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밤의 아가리 파이터3
평생 외식 금지 vs 평생 배달 금지. 15년 지기 절친의 자존심을 건 치열한 밸런스 게임 썰전!
에피소드
토요일 밤의 아가리 파이터 3 — 작품 소개
평생 외식 금지 vs 평생 배달 금지. 15년 지기 절친의 자존심을 건 치열한 밸런스 게임 썰전!
#코미디 #드라마 #일상 · 10개 에피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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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피소드 1: 비 오는 날의 우산과 암흑의 화장실
찌질함의 극치를 달리는 두 직장인의 한 주간 생존기.
"야, 마셔. 오늘따라 생맥주가 엄청 달다." 종신이 강냉이를 씹으며 맥주잔을 들어 올렸다.
"맥주가 달게 느껴지면 네 인생이 지금 엄청나게 쓰다는 증거라던데. 이번 주는 또 회사에서 무슨 짓을 당했냐?" 온유가 피식 웃으며 잔을 부딪쳤다.
"말도 마라. 나 화요일에 비 미친 듯이 쏟아지던 날, 하필 우산을 안 가져가서 퇴근길에 회사 로비에서 멘붕 왔었거든." 종신이 깊은 한숨을 쉬었다.
"그래서? 편의점 가서 비닐 우산이라도 하나 사지 그랬냐. 아니면 쫄딱 맞고 생쥐 꼴로 집에 갔어?"
"편의점 갈 엄두도 안 나게 쏟아졌단 말이야. 근데 그때 뒤에서 우리 부서 최고 호랑이인 독사 부장님이 걸어 나오시는 거야."
"와, 부장님이? 설마 부장님 우산에 같이 껴서 쓴 건 아니지? 상상만 해도 숨 막힌다."
"내 말이. 부장님이 자비롭게 '김 대리, 우산 없으면 같이 역까지 쓰고 가지' 하시는데, 거기다 대고 싫다고 할 수가 없잖아."
"그래서 둘이 그 좁은 우산 밑에서 어깨 부딪히면서 역까지 걸어갔냐? 체했겠다, 진짜." 온유가 깔깔거렸다.
"더 끔찍한 게 뭔지 알아? 부장님이 우산을 드셨는데, 내 쪽으로 우산을 엄청 기울여 주신 거야. 배려하신답시고."
"오, 부장님 츤데레시네. 감동 스토리 아냐?"
"감동은 개뿔. 부장님 오른쪽 어깨가 비에 다 젖어가는 걸 내 두 눈으로 보는데, 내 마음이 얼마나 지옥 같았겠냐. '부장님, 젖으십니다' 이 말을 백 번은 한 것 같아." 종신이 소리쳤다.
"그래서 넌 하나도 안 젖었어?"
"아니. 부장님이 내 쪽으로 우산을 기울이시느라, 우산 끝에서 떨어지는 빗물이 내 왼쪽 바지로 폭포수처럼 쏟아졌어. 바지 절반이 다 젖었는데 티도 못 냈지." 종신이 치를 떨었다.
"미친다 진짜. 상사와의 우산 공유는 절대 피해야 할 최악의 재난이지. 근데 내 썰 들으면 네 우산은 아주 낭만적으로 보일 거다." 온유가 소매를 걷어붙였다.
"넌 또 왜." 종신이 맥주를 홀짝였다.
"나 목요일에 점심 먹고 너무 졸려서, 몰래 양치하러 가는 척 화장실 맨 끝 칸에 들어가서 변기 뚜껑 닫고 앉아 있었거든." 온유가 목소리를 깔았다.
"아, 직장인들의 유일한 휴식처. 그래서 거기서 졸았냐?"
"어. 잠깐 눈만 감는다는 게 그만 깊게 잠들어버린 거야. 근데 갑자기 주변이 섬뜩할 정도로 싸늘해져서 눈을 번쩍 떴지."
"싸늘해져? 화장실에 귀신이라도 나왔어?"
"귀신이 아니라, 내가 하도 미동도 없이 오래 앉아 있었더니 화장실 센서등이 날 없는 사람 취급하고 조명을 확 꺼버린 거야. 칠흑 같은 암흑 속에서 혼자 깨어났을 때의 그 무서움이란... 아오, 얼른 밸런스 게임이나 시작하자!" 온유가 외쳤다.
에피소드 2: 본격 밸런스 게임: 배달 VS 외식
평생 하나만 포기해야 한다면 당신의 선택은?
"좋지. 칙칙하고 찌질한 회사 썰은 여기까지 하고, 머리에 쥐가 나는 토요일 밤의 밸런스 게임으로 넘어가 보자고." 종신이 자세를 고쳐 앉으며 말했다.
"오늘 주제는 우리 같은 자취생 직장인들의 생존과 직결된 문제다. 아주 극단적인 딜레마지." 온유가 테이블을 손가락으로 톡톡 두드렸다.
"오, 생존 문제? 라면 평생 안 먹기 뭐 이런 거냐?" 종신이 자신만만하게 물었다.
