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밤의 아가리 파이터 4
과거로 가기 vs 미래로 가기. 15년 지기 절친의 자존심을 건 치열한 밸런스 게임 썰전!
에피소드
토요일 밤의 아가리 파이터 4 — 작품 소개
과거로 가기 vs 미래로 가기. 15년 지기 절친의 자존심을 건 치열한 밸런스 게임 썰전!
#코미디 #드라마 #일상 · 9개 에피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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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피소드 1: 신발과 주식 차트
15년 지기 두 직장인의 짠내 나는 일주일 생존기.
"야, 마셔. 일주일 동안 고생 많았다." 종신이 기본 안주인 완두콩을 까먹으며 잔을 들었다.
"진짜 이번 주는 영혼이 다 털리는 기분이야. 너는 별일 없었냐?" 온유가 맥주를 벌컥벌컥 들이켰다.
"나는 회사 일보다 내 취미 생활 때문에 스트레스받아서 죽는 줄 알았다." 종신이 미간을 찌푸렸다.
"취미? 너 요새 테니스 친다고 장비병 걸렸잖아. 또 뭐 비싼 거 샀냐?" 온유가 실실 웃었다.
"어. 내가 이번에 진짜 큰맘 먹고 최고가 신발을 하나 질렀단 말이지."
"그게 왜 스트레스인데? 비싸서?" 온유가 물었다.
"새 신발 샀으니까 간지나게 선수들처럼 빨간색 로고로 커스텀을 직접 하려고 했거든." 종신이 한숨을 쉬었다.
"그 신발에 그림 그리는 거? 네가 똥손인데 그걸 굳이 집에서 직접 했다고?" 온유가 낄낄거렸다.
"빨간 잉크 칠하다가 손 삐끗해서 신발은 물론이고 내 방바닥이랑 이불까지 빨간 잉크로 다 물들었어. 흡사 살인 사건 현장처럼." 종신이 머리를 쥐어뜯었다.
"푸하하! 엄마한테 등짝 안 맞았냐? 넌 제발 뭘 직접 하려고 하지 말고 전문가한테 맡겨라." 온유가 배를 잡고 웃었다.
"방바닥 닦느라 수세미 들고 세 시간을 밀었다. 넌 무슨 일 있었길래 영혼이 털렸다고 징징대냐?"
"나는 진짜 어른들의 세계에서 피 터지는 고민을 했지. 너 오성스코어라고 아냐?" 온유가 심각한 표정으로 물었다.
"주식 얘기냐? 내가 주식의 주 자도 모르는 거 알면서 왜 물어." 종신이 코웃음을 쳤다.
"내가 거기 주식을 좀 들고 있었는데, 이번에 주식 병합이랑 현금 보유 이슈가 빵 터진 거야."
"병합? 두 개가 하나로 합쳐진다는 거야? 그럼 좋은 거 아니야? 주가 오르는 거 아냐?" 종신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좋은 건지 나쁜 건지 계산이 안 서서 문제지! 병합 비율에, 현금 보유 비율에, 상장 유지 조건까지 밤새 차트 보고 계산기 두드리느라 머리가 터질 뻔했다고." 온유가 소리쳤다.
"그래서 결론은? 똑똑하게 굴어서 돈 좀 벌었냐?" 종신이 눈을 반짝였다.
"고민만 3일 하다가 매도 타이밍 놓쳐서 그냥 꽉 물렸어. 오늘부로 강제 장기 투자자 모드 돌입이다."
"어휴, 이 바보야. 신발 버린 나나, 주식 물린 너나 똑같은 찌질이들이다. 술이나 마시자." 종신이 위로하듯 잔을 부딪쳤다.
"이런 칙칙한 현실 이야기는 그만하고, 우리 상상력의 나래를 펼치는 토요일 밤의 의식이나 시작하자고." 온유가 선언했다.
에피소드 2: 본격 밸런스 게임: 시간 여행의 딜레마
일주일의 시간이 주어진다면 당신은 어느 곳으로 갈 것인가?
