무명이 테이블을 탕 치며 반박했다.
"다들 현대 사회의 진짜 꿀 빠는 능력이 뭔지 모르시네. 제가 순간이동의 진정한 로망을 보여드리죠." 세 명의 기상천외한 능력 배틀이 마라탕 가게 구석에서 시작되었다.
에피소드 2: 불사신의 괴식 식단
죽지 않는 몸을 가진 자의 아찔한 미각 탐구.
"일단 내 불사신 능력부터 브리핑하지. 나는 말 그대로 물리적인 데미지, 질병, 노화 그 어떤 것에도 영향을 안 받아. 무한 재생, 무한 면역, 무한 젊음!" 무명이 당당하게 가슴을 펴며 말했다.
"고통도 전혀 못 느껴요? 피부가 무한 재생된다고 해도 아픈 건 아픈 거잖아요." 지아가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물었다.
"전혀. 아픔이라는 감각 자체가 아예 없어. 아까 내가 왜 마라탕 4단계에 액상과당 시럽을 통째로 들이부었는지 알아?" 무명이 빈 컵을 흔들며 지아를 쳐다보았다.
"그냥 입맛이 기괴해서 그런 거 아니에요? 혀가 마비됐거나, 미각이 상실됐거나." 도윤이 질색하며 꿔바로우를 집어 먹었다.
"혀는 멀쩡해. 다만 위장이 녹아내리거나 혈관이 막히는 걱정을 안 할 뿐이지. 현대인들의 최대 스트레스가 뭐야? 다이어트랑 성인병이잖아. 고칼로리니, 고당분이니 먹으면서도 평생 죄책감에 시달리지." 무명이 설교하듯 말했다.
"그렇긴 하죠. 당뇨 걸릴까 봐 제로 콜라만 마시는 세상이니까요." 지아가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했다.
"나는 그딴 거 신경 안 써. 치킨 5마리에 생크림 케이크를 퍼먹고 새벽에 자도, 내 혈관은 10대 때랑 똑같이 깨끗하거든. 세포가 무한 재생되니까 살도 안 쪄." 무명이 승리자의 미소를 지으며 자신의 탄탄한 몸을 과시했다.
"와... 진짜 부럽다. 살 안 찌는 체질이 초능력이라니, 이건 여성들의 궁극적인 워너비 능력이네요. 불사보다 살 안 찌는 게 더 매력적이야." 지아가 진심으로 부러워하며 탄성을 내뱉었다.
"근데 고통을 못 느끼면 좀 위험한 거 아니에요? 몸이 망가지는 걸 모르는 거잖아요. 불 속에 들어가도 뜨거운 걸 모를 거 아니에요?" 도윤이 의문을 제기했다.
"몸이 안 망가진다니까. 뜨거우면 피부가 조금 타겠지만, 1초 만에 새 피부로 재생돼. 아픔은 없어도 '뜨겁다'는 감각은 느껴지니까 피하긴 하지." 무명이 무덤덤하게 대답했다.
"뼈가 부러지는 건요? 그것도 안 아파요?" 지아가 눈을 반짝이며 물었다.
"어. 뼈가 부러지는 소리는 나는데, 아프지가 않아. 한 5초 지나면 알아서 뼈가 다시 맞춰지면서 낫거든. 나는 심심할 때마다 옥상에서 뛰어내려서 뼈 맞춰지는 소리 듣는 게 취미야." 무명이 미친 소리를 태연하게 뱉었다.
"으악, 제발 상상하게 만들지 마요! 징그러워 죽겠네. 무슨 호러 영화 주인공도 아니고." 지아가 눈을 질끈 감았다.
"어때, 내 능력이 제일 사기지? 너희는 총 한 대 맞으면 끝이지만, 나는 평생 살아남아서 우주의 끝을 볼 수 있다고. 영원한 생명!" 무명이 거만하게 팔짱을 꼈다.
"우주의 끝을 혼자 봐서 뭐 하게요? 외로워서 미칠걸요? 제 능력을 들으면 불사신 따위는 지루해서 던져버리고 싶을 겁니다." 도윤이 지지 않고 반격에 나섰다.
"오, 순간이동 능력자씨. 얼마나 대단하게 능력을 쓰고 있는지 한번 들어나 봅시다. 우주 여행이라도 하나?" 무명이 턱을 괴고 도윤을 쳐다보았다.
"우주 여행? 스케일이 너무 크시네. 저는 물리적 한계를 부수고 전 세계의 인프라를 제 안방처럼 씁니다. 아주 찌질하고 현실적으로요." 도윤이 신나게 입을 열었다.
"아까 마라탕 고기 훔친 거 말고 뭐 대단한 거 있어요? 출퇴근 시간 아끼는 정도?" 지아도 거들며 비꼬았다.
"출퇴근? 그것도 꿀이지만, 저는 전 세계의 '무관세' 쇼핑을 즐깁니다. 배송비 0원, 관세 0원!" 도윤이 의기양양하게 말했다.
"무관세 쇼핑? 순간이동으로 밀수라도 한다는 거예요?" 무명이 턱을 괴고 도윤을 보며 물었다.