"그거보다 훨씬 더 스케일이 커. 잘 들어. 평생 둘 중 하나를 완전히 끊고 살아야 한다면 넌 뭘 선택할래?" 온유가 목소리를 깔았다.
"뭔데? 뜸 들이지 말고 빨리 뱉어봐. 어차피 내 논리로 다 부숴줄 테니까." 종신이 팔짱을 꼈다.
"'평생 배달 음식 금지' VS '평생 식당 외식 금지'."
"와... 잠깐만. 이건 좀 선 넘었는데? 둘 다 현대 문명의 핵심 아니야?" 종신이 당황한 듯 미간을 찌푸렸다.
"조건을 명확히 해줄게. '배달 금지'를 고르면 배민, 쿠팡이츠 같은 앱 삭제는 물론이고 짜장면 한 그릇도 집으로 배달 못 시켜. 무조건 포장하러 나가거나 해 먹어야 해." 온유가 조건을 설명했다.
"포장하러 나가는 건 외식 금지 골라도 쳐주는 거지?" 종신이 꼼수를 찾으려 물었다.
"당연하지. '외식 금지'를 고르면, 넌 평생 식당 테이블에 앉아서 밥을 못 먹어. 데이트를 하든 회식을 하든 식당 안에서는 물 한 모금도 못 마셔. 무조건 집이나 야외에서 먹어야 해." 온유가 단호하게 말했다.
"회식 때도 식당 못 들어가? 그럼 나 혼자 길바닥에서 배달시켜 먹어야 하냐? 사회생활 불가 판정인데 거의." 종신이 헛웃음을 쳤다.
"어차피 너 사회생활 찌질하게 하잖아. 상사 우산 밑에서 비 다 맞는 주제에. 자, 선택해라." 온유가 도발했다.
"아오, 이 자식이 진짜. 좋아. 둘 다 끔찍하지만 나는 마음을 정했다." 종신이 결연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나도 1초 만에 정했지. 자, 하나, 둘, 셋 하면 동시에 외치는 거다. 하나!" 온유가 카운트다운을 시작했다.
"둘!" 종신이 긴장감 넘치는 목소리로 받아쳤다.
"셋!"
"평생 외식 금지!!" 종신의 입에서 나온 대답이었다.
"평생 배달 금지!!" 온유의 대답이 동시에 튀어나왔다.
"하아... 김종신. 너 진짜 집구석에서 한 발자국도 안 나가려는 히키코모리구나? 외식을 포기한다고?" 온유가 한심하다는 듯 쳐다보았다.
"야, 최온유. 배달을 포기해? 비 오는 날 짬뽕 먹고 싶어도 우산 쓰고 걸어나가서 먹고 올래?" 썰전이 시작되었다.
에피소드 3: 종신의 선공: 집이 곧 천국이다
바지를 입지 않을 자유, 그것이 배달의 특권이다.
"자, 내가 먼저 왜 '평생 외식 금지'를 고르고 배달을 사수했는지 아주 뼈 때리는 논리로 설명해주지." 종신이 맥주를 한 모금 들이켜며 선공을 잡았다.
"어디 한번 해보시지. 식당에서 갓 나온 뜨거운 밥을 포기하는 그 빈약한 논리를." 온유가 팔짱을 끼며 비웃었다.
"최온유, 퇴근하고 집에 딱 왔어. 온몸이 천근만근이야. 씻고 나와서 제일 먼저 하는 게 뭐냐?" 종신이 진지하게 물었다.
"뭐긴 뭐야. 속옷만 입고 침대에 다이빙하는 거지."
"정답! 집이라는 공간이 주는 최고의 가치는 바로 '바지를 입지 않을 자유'라고! 남의 시선을 1도 신경 쓰지 않는 궁극의 편안함!" 종신이 테이블을 치며 외쳤다.
"바지 안 입는 게 배달이랑 무슨 상관인데? 식당 갈 때만 입으면 되잖아."
"배달을 포기하면 어떻게 되는지 알아? 주말 내내 뒹굴거리다가 치킨이 먹고 싶어지면, 넌 그 귀찮음을 이기고 세수하고, 바지를 입고, 밖에 나가서 닭을 뜯어야 해." 종신이 묘사했다.
"뭐, 씻고 나가면 상쾌하고 좋지. 바람도 쐬고." 온유가 애써 반박했다.
"거짓말하지 마. 지난주 주말에 너 집 밖으로 한 발자국도 안 나갔잖아. 넌 그 귀찮음 때문에 결국 주말 내내 굶거나 라면만 끓여 먹다 영양실조로 쓰러질 거다." 종신이 정곡을 찔렀다.
"아... 그건 좀 뼈 아프네. 귀찮음이 식욕을 이길 때가 있긴 하지."
"그리고 배달의 진짜 하이라이트는 넷플릭스와의 콜라보레이션이야. 내 방 침대 위, 제일 편한 자세로 세팅을 끝내고!"
"세팅은 무슨, 그냥 밥상 펴는 거면서."
"아니지. 유튜브나 넷플릭스 밥친구 영상 딱 틀어놓고, 배달 온 돈가스 포장 탁 뜯어서 첫 입 먹는 그 순간! 거기가 바로 5성급 호텔 