"오늘의 밸런스 게임 주제는 우리의 지난 실수를 완벽하게 덮어버릴 수 있는 궁극의 판타지다." 온유가 비장한 표정으로 말했다.
"오, 판타지? 내가 빨간색 잉크를 쏟기 전으로 돌아가게 해준다는 거냐?" 종신이 흥미를 보였다.
"비슷해. 시간 여행에 관한 딜레마다. 조건부터 확실히 정하자. 어설프게 반박 못 하게." 온유가 목소리를 깔았다.
"평생 딱 한 번, 일주일 동안 다른 시간으로 여행을 갈 수 있어. 일주일이 지나면 다시 현재로 돌아오고, 기억은 그대로 유지된다." 온유가 룰을 설명했다.
"오케이. 아주 깔끔한 조건이네. 과거냐 미래냐를 고르는 거지?" 종신이 고개를 끄덕였다.
"'과거로 1번 일주일 가기' VS '미래로 1번 일주일 가기'. 너는 어느 쪽으로 갈 거냐?"
"과거는 몇 년 전으로 가는 건데? 미래는 몇 년 후고?" 종신이 예리하게 질문했다.
"원하는 시점으로 정확히 갈 수 있어. 10년 전이든 20년 후든. 단, 일주일 체류라는 조건만 고정이야." 온유가 덧붙였다.
"와... 이거 진짜 고민되네. 일주일이면 뭔가를 바꾸기엔 엄청나게 충분한 시간인데." 종신이 턱을 쓰다듬었다.
"자, 하나, 둘, 셋 하면 고른다. 머리 쓰지 말고 본능이 이끄는 대로 대답해." 온유가 카운트다운을 준비했다.
"하나!"
"둘!"
"셋!" 두 사람의 목소리가 이자카야에 동시에 울려 퍼졌다.
"과거로 가기!!" 종신의 대답이었다.
"미래로 가기!!" 온유의 대답이었다.
"하아, 김종신. 너는 진짜 발전이 없는 놈이구나? 이미 다 끝난 과거로 돌아가서 뭘 어쩌겠다고." 온유가 혀를 찼다.
"최온유, 넌 리스크 관리가 전혀 안 되는 불나방 같은 놈이야. 알지도 못하는 미래로 가는 게 얼마나 무모한 짓인지 몰라?" 종신이 코웃음을 쳤다.
"무모해? 그 일주일이 내 인생을 재벌로 만들어줄 치트키가 될 텐데?" 온유가 반박했다.
"재벌은 과거로 가도 충분히 될 수 있거든? 내가 과거가 왜 완벽한 정답인지 증명해 주마." 종신이 소매를 걷어붙였다.
"좋아, 과거에 미련 가득한 찌질남의 논리를 한번 들어나 보자꾸나." 본격적인 썰전이 막을 올렸다.
에피소드 3: 종신의 선공: 과거는 완벽한 답안지다
이미 알고 있는 세상, 후회를 지우는 짜릿함.
"잘 들어. 과거로 가는 건 리스크 0%의 완벽한 투자야. 답안지를 다 알고 시험을 치는 거라고." 종신이 말했다.
"답안지? 아, 뭐 비트코인 사고 로또 번호 외워서 가겠다는 그 뻔한 소리 하려고?" 온유가 비웃었다.
"뻔한 게 진리인 법이지. 내가 딱 10년 전으로 돌아가서 내 전 재산을 비트코인에 몰빵하고 돌아온다고 쳐봐." 종신이 눈을 빛냈다.
"일주일 뒤에 현재로 돌아오면, 내 계좌엔 수백억이 찍혀있을 텐데, 이게 완벽한 승리가 아니고 뭐냐?" 종신이 어깨를 으쓱했다.
"야, 그건 미래로 가도 똑같이 할 수 있어! 10년 뒤 미래로 가서, 앞으로 10년 동안 제일 떡상할 주식이랑 로또 번호 싹 다 외워서 현재로 오면 되잖아!" 온유가 반박했다.