에피소드 3: 순간이동의 "실수"와 "로망"
1초 만에 파리로 가는 남자의 남모를 고충.
"밀수라니, 말이 참 험하시네. 저는 그냥 정당하게 직수입(?) 해오는 겁니다. 배송비를 안 낼 뿐이죠." 도윤이 뻔뻔하게 응수했다.
"어떻게 직수입을 하는데요? 북중미 가서 축구공이라도 훔쳐 와요?" 지아가 날카롭게 물었다.
"에이, 제가 범죄자는 아닙니다. 공장장님 책상에 돈이랑 메모지 예쁘게 올려놓고 정당하게 가져온다니까요. 저번 카타르 월드컵 축구공도 그렇게 가져왔어요." 도윤이 자랑스럽게 말했다.
"돈을 냈어도 무단 침입은 범죄 맞잖아요! 이 사람, 아주 상습범이네." 무명이 팩트를 짚었다.
"뭐, 공장장님이 좋아하시던데요? 아침에 일어나보니 책상에 현금이 딱! 쪽지에 '잘 쓸게요~' 딱! 우렁각시가 따로 없죠." 도윤이 너스레를 떨었다.
"와... 진짜 품절 대란 아이템 구할 때 최강의 능력이네요. 오픈런도 필요 없고, 리셀가도 안 내고. 부럽다." 지아가 살짝 부러운 듯 입맛을 다셨다.
"그렇죠! 저는 전 세계 맛집을 안방처럼 다닙니다. 퇴근하고 프랑스 파리에 가서 바게트 하나 사 오고, 저녁엔 하와이 해변에서 맥주 마시면서 자요." 도윤이 환상적인 일상을 읊었다.
"와... 비행기 표 값도 안 들고, 시차도 안 겪고. 부럽다 진짜." 지아가 다시 한번 탄성을 내뱉었다.
"근데 그거 알아요? 순간이동 해봤자, 결국 하루 24시간이라는 제약 속에서 사는 건 똑같다는 거." 지아가 턱을 괴고 나른하게 말했다.
"그게 무슨 소리예요? 나는 이동 시간을 0으로 만드니까 하루를 48시간처럼 쓴다고요." 도윤이 발끈했다.
"이동 시간만 줄이면 뭐 해요? 마감 기한, 수면 시간, 공부하는 시간은 절대적으로 필요하잖아요. 당신도 피곤하면 자야 하죠?" 지아가 정곡을 찔렀다.
"뭐... 피곤하면 자야죠. 하와이 해변에서 자든 내 침대에서 자든. 피곤함은 못 피하니까." 도윤이 기어들어 가는 목소리로 답했다.
"그리고 시차도 완전 꿀이라고 생각하죠? 프랑스 갔다가 한국 오면 몸이 기억하는 시간은 새벽인데, 한국은 대낮이라니까요. 순간이동 멀미랑 시차 적응이 장난 아닙니다." 도윤이 씁쓸하게 웃으며 고백했다.
"오, 순간이동 능력자도 시차를 겪는구나. 신기하네. 그럼 전 세계 여행 다니는 로망도 사실은 피곤한 일상이겠네요." 무명이 짓궂게 놀렸다.
"피곤해도 여행이죠! 불사신 형님처럼 평생 동네 마라탕만 먹는 것보단, 매일 전 세계 맛집을 다 지우는 제 삶이 훨씬 짜릿하지 않습니까?" 도윤이 무명을 도발했다.
"뭐, 여행 다니는 건 좀 부럽긴 하네. 인정하지." 무명도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했다.
"근데 그거 알아요? 순간이동 해봤자, 좌표 계산 조금만 삐끗하면 대참사 납니다." 도윤이 한숨을 쉬며 고백했다.
"대참사요?" 지아가 물었다.
"네. 예전에 일본 도쿄의 유명한 라멘집에 가려다가, 좌표를 살짝 잘못 잡아서 라멘집 '주방 가마솥' 바로 위 허공으로 이동한 적이 있어요." 도윤이 치를 떨며 말했다.
"주방 가마솥?! 펄펄 끓는 육수 속으로 떨어진 거예요?" 무명이 경악하며 소리쳤다.
에피소드 4: 시간 정지자의 꼼수
남들은 모르는 무한의 시간 속 지식 노동.
"0.1초 만에 다시 허공으로 순간이동해서 살았지만, 온몸에 3도 화상을 입었죠. 그 뒤로는 무서워서 맛집은 그냥 배달시켜 먹어요. 1초 만에 다녀오긴 하지만." 도윤이 식은땀을 닦았다.
"와... 공간 지각 능력이 안 좋으면 몸이 불에 탈 수도 있겠네. 끔찍하다. 도윤 씨는 능력 쓰는 것도 목숨 걸어야 하네요." 지아가 도윤을 한심해하며 말했다.
"그에 비하면 제 시간 정지는 부작용 같은 거 일절 없습니다. 완벽하게 시간을 지배하니까요." 지아가 팔짱을 끼며 의기양양하게 말했다.