"어? 그건... 그러네?" 종신이 잠시 말문이 막혔다.
"거 봐라. 경제적 이득은 과거든 미래든 똑같이 취할 수 있어. 그걸로는 날 설득 못 해." 온유가 의기양양 했다.
"좋아. 돈 얘기는 무승부로 치자. 하지만 과거로 가면 돈으로도 못 사는 걸 바꿀 수 있지. 바로 '후회'야." 종신이 진지하게 말했다.
"후회? 너 잉크 이불에 쏟은 거 다시 주워 담으러 갈래?" 온유가 낄낄댔다.
"아니, 그것보다 훨씬 인생의 치명적인 실수들! 내가 그때 그 회사를 안 갔더라면, 내가 그때 그 친구랑 안 싸웠더라면 하는 것들 말이야." 종신이 열변을 토했다.
"과거로 돌아가서 그 멍청했던 나 자신한테 딱 한마디만 해줄 수 있다면, 내 현재의 인생은 훨씬 더 완벽해졌을 거라고." 종신이 감성에 호소했다.
"그래, 실수 좀 고친다고 치자. 근데 일주일 안에 그걸 완벽하게 수습할 수 있을까?" 온유가 태클을 걸었다.
"충분하지! 대학교 2학년 때 첫사랑한테 차이기 전날로 가서, 술 먹고 진상 부리는 나 자신을 기절시켜버리면 그 이별을 막을 수 있잖아!" 종신이 주먹을 꽉 쥐었다.
"야, 그렇게 억지로 막아봤자 일주일 뒤에 네가 돌아오면, 결국 다른 이유로 헤어져 있을걸? 연애가 술 주정 하나 때문에 깨지냐?"
"팩트 폭력 자제 좀. 아무튼 과거로 가면 내가 이미 겪어본 세상이니까 안전하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게 핵심이야."
"안전? 네가 나비효과라는 말을 한 번이라도 들어봤다면, 과거로 가는 게 얼마나 무서운 자살 행위인지 알게 될 거다."
"나비효과? 과거에서 나비 한 마리 밟아 죽였다고 현재가 박살 난다는 그 영화 같은 소리?"
"영화가 아니라 논리적 필연이야. 네 얄팍한 후회 수정이 어떤 대참사를 불러올지 내가 적나라하게 까발려주지." 온유가 소주를 한 잔 털어 넣었다.
"오호, 미래 파벌의 반격인가. 어디 한번 읊어보시지."
"과거로 가는 놈들의 가장 큰 착각을 아주 산산조각을 내주마." 온유의 공격이 시작되었다.
에피소드 4: 온유의 반격: 나비효과의 공포
과거를 건드리는 순간, 당신의 현재는 소멸한다.
"김종신, 네가 과거로 돌아가서 로또 1등에 당첨됐다고 치자. 엄청 행복하겠지?" 온유가 날카롭게 질문했다.
"당연하지. 돌아오자마자 페라리 매장으로 달려갈 건데."
"근데 돌아와 보니, 네가 재벌이 된 나비효과 때문에 나랑 친해질 일이 아예 없어져서 나라는 친구가 사라져 있다면 어쩔래?" 온유가 정곡을 찔렀다.
"오... 내 15년 지기 절친이 사라진다고? 그거 좀 섬뜩하네."
"그치? 15년 우정이 소멸하는 건 돈으로도 못 사는 손실..."
"야, 페라리가 생기는데 친구 하나 없어지는 게 대수냐? 난 깔끔하게 널 포기하고 재벌의 삶을 즐길게."
"이 미친놈아!! 15년 우정을 페라리랑 바꿔?!"
"야, 농담이야 농담. 근데 진짜 그런 일이 생기면 좀 무섭긴 하겠다."
"내 말이 그 말이야! 과거의 작은 조각 하나를 바꾸면, 지금 네가 사랑하는 사람, 네가 이룬 소소한 성취들이 싹 다 사라질 수 있다고." 온유가 강조했다.
"내가 잉크 쏟은것만 쏙 빼고 다른 건 다 그대로 놔두면 되지." 종신이 변명했다.
"그게 마음대로 되냐? 네가 과거에서 평소와 다르게 숨을 쉬고, 다른 길로 걸어가는 순간부터 세상은 틀어지는 거야." 온유가 손을 저었다.
"만약 과거로 가서 네가 태어나는 걸 방해하는 사고라도 치면? 넌 현재로 돌아오는 순간 존재 자체가 증발할 수도 있어!"
"존재 소멸은 좀 무섭네. 근데 그거 다 가정법이잖아. 일어날지 안 일어날지도 모르는 일."
"리스크가 무한대라는 게 문제지. 반면에 내가 고른 '미래'는 어떨까? 내 과거와 현재를 1%도 훼손하지 않으면서, 완벽한 이득만 취할 수 있어." 온유가 의기양양하게 말했다.
"미래가 왜 완벽한 이득인데? 너도 나비효과 맞고 박살 날지 어떻게 알아?" 종신이 반박했다.
"미래를 보고 오는 건 과거를 바꾸는 게 아니니까 내 '존재'가 위협받진 않지. 그냥 정보만 빼 오는 거니까." 온유가 설명했다.
"과연 그럴까? 넌 미래가 주는 진정한 공포를 모르는구나." 종신이 비릿한 미소를 지었다.
"미래가 무슨 공포를 줘? 난 10년 뒤 떡상할 기업들 이름이나 싹 외워 올 건데."
"미래는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에 두려운 거야. 네가 그토록 찬양하는 미래 여행이 왜 너를 미치게 만들지 내가 증명해주지."
"어디 한번 해봐. 내 완벽한 미래 계획에 흠집 하나 낼 수 있나 보자." 온유가 여유롭게 잔을 들어 올렸다.
에피소드 5: 종신의 재반격: 스포일러 된 인생의 저주
미래를 아는 자는 더 이상 현재를 살지 못한다.
"최온유, 네가 딱 10년 뒤의 미래로 갔어. 주식 차트를 확인해서 오성스코어가 개떡상한 걸 봤어. 기분 째지겠지?" 종신이 상황을 던졌다.
"그럼! 현재로 오자마자 영혼까지 끌어모아서 그 주식 풀매수 때려야지." 온유가 신나서 대답했다.
"근데, 네가 미래로 갔을 때 네 개인적인 삶도 슬쩍 확인해볼 거 아냐? 10년 뒤의 네가 어떻게 살고 있는지." 종신이 덫을 놓았다.
"당연히 보지. 예쁜 아내랑 토끼 같은 자식들이랑 한강 뷰 아파트에서 살고 있겠지." 온유가 환상에 젖었다.
"근데 만약에, 10년 뒤의 네가 사업병 걸려서 전 재산 다 말아먹고 빚더미에 앉은 노숙자가 되어 있으면?"
"어...? 노숙자...?"
"아니면 네가 큰 병에 걸려서 병상에 누워있거나,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라면? 넌 일주일 내내 네 비참한 미래만 구경하다가 와야 해." 종신이 무자비하게 몰아붙였다.
"야! 왜 남의 미래를 그렇게 끔찍하게 저주해! 난 잘 살고 있을 거라니까!" 온유가 발끈했다.
"모르잖아! 만약 그런 최악의 미래를 보고 현재로 돌아오면, 넌 평생 무슨 생각만 하고 살 것 같아?"
"어... 그 미래를 피하려고 미친 듯이 노력하겠지?" 온유가 기어들어 가는 목소리로 답했다.
"맞아. 넌 매일매일 '내가 어제 길 가다가 산 복권 때문에 망하는 건가?', '오늘 마신 술 때문에 병에 걸리는 건가?' 하면서 평생을 불안증과 강박증에 시달릴 거다." 종신이 경고했다.
"불안증..."