"오, 시간 정지 능력자씨. 얼마나 대단하게 시간을 쓰고 있는지 한번 들어나 봅시다. 남의 마라탕 재료 훔치는 거 말고." 무명이 비꼬았다.
"마라탕은 그냥 애교고요! 현대인에게 시간 정지가 얼마나 치명적인 무기인지 똑똑히 새겨드리죠." 지아가 눈빛을 번뜩였다.
"회사에서 뭐 하는데요? 파이썬으로 코딩해요?" 도윤이 물었다.
"헐, 당신 코딩의 ㅋ 자도 모르면서 파이썬은 어떻게 알아요?" 지아가 놀란 눈으로 도윤을 쳐다보았다.
"저번에 무단 침입했던 공장장님 책상에 파이썬 책이 있더라고요. 제목이 '파이썬으로 꿀 빠는 코딩'이었나?" 도윤이 뻔뻔하게 대답했다.
"어휴, 진짜 상습범이네. 제가 현업에서 개발자로 일하면서, 알고리즘 코딩 테스트 준비를 엄청 빡세게 하거든요." 지아가 진지하게 입을 열었다.
"코딩 테스트? 그거 엄청 머리 아프다던데. 남들은 그거 머릿속으로 굴리다가 시간 다 돼서 탈락한다면서요." 무명이 아는 체를 했다.
"맞아요! 시험 시간은 딱 2시간인데, 복잡한 알고리즘을 짠다고 쳐봐요. 머리가 터질 것 같거든요." 지아가 손으로 머리를 감싸는 시늉을 했다.
"아, 수학 시간에 배우는 프랙탈이나 마트료시카 인형 같은 거네요? 머리 터지겠네." 도윤이 고개를 저었다.
"저는 딱 막히는 순간 시간을 정지시켜요. 그리고 내 머릿속에서 하나하나 다 그려보고 검증하는 거예요." 지아가 승리자의 미소를 지었다.
"와... 그럼 혼자서 생각할 시간이 무한대라는 거네요? 완전 사기잖아! 시험 중에 오픈북이 아니라 오픈타임이네!" 무명이 혀를 내둘렀다.
"당연하죠! 남들한텐 1초의 찰나지만, 저는 멈춰진 시간 속에서 10시간이든 100시간이든 고민하고 답을 완벽하게 찾아내서 엔터를 치죠. 완전 압도적인 에이스!" 지아가 거만하게 팔짱을 꼈다.
"그럼 잠은 언제 자요? 시간 멈추고 자면 지각할 일도 없겠네요?" 도윤이 부러워하며 물었다.
"아침 9시 출근인데, 알람 울리면 8시 50분에 시간 멈춰놓고 푹 잡니다. 한 12시간 꿀잠 자고 일어나서 샤워하고 도착하면 멈춘 시간을 풀죠." 지아가 여유롭게 대답했다.
"출근 시간 0초인 나보다 훨씬 더 꿀 빠는 인생이네.. 12시간 자고 출근이라니." 도윤이 패배감을 느낀 듯 고개를 푹 숙였다.
"어때, 내 능력이 제일 사기지? 불사신 형님처럼 지루하지도 않고, 순간이동 씨처럼 불에 탈 일도 없다고. 무한한 시간의 여유!" 지아가 의기양양하게 웃었다.
"확실히 시간 정지가 실용성 면에서는 압도적이네. 인정하지." 무명도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했다. "근데, 그렇게 시간을 멈추고 살면... 영원히 늙지 않는 거 아냐?"
에피소드 5: 불사신의 비애: 심심해 죽겠다
고통 없는 완벽한 삶이 가져다준 지독한 권태.
"에이, 무슨 소리예요! 제 생체 시간은 그대로 흘러가거든요. 세상의 시간은 멈춰있지만, 저 혼자 두 배로 빨리 늙는다는 뜻이에요." 지아가 한숨을 푹 쉬었다.
"헐... 그럼 남들 30살일 때 혼자 40살 몸이 되는 거네요? 완전 별로네.. 불사신 형님이 부러워지겠네요." 도윤이 놀라 입을 틀어막았다.
"맞아요. 코딩 테스트 준비한다고 시간 멈춰놓고 며칠씩 밤새우면, 거울 볼 때마다 주름이 확확 늘어있는 게 보여요. 아까워서 함부로 멈추지도 못해요."
"오, 시간 정지 능력자도 노화는 못 피하는구나. 신기하네. 그럼 불사신 형님처럼 우주의 끝을 보는 건 불가능하겠네요." 도윤이 무명을 쳐다보았다.
"우주의 끝? 저는 제 인생의 끝도 무서워 죽겠어요. 남들보다 두 배로 빨리 늙어서 죽는다니, 완전 끔찍하잖아요." 지아가 질색했다.
"나는... 너무 심심해." 무명이 허공을 보며 아련하게 말했다.
"네? 심심하다고요? 안 죽고 안 늙고 아픔도 없는데 심심하다니, 이건 배부른 소리 중의 왕 아닌가요?" 지아가 황당하다는 듯 물었다.