"반대로 네가 진짜 한강 뷰 아파트에서 최고로 성공한 모습을 보고 왔다고 치자. 그럼 현재의 네가 열심히 일할까?" 종신이 다시 물었다.
"어차피 성공할 거니까 좀 대충 살아도 되지 않을까...?" 온유가 무심코 본심을 뱉었다.
"빙고! 넌 나태해질 거야. '어차피 난 성공할 운명이야' 하면서 노력도 안 하다가, 결국 그 미래마저 박살 내버리겠지." 종신이 손가락을 튕겼다.
"이래도 지옥, 저래도 지옥이네..." 온유가 중얼거렸다.
"미래를 아는 건 축복이 아니라 스포일러 된 영화를 억지로 두 번 보는 저주야! 인생의 가장 큰 재미인 '설렘'과 '기대'를 몽땅 빼앗긴다고." 종신이 목소리를 높였다.
"인정. 불확실성이 주는 낭만이 사라지는 건 좀 슬프긴 하네." 온유가 고개를 끄덕였다.
"거 봐! 안전하게 과거로 돌아가서 잉크 안 쏟는 게 최고라니까." 종신이 으스댔다.
"하지만 감성적인 문제로 넘어가면 미래 여행이 압도적으로 이긴다. 네가 말한 그 후회 따위완 비교도 안 되는 감동이 있거든." 온유가 다시 고개를 들었다.
에피소드 6: 감성의 딜레마: 그리운 사람 VS 만날 사람
과거에 두고 온 인연과 미래에서 기다리는 인연.
"감 동? 미래가 무슨 감동을 주는데? 아들딸 보는 거?" 종신이 코웃음을 쳤다.
"그래. 내가 평생을 함께할 내 진짜 가족. 내 아내가 될 사람 얼굴을 10년 일찍 볼 수 있다는 건 엄청난 축복이지." 온유가 진지하게 말했다.
"그래서 10년 뒤 아내 얼굴 보고 현재로 와서 당장 그 여자 찾아가게? 완전 스토커 아니냐?" 종신이 질색했다.
"스토커가 아니라 운명의 데스티니를 앞당기는 거지! 그리고 내 유전자 물려받은 애기들 뛰어노는 거 보면 지금의 힘든 직장 생활이 다 위로가 될 거라고." 온유가 감성에 젖었다.
"야, 만약 미래로 갔는데 10년 뒤에도 너 나랑 단둘이 이 이자카야에서 주식 얘기하면서 울고 있으면 어쩔래?" 종신이 산통을 깼다.
"미친놈아!! 왜 그런 소름 돋는 소리를 해! 난 무조건 결혼할 거다!"
"아무튼 넌 아직 존재하지도 않는 사람들을 보겠다고 미래를 가는 거잖아. 과거로 가면 이미 나를 사랑해준, 진짜 그리운 사람을 볼 수 있어." 종신이 목소리를 낮췄다.
"그리운 사람? 누구, 전 여자친구? 아직도 미련 못 버렸냐?"
"그런 거 아니야. 돌아가신 우리 할머니."
"아... 할머니..."
"일주일만 과거로 갈 수 있다면, 할머니 살아계실 때로 돌아가서 꼭 안아드리고, 맛있는 것도 사드리고, 사랑한다고 백 번은 말해주고 올 거다." 종신이 눈시울을 붉혔다.
"야, 반칙이지... 그런 치트키를 쓰면 내가 어떻게 반박을 해." 온유가 뒤통수를 긁적였다.
"미래는 앞으로 살아가면서 어차피 만날 거잖아. 하지만 과거의 사람은 지금 이 능력이 아니면 영원히 다시 볼 수 없어." 종신이 결정타를 날렸다.
"그건 맞지... 근데 종신아, 네가 과거로 가서 할머니를 일주일 동안 뵙고 나면, 다시 현재로 돌아올 때 진짜 발길이 떨어질까?" 온유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어... 그건..." 종신이 말문이 막혔다.