"맞아. 고통을 안 느끼니까 삶에 자극이 없어. 매운 걸 먹어도 눈물 쏙 빼는 쾌감이 없고, 번지점프를 해도 죽을 걱정이 없으니까 아드레날린이 안 나와." 무명이 우울하게 말했다.
"와... 완벽한 무적이 되니까 오히려 삶의 재미를 잃어버렸다는 거군요. 지루해서 미칠 지경이라니, 불사신도 참 피곤한 인생이네요." 도윤이 수긍했다.
"그래서 나는 스릴을 찾으려고 일부러 기상천외한 짓을 해. 저번엔 독버섯 전골을 끓여 먹어봤는데, 그냥 배만 조금 부르고 끝이더라고." 무명이 철학자처럼 중얼거렸다.
"독버섯 전골이요?! 미친 거 아니에요? 굳이 그런 걸 왜 먹어요! 죽음의 공포가 없으니까 오히려 미친 짓을 하게 되는 거군요." 도윤이 경악하며 뒤로 물러났다.
"어. 가끔은 높은 곳에서 떨어져서 뼈 맞춰지는 소리도 듣고, 일부러 차에 치여서 굴러보기도 해. 살아있다는 걸 느끼고 싶어서." 무명이 미친 소리를 태연하게 했다.
"와... 진짜 사이코패스 아냐? 불사신이 되니까 오히려 삶의 존엄성을 잃어버린 거군요. 저는 12시간 자고 출근하는 평범한 지옥에 살래요." 지아가 눈을 질끈 감았다.
"자, 이제 능력 자랑이랑 단점 고백은 대충 끝난 것 같고. 우리끼리 가상 전투 시뮬레이션 한 번 돌려봅시다!" 도윤이 신나게 소매를 걷어붙였다.
"전투력이요? 갑자기 무슨 어벤져스 찍어요? 우리가 싸울 일이 왜 있어요." 지아가 당황하며 물었다.
"만약 우리 셋이 서로 목숨을 걸고 데스매치를 한다면, 누가 최후의 승자가 될까? 능력자라면 이런 시뮬레이션 한 번쯤 돌려봐야지." 무명이 불타는 눈빛으로 두 사람을 번갈아 보았다.
"오, 그쵸?? 불사신 형님 대 순간이동 씨 대 시간 정지녀! 제가 팩트로 누가 이길지 정리해 드리죠." 도윤이 신나게 입을 열었다.
"자, 전투의 기본은 타격 아닙니까? 시간을 멈추는 지아 씨가 선빵을 날리면 무조건 유리하겠네요." 도윤이 상황을 가정했다.
"당연하죠. 시작하자마자 시간 딱 멈추고, 두 사람 손발을 밧줄로 꽁꽁 묶어버리면 제가 이기는 거잖아요." 지아가 가볍게 웃었다.
"웃기는 소리. 나한테는 그 어떤 타격도 안 통한다니까. 시간정지녀가 시간을 멈추고 내 심장에 칼을 꽂아도, 시간 풀리면 1초 만에 재생돼." 무명이 코웃음을 쳤다.
에피소드 6: 가상 전투 1라운드: 불사신 vs 순간이동
물리 타격이 불가능한 자들의 치사한 격리 전술.
"아... 불사신이라는 걸 깜빡했네. 칼 찔러도 안 죽으면 어떻게 이겨요, 저 사람을?" 지아가 짜증 난다는 듯 머리를 긁적였다.
"간단하죠. 시간정지녀는 불사신 형님을 못 죽이지만, 저 형님도 시간정지녀를 못 때려요. 시간 멈추고 도망가면 끝이니까." 도윤이 분석했다.
"그럼 무승부네. 근데 순간이동 씨는요? 시간정지녀가 시간 멈췄을 때 당신 명치 한 대 때리면 바로 뻗을 텐데." 무명이 도윤을 향해 턱짓을 했다.
"에이, 제가 바봅니까? 시간정지녀가 시간 멈추겠다는 눈빛만 보여도, 0.1초 만에 남극 한가운데로 순간이동해서 피하면 되죠." 도윤이 당당하게 받아쳤다.
"근데 다시 돌아오긴 해야 할 거 아니에요. 돌아오는 순간 내가 시간 멈추면 내 승리죠." 지아가 지지 않고 반박했다.
"그럼 나랑 순간이동 씨가 싸우면 어떻게 되나? 불사신 대 순간이동. 불사의 몸빵 대 공간의 꼼수." 무명이 흥미롭다는 듯 물었다.
"형님은 저 절대 못 때려요. 주먹 날아오면 전 이미 파리에 가서 바게트 먹고 있을 텐데요 뭐." 도윤이 얄밉게 웃었다.
"근데 너도 나 못 죽이잖아. 영원히 나 피해서 도망만 다닐 거냐? 이건 전투가 아니라 숨바꼭질이잖아." 무명이 눈을 부릅떴다.
"아뇨? 죽이진 못해도 완벽하게 격리할 순 있죠. 형님 어깨 딱 잡고, 태평양 한가운데 수심 3천 미터에 순간이동으로 떨구고 저만 돌아오면 어쩔 겁니까?" 도윤이 사악한 미소를 지었다.
"헐... 미친. 심해 수압에 찌그러져서 영원히 못 올라오는 거잖아. 죽지도 못하고 영원히 고통받겠네." 지아가 경악하며 무명을 쳐다보았다.
"아니면 우주 밖으로 순간이동해서 우주 미아로 만들어버릴 수도 있죠. 불사신이니까 숨 안 쉬어도 안 죽을 거 아니에요?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영원히 헤매는 로망, 어떻습니까?" 도윤이 한술 더 떴다.
"야, 이 잔인한 자식아. 불사신한테 우주 미아는 진짜 선 넘었지! 내 존엄성 다 깎아 먹으려고 작정했냐!" 무명이 식은땀을 흘리며 도윤에게서 한 발짝 물러났다.
"전투력으로 따지면 순간이동이 제일 사기네요. 불사신을 우주에 버릴 수 있다니. 역시 꼼수가 체급을 이기는군요." 지아가 도윤을 다시 보며 말했다.
"하지만! 저는 더 찌질하고 완벽한 격리 전술이 있죠. 형님 잡고 순간이동해서 여성 전용 목욕탕 한복판에 떨구는 겁니다."
"뭐?! 여성 전용 목욕탕?! 너 미쳤어?! 그건 전투가 아니라 성범죄잖아!" 무명이 경악하며 소리쳤다.
"어차피 불사신이니까 아줌마들한테 때수건으로 두들겨 맞아도 안 아플 거 아니에요? 변태로 찍혀서 평생 감옥에 갇히게 만드는 전술, 완벽하지 않습니까?"
"야, 이 돌아이 같은 자식아! 우주 미아보다 목욕탕 변태가 훨씬 더 끔찍해! 내 명예는 어디 갔냐고!"
"그러니까 닥치고 저한테 투표하세요. 우주 미아 되기 싫으면. 하하." 도윤이 거만하게 팔짱을 꼈다.
"이 사람 진짜 양아치네. 전투력이 아니라 찌질력 1등이네요. 자, 이제 제 차례군요. 시간을 지배하는 제가 얼마나 치사하고 완벽하게 싸우는지 보여드리죠." 지아가 눈빛을 번뜩였다.
"오, 시간 정지녀의 참전! 유치한 전술 기대되네요. 한번 들어나 봅시다." 도윤이 턱을 괴고 지아를 쳐다보았다.
에피소드 7: 가상 전투 2라운드: 시간 정지자의 유치 전술
육체를 넘어 정신을 파괴하는 끔찍한 시간 활용법.
"제 전술은 심플하고 유치하지만, 당신들의 자존심을 완벽하게 무너뜨릴 겁니다. 일단 시작하자마자 시간 딱 멈춰요."
"멈추고 뭐 하게? 또 밧줄로 묶게? 그건 순간이동으로 피하면 그만이라니까." 도윤이 비웃었다.
"아니요. 멈춘 시간 속에서 순간이동 씨한테 걸어가서, 바지를 내려버릴 겁니다." 지아가 사악한 미소를 지었다.
"뭐?! 바지... 바지를 내려?! 미친 거 아니야?! 전 세계 인프라를 누비는 순간이동 능력자의 자존심을!" 도윤이 경악하며 바지춤을 잡았다.
"그리고 불사신 형님한테는요... 입을 억지로 벌려서 꿔바로우 소스를 콧구멍에 부어버릴 거예요."
"우엑... 소스를 콧구멍에?! 야, 이 잔인한 여자야! 나 아픔은 안 느껴도 불쾌감은 느껴진다고!" 무명이 질색하며 코를 감싸 쥐었다.
"어차피 안 죽으니까 콧구멍으로 탕수육 소스 좀 들어가도 괜찮잖아요. 끈적끈적하고 달콤한 지옥, 어떻습니까?"
"와... 진짜 이 여자도 정상은 아니네. 바지 내리기 대 소스 콧구멍 부어넣기. 완전 유치함의 끝판왕이네." 도윤이 고개를 저었다.
"이게 끝이 아니에요. 시간 멈춰놓고 순간이동 씨 머리카락을 삭발해버릴 수도 있죠. 멈춘 시간이라 저항도 못 하고, 풀리면 당신은 그냥 빡빡이!" 지아가 웃었다.
"야!! 내 헤어스타일은 건드리지 마! 프랑스 파리에서 자른 명품 컷이라고!" 도윤이 머리를 감싸 쥐었다.
"불사신 형님한테는요... 시간 멈춰놓고 눈꺼풀을 테이프로 고정해버려서 영원히 눈 못 감게 만들 수도 있어요." 지아가 무서운 소리를 태연하게 했다.
"눈... 눈을 못 감게?! 야, 이 사이코패스야! 나 안구 건조증은 느껴진다고! 영원히 눈 못 뜨고 고통받는 거잖아!" 무명이 경악하며 눈을 비볐다.