"두 번째 이별을 해야 하는 거잖아. 일주일 뒤에 눈을 떴을 때, 할머니가 다시 안 계신 현실을 마주하면 그 상실감은 처음보다 백 배는 더 클걸."
"두 번째 이별..." 종신이 가슴을 부여잡았다.
"과거에 얽매이면 현재를 살아갈 힘을 잃어버리는 거야. 그러니까 우린 앞을 보고 나아가야 해. 그래서 미래 여행이 정답이다." 온유가 따뜻하지만 단호하게 말했다.
"감동 배틀에서는 서로 내상이 너무 크네. 눈물 날 것 같으니까 극단적인 재난 상황으로 화제를 돌리자."
"좋아. 감성은 접어두고, 진정한 생존의 문제로 승부를 보자." 온유도 다시 눈빛을 번뜩였다.
에피소드 7: 극한의 재난: 아포칼립스 시뮬레이션
이미 알고 있는 평화인가, 다가올 파멸인가.
"자, 극한의 시뮬레이션 들어간다. 만약 네가 미래로 갔는데, 10년 뒤 지구가 좀비 바이러스로 멸망해 있으면 어쩔래?"
"좀비? 에이, 영화를 너무 많이 봤네." 온유가 코웃음을 쳤다.
"좀비가 아니더라도, 핵전쟁이나 기후 변화로 세상이 다 무너져 내린 아포칼립스 상황일 수도 있잖아. 미래는 아무도 모르는 거니까." 종신이 진지하게 말했다.
"어휴, 상상만 해도 끔찍하네. 그래서?" 온유가 침을 꼴깍 삼켰다.
"넌 그 생지옥 같은 미래에서 좀비들한테 쫓기며 일주일 동안 벌벌 떨다가 현재로 돌아와야 해. 돌아오고 나면 10년 뒤 멸망한다는 공포 때문에 제정신으로 살 수 있겠냐?" 종신이 몰아붙였다.
"아... 멸망 카운트다운을 세면서 살아야 하는 건가." 온유가 미간을 찌푸렸다.
"반면에 과거는 완벽한 '안전지대'지. 적어도 세상이 어떻게 굴러가는지, 어떤 재난이 일어날지 100% 다 알고 있으니까." 종신이 승리자의 미소를 지었다.
"과거로 가면 지진이 나든 전염병이 돌든 난 다 대비할 수 있어. 생존 확률 100%의 절대 권력자가 되는 거라고."
"야, 내 논리를 무시하지 마라. 미래에 멸망이 온다는 걸 알면, 난 현재로 돌아와서 완벽하게 대비할 수 있어!" 온유가 반격했다.
"대비? 네깟 직장인이 뭘 어떻게 대비할 건데? 지하 벙커라도 팔래?" 종신이 비웃었다.
"주식으로 번 돈 싹 다 모아서 시골에 땅 사고, 요새 짓고, 통조림 수백 박스 사놓고 대비하면 되지! 나 혼자 살아남는 생존왕이 되는 거야!" 온유가 당당하게 외쳤다.
"그걸 10년 동안 준비한다고? 너 벙커 파다가 회사 잘리고 빚쟁이 돼서 좀비 사태 오기도 전에 굶어 죽을걸." 종신이 팩트를 꽂았다.
"벙커 공사비가 비싸긴 하지..."
"그리고 네가 '10년 뒤에 좀비가 온다!' 하고 떠들고 다니면 넌 그냥 정신병자 취급받고 병원 갇히는 거야. 누가 네 말을 믿어주겠냐." 종신이 고개를 저었다.
"혼자만 알고 조용히 준비하면 되지! 아무튼 미래를 알면 최악의 사태를 피할 수 있다는 게 핵심이야." 온유가 억지를 부렸다.
"피하는 게 아니라 피 말리는 거라니까! 차라리 모르는 게 약이지." 종신이 반박했다.
"과거에 박혀서 평생 제자리걸음 하는 네가 더 한심해. 넌 잉크나 닦고 있어라." 온유가 유치하게 공격했다.