"어때요. 죽이지는 못해도, 평생 수치심과 불쾌감 속에서 살게 만들 수 있는 제 능력. 완전 최강이죠?" 지아가 의기양양하게 팔짱을 꼈다.
"이 여자... 전투가 아니라 고문을 하겠다는 거잖아. 순간이동의 격리 전술보다 시간 정지의 정신 공격이 훨씬 더 무섭네." 도윤이 식은땀을 흘렸다.
"그러니까 닥치고 저한테 투표하세요. 콧구멍에 탕수육 소스 들어가기 싫으면. 하하." 지아가 무명을 도발했다.
"이쯤 되니까 진짜 둘 다 하기 싫어진다... 우주 미아 대 눈꺼풀 테이프. 그냥 나 마라탕 먹다 죽으면 안 되냐?" 무명이 소주잔에 소주를 따르며 한숨을 쉬었다.
"에이, 불사신 형님이 죽긴 왜 죽어요. 평생 우리랑 넷플릭스 보면서 놀아야죠. 자, 유치한 전술은 여기까지 하고, 우리의 마지막 대결 주제를 정해봅시다!" 도윤이 화제를 정리했다.
"마지막 대결? 또 유치한 거 하게요? 전 이제 지쳤어요." 지아가 손사래를 쳤다.
"마지막은 찌질함의 끝판왕, '누가 더 쪽팔리게 능력을 썼나' 배틀입니다! 각자 능력 쓰다가 겪은 가장 굴욕적인 순간을 고백해 보죠." 도윤이 제안했다.
"초능력자들의 흑역사 방출! 제가 먼저 가마솥 화상 썰을 능가하는 흑역사를 들려드리죠."
에피소드 8: 초능력자의 굴욕 배틀
상상을 초월하는 능력자들의 찌질한 흑역사 폭로.
"제가 먼저 고백하죠. 순간이동, 진짜 멋져 보이죠? 근데 이거 좌표 계산 조금만 삐끗하면 대참사 납니다." 도윤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
"대참사요? 아까 말한 가마솥 화상 같은 거 말고 또 있어요?" 지아가 물었다.
"네. 예전에 데이트 신청을 하려고 짝사랑하는 여자애 집 앞 골목으로 순간이동을 했거든요. 분위기 잡으면서 벽 뒤에서 짠! 하고 나타나려고 했는데..."
"설마... 벽 뒤가 아니라 여자애 코앞으로 이동한 거예요?" 무명이 눈치껏 아는 체를 했다.
"아뇨. 좌표를 살짝 잘못 잡아서, 골목에 있던 '쓰레기 더미' 위로 이동했어요. 그것도 음식물 쓰레기 봉투 위로요."
"으악!! 음식물 쓰레기 봉투 위?! 데이트 신청하러 갔다가 냄새 폴폴 풍기면서 나타난 거잖아!" 지아가 폭소했다.
"맞아요. 여자애가 기겁하면서 '어머, 어디서 오물 냄새 안나요?' 하면서 코를 쥐어막더라고요. 제 인생 최고의 굴욕이었죠. 순간이동 멀미는 덤이고요." 도윤이 눈물을 훔쳤다.
"와... 진짜 쪽팔리겠다. 순간이동으로 로맨스를 꿈꾸다가 오물남이 되다니. 인정합니다, 굴욕적이네요." 무명이 혀를 내둘렀다.
"시간정지씨는요? 시간 정지 단점 없습니까? 노화 말고 굴욕적인 순간." 도윤이 지아를 쳐다보았다.
"저도 치명적이죠. 아까 제가 12시간 푹 자고 출근한다고 했잖아요?" 지아가 씁쓸하게 웃었다.
"그게 왜 단점이야? 완전 꿀이지. 늦잠 자도 지각 안 하잖아." 무명이 이해가 안 간다는 듯 물었다.
"한번은 시간 멈춰놓고 푹 자고 일어났는데, 무심코 시간을 푸는 걸 깜빡하고 화장실에 간 거예요. 볼일을 다 보고 물을 내리는데..." 지아가 얼굴을 붉히며 말을 아꼈다.
"물을 내리는데? 왜요? 물이 안 내려가요?" 도윤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물었다.
"당연하죠! 시간이 멈춰있으니까 수압도 멈춰있고, 변기 물도 안 내려가고 멈춰있는 거예요! 제 굴욕적인(?) 흔적과 함께!"
"푸하하핫!! 변기 물이 안 내려가서 굴욕적인 흔적이랑 대치하고 있었단 말이야?! 진짜 유치하고 웃기네!" 무명이 빵 터져서 테이블을 쳤다.
"야!! 웃지 마요! 진짜 수치스러웠단 말이에요! 시간을 풀어야 물이 내려가는데, 그걸 까먹고 5분 동안 대치하다가 겨우 시간 풀고 도망갔다고요!" 지아가 입을 틀어막았다.
"와... 시간 정지녀의 최후가 변기 물 안 내려감이라니. 진짜 상상도 못한 굴욕이네요. 월드컵 축구공 훔친 거보다 훨씬 더 찌질해 보여요." 도윤이 킬킬거렸다.