"넌 주식 차트나 보다가 좀비한테 물려라." 종신도 지지 않았다.
"말 다 했냐? 진짜 술 들어가니까 막 나가네." 온유가 눈을 부릅떴다.
"막 나간 건 너지! 도저히 안 되겠다. 오늘도 그분을 불러야겠어." 종신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에피소드 8: 취중 진담과 아가리 파이터의 끝
소주 다섯 병과 붕괴하는 논리.
[테이블 위에는 어느새 비워진 소주병이 다섯 병이 굴러다니고 있었다.]
"최온유, 너 솔직히 말해봐. 넌 지금 네 현실이 너무 시궁창 같으니까 미래로 도망치고 싶은 거 아니냐?" 종신이 혀가 꼬인 채 삿대질을 했다.
"뭐 이 자식아?! 내 현실이 왜 시궁창이야! 나 멀쩡히 직장 다니고 주식도 하고 잘 살고 있거든!" 온유가 발끈해서 소리쳤다.
"주식 물려서 강제 장기 투자자 된 게 잘 사는 거냐! 넌 그냥 로또 번호 훔쳐 와서 일확천금 노리는 도둑놈 심보야!" 종신이 비아냥거렸다.
"그래! 나 도둑놈 심보 맞다! 근데 넌? 넌 과거에 사로잡힌 찌질이야! 매일 '그때 그랬더라면' 하고 후회만 하는 미련 덩어리!" 온유가 테이블을 내리쳤다.
"내가 언제 매일 후회를 해! 난 그냥 안전한 삶을 지향하는 합리주의자라고!" 종신이 우겼다.
"합리주의자는 무슨. 넌 대학교 때 차인 첫사랑 아직도 인스타 몰래 염탐하잖아! 과거로 가서 걔 마음 돌리려는 거 내가 모를 줄 알아?" 온유가 치명타를 날렸다.
"야!! 그 얘기가 여기서 왜 나와!! 넌 진짜 선을 세게 넘었다!!" 종신이 얼굴이 새빨개져서 소리쳤다.
"팩트니까 아프지? 넌 과거로 돌아가도 또 차일 거다! 네 그 우유부단한 성격 때문에!"
"넌 미래로 가봤자 혼자 독거노인으로 늙어 죽어가는 널 발견하고 절망할 거다!" 종신이 악담을 퍼부었다.
"어디서 독거노인 저주야! 난 예쁜 마누라랑 한강 뷰에서 살 거라니까!" 온유가 목에 핏대를 세웠다.
"미래 아내가 너 주식 말아먹은 거 알면 당장 짐 싸서 도망갈걸?"
"너는 첫사랑이랑 다시 사귀어봤자 또 잉크 이불에 쏟고 등짝 맞아서 차일 거다!"
"진짜 초등학생도 너네보단 수준 높게 싸우겠다. 논리는 다 어디 가고 인신공격만 남았네." 옆 테이블 손님이 힐끗거리며 중얼거렸다.
"우리가 뭐 어때서요! 이건 인생이 걸린 아주 중요한 철학적 토론입니다!" 두 사람이 동시에 옆 테이블을 향해 소리쳤다.
"진짜 답답해서 안 되겠다. 사장님!! 사장님 모셔와!!" 종신이 손을 번쩍 들고 허공을 저었다.
"오냐, 사장님의 지혜로운 판결을 듣고 네가 얼마나 어리석은지 깨닫게 해주지." 온유도 고개를 끄덕였다.
"사장님!! 여기 15년 우정이 파탄 나기 일보 직전입니다!! 와서 재판 좀 해주십쇼!!"
"아이고, 두 분 또 시작이시네. 오늘은 무슨 주제로 그렇게 열을 올리십니까." 주방에서 연어를 썰던 사장님이 앞치마를 닦으며 걸어왔다.
"사장님. 평생 한 번 일주일 동안 시간 여행을 간다면, 과거입니까 아니면 미래입니까." 종신이 비장하게 질문을 던졌다.
에피소드 9: 엔딩: 이자카야 사장님의 명판결
과거의 뼈저린 경험과 미래의 달콤한 꿈.
"일주일 동안 시간 여행이라... 참 재밌는 상상이네요." 사장님이 수건으로 손을 닦으며 두 사람을 내려다보았다.
"사장님, 당연히 과거죠? 과거로 가서 내가 했던 뼈아픈 실수 하나 딱 고치고 오면 인생이 술술 풀리지 않겠습니까?" 종신이 사장님의 팔을 잡고 매달렸다.
"아닙니다, 사장님! 과거는 나비효과 때문에 위험합니다. 차라리 미래로 10년 뒤에 가서 로또 번호 딱 보고 와서 벤츠 뽑는 게 최고죠!" 온유가 반대쪽 팔을 잡았다.
"자, 사장님의 선택은? 과거입니까, 미래입니까!" 두 사람이 동시에 외쳤다.
"음... 저라면 고민할 것도 없이 '미래'로 갈 겁니다." 사장님이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했다.
"거 봐라아아!! 내가 뭐랬어! 미래가 짱이라니까!" 온유가 만세를 부르며 환호했다.
"아니, 왜요 사장님? 과거로 가서 예전에 샀다가 팔아버린 비싼 땅 다시 사놓으면 대박이잖아요!" 종신이 억울하다는 듯 물었다.
"과거요? 제가 요리 처음 배울 때 칼에 손 베이고, 한겨울에 찬물로 설거지 수백 개씩 하던 그 고생스러운 과거로 왜 다시 돌아갑니까." 사장님이 몸서리를 쳤다.
"아... 하긴 초보 시절 고생은 좀 끔찍하긴 하죠." 종신이 움찔했다.
"제가 미래로 가고 싶은 이유는 딱 하나입니다. 제 10년 뒤 목표가 프랜차이즈 5호점 내고 은퇴해서 하와이로 떠나는 거거든요." 사장님이 말했다.
"오, 하와이 은퇴! 멋지네요." 온유가 박수를 쳤다.
"미래로 10년 뒤에 딱 가서, 내가 진짜 하와이 해변에서 칵테일 마시면서 잘 쉬고 있는지 그거 딱 하나 확인하고 오고 싶네요." 사장님이 흐뭇하게 웃었다.
"만약 미래 사장님이 망해서 아직도 여기서 연어 썰고 계시면 어떡해요?" 종신이 눈치 없이 초를 쳤다.
"이 자식이 진짜! 사장님한테 무슨 악담이야!" 온유가 종신의 등짝을 찰싹 때렸다.
"허허, 만약 진짜 아직도 연어를 썰고 있다면... 현재로 돌아와서 당장 뼈 깎는 노력으로 10배는 더 열심히 일해야겠죠."
"맞습니다! 미래를 보고 오면 그 목표를 위해 현재를 더 치열하게 살게 되는 원동력이 되죠! 역시 사장님, 배우신 분!" 온유가 아부를 떨었다.
"과거의 뼈저린 후회는 묻어두고, 앞으로 다가올 미래의 달콤한 꿈을 위해 달린다... 진짜 명언이네요." 종신도 마침내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했다.
"자, 판결 났으니까 오늘 졌다고 징징대는 김종신이 계산하는 거다? 알지?" 온유가 영수증을 종신 앞으로 쓱 밀었다.
"아씨... 과거로 1시간 전으로 돌아가서 내가 과거 파벌 고르는 걸 막고 싶다. 내 지갑..." 종신이 눈물을 머금고 신용카드를 꺼냈다.
"잘 먹었다, 친구야! 다음 주 토요일에는 네가 이길 만한 주제로 찾아와라!" 비틀거리며 이자카야를 나서는 두 친구의 웃음소리가 밤거리를 울렸다. 이번 주 토요일 밤의 썰전도 이렇게 훈훈하게(?) 막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