"그럼 불사신 형님은요? 심심한 거 말고 굴욕적인 거 없어요?" 지아가 무명을 째려보며 물었다.
"나는... 아까 말했잖아. 자극이 없어서 가끔 교통사고도 일부러 난다고." 무명이 아련하게 말했다.
"그게 왜 굴욕이에요? 그냥 미친 짓이지." 도윤이 어이없다는 듯 쳐다보았다. "자, 이제 우리끼리 최종 순위를 정해봅시다!" 도윤이 황급히 화제를 정리했다.
에피소드 9: 최강 능력 투표 - 피 튀기는 썰전
마라탕 밥값을 걸고 벌어지는 배신과 환호.
"자, 지금까지의 브리핑과 단점, 찌질 전술, 그리고 흑역사들까지 종합해서, 현대 사회에서 가장 완벽한 초능력 1위를 투표합시다." 도윤이 테이블 중앙에 빈 소주잔을 놓으며 말했다.
"공정하게 자기 자신한테는 투표 못 하는 걸로 하죠. 본인 능력 빼고 둘 중 하나 고르기!" 지아가 룰을 정했다.
"콜. 나는 일단 시간정지녀의 시간 정지에는 표 안 준다. 변기 물 안 내려가서 굴러떨어지는 굴욕은 너무 끔찍해. 불사신인 나도 감당 못 할 수치심이야." 무명이 단호하게 말했다.
"야!! 변기 물은 실수라니까요! 그럼 형님은 제 순간이동에 한 표 주시는 겁니까? 우주 미아 전술이 인상 깊었나 보죠?" 도윤이 눈을 반짝였다.
"어. 가마솥 화상, 음식물 쓰레기 오물남만 조심하면, 여행 다니고 돈 아끼기엔 순간이동만 한 게 없지. 찌질 전술도 제법 타격감 있었고. 1표 던진다." 무명이 도윤을 지목했다.
"감사합니다! 저는 무명 형님의 불사신 능력에 투표하겠습니다. 심심한 건 넷플릭스 보면 해결되잖아요. 목욕탕 변태로 찍혀도 안 죽으니까 괜찮고요." 도윤이 무명에게 한 표를 던졌다.
"넷플릭스도 100년 보면 질려, 인마. 그리고 목욕탕은 잊어버려! 아무튼 1표 고맙다." 무명이 피식 웃었다.
"자, 이제 제 차례네요. 저는 고민할 것도 없이 순간이동에 투표하겠습니다." 지아가 선언했다.
"오! 시간정지녀도 순간이동의 실용성을 인정하는군요? 파리에서 바게트를 먹는 전술이 마음에 들었나요?" 도윤이 환호했다.
"솔직히 영원히 사는 불사신은 제 취향 아니에요. 사랑하는 사람들 다 죽는데 혼자 남으면 끔찍하잖아요. 차라리 순간이동으로 늦잠 자고 1초 만에 출근하는 게 최고죠. 멀미 좀 해도 하루 48시간 쓰는 거잖아요." 지아가 현실적인 이유를 댔다.
"만장일치네요! 현대 사회 꿀 빠는 초능력 1위는, 저의 '순간이동'으로 결정되었습니다! 제가 최강입니다!" 도윤이 자리에서 일어나 만세를 불렀다.
"무슨 만장일치야! 나는 순간이동 골랐지만, 시간 정지녀의 정신 공격이 훨씬 더 사기라고 생각한다고! 콧구멍 소스 전술은 진짜 치명적이었어!" 무명이 반박했다.
"맞아요. 저도 순간이동 골랐지만, 불사신의 무한 면역은 진짜 부러워요. 성인병 걱정 없이 마라탕 4단계 먹는 거, 그게 진짜 행복이죠."
"야! 투표는 순간이동으로 해놓고 왜 이제 와서 딴소리야! 내가 1등이라니까! 서열 정리 끝!" 도윤이 억울하다는 듯 소리쳤다.
"투표는 실용성으로 한 거고, 전투력이나 부러움은 다르다는 거지. 네 능력이 1등이라고 자만하지 마, 순간이동." 무명이 도윤을 노려보았다.
"그래요. 다음에 만나면 제가 시간 멈추고 당신 바지 진짜로 내려버릴 테니까 조심하세요. 음식물 쓰레기 봉투 위에 또 떨어지고 싶지 않으면." 지아가 비릿하게 웃었다.
"아씨, 진짜! 내가 1등 했는데 왜 협박을 당해야 해! 이럴 거면 투표 왜 했어!" 도윤이 머리를 쥐어뜯었다.
"자, 1등 했으니까 오늘 마라탕 값은 네가 계산하는 거지? 서열 정리 끝났으니까 승자가 쏴야지." 무명이 자연스럽게 계산서 영수증을 도윤 앞으로 밀었다.
"네? 아니, 무슨 초능력 1등 했다고 밥값을 내요! 저 축구공 산다고 카드값 엄청 긁었단 말입니다!" 도윤이 당황하며 영수증을 피했다.
"돈 없으면 또 몰래 직수입(?) 해오시든가요. 우리는 먼저 일어날 테니까 계산 잘하고 가요!" 지아가 가방을 챙겨 일어났다. 사장님을 향해 "사장님, 저 친구가 계산할 거예요!"라고 외치는 걸 잊지 않았다.
에피소드 10: 엔딩: 사장님의 판결
공간을 지배하는 손기술, 진정한 초능력자의 등장.
텅 빈 마라탕 가게의 붉은 조명 아래, 도윤이 영수증을 보며 망연자실 중얼거렸다. "아씨, 진짜... 초능력 1등 했다가 파산하게 생겼네. 축구공은 괜히 사서..."
그때, 카운터에 앉아 있던 사장님이 갑자기 그들 쪽으로 걸어왔다. 사장님의 등 뒤로 묘한 오라가 뿜어져 나오는 것 같았다.
"손님들. 아까부터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시던데. 초능력 서열 정리, 제가 마침표를 찍어드릴까요?" 사장님이 인자하게 웃으며 말했다.
"네? 사장님이요? 사장님이 초능력에 대해 뭘 안다고..." 무명이 황당하다는 듯 물었다.
사장님은 아무 말 없이 테이블 위에 놓인 꿔바로우 소스 그릇을 집어 들었다. 그리고 눈 깜빡할 사이에 소스 그릇이 사라졌다.
"어? 소스 그릇 어디 갔지? 방금 내 눈앞에 있었는데!" 도윤이 눈을 씻고 찾아봐도 소스 그릇은 보이지 않았다.
"초능력, 저도 좀 다룰 줄 알거든요. 제가 이 가게 사장이잖아요." 사장님이 자신의 앞치마 주머니에서 소스 그릇을 꺼내며 말했다. "이게 바로 '영업의 기술', 50년 동안 도마 쳐서 다져진 손기술이죠."
"와... 사장님, 손이 눈보다 빠른 게 아니라 아예 공간을 지배하시네요. 순간이동보다 더 사기잖아! 음식물 쓰레기 봉투 위에 떨어질 걱정도 없고!" 지아가 눈을 동그랗게 뜨며 탄성을 내뱉었다.
"그리고 서열 정리? 저는 그딴 거 필요 없습니다. 누가 1등이든 저한테는 다 똑같은 '손님'일 뿐이거든요." 사장님이 인자하게 웃었다.
"그게 무슨 소리예요? 우리가 초능력으로 사장님 가게를 다 날려버릴 수도 있는데! 불사신이니까 4단계 매운맛도 안 무섭다고요!" 무명이 도발했다.
"날려버려요? 허허. 가게 날아가면 손님들도 갈 데 없어서 다른 마라탕집 찾으실 거잖아요. 저는 그냥 여기서 50년 동안 변함없이 4단계 매운맛을 지킬 뿐입니다." 사장님이 여유롭게 대답했다.
"변함없음... 그게 바로 궁극의 불사네요. 영원히 변하지 않는 매운맛." 무명이 무언가 깨달은 듯 사장님을 바라보았다.
"자, 이제 서열 정리 끝났으면 마감 시간 다 됐으니까 계산하시죠. 1등 하신분이 쏘시는 거죠? 하겐다즈 아이스크림은 안 팔아도 마라탕은 맛있답니다." 사장님이 영수증을 내밀었다.
"아.. 네. 사장님 여기 카드요. 일시불로 해주세요. 아씨, 다음엔 꼭 만장일치로 불사신 형님 밥값 내게 만들 거야." 도윤이 눈물을 머금고 카드를 내밀었다.
"하하! 순간이동 능력자도 사장님의 팩트 폭력 앞에서는 그냥 월급쟁이구나! 잘 먹었다, 다음엔 내가 소고기 사줄게, 진짜로!" 무명이 도윤의 어깨를 툭 치고 먼저 식당을 빠져나갔다.
"맞아요. 사장님이 진정한 솔로몬이셨네요. 다음에 만나면 바지 내리는 대신 커피 한잔 살게요. 계산 잘하고 가요!" 지아도 환하게 웃으며 식당을 나섰다.
"아씨, 진짜! 내가 이래서 초능력자들은 상종을 안 하려고 했는데!" 도윤이 혼자 남아 계산을 마치고 가게를 나왔다.
밤거리에는 새벽공기가 차갑게 불고 있었다. 무명과 지아는 어느새 저 멀리 걸어가고 있었다.
"야! 너네 진짜 치사하게 이러기냐!! 내가 다음엔 꼭 만장일치로 불사신 형님 밥값 내게 만들 거야!! 태평양에 버릴 거야!!" 도윤이 억울함에 소리쳤다.
밤하늘의 둥근 달빛 아래, 도윤이 영수증을 찢어버리며 멀어지는 두 사람을 향해 삿대질을 했다. "아오!!" 우당탕탕 능력자들의 심야 썰전, 도윤의 억울한 외침이 심야의 거리를 쩌렁쩌렁 울렸다. 세 능력자의 짧은 만남은 그렇게 유쾌한 소동으로 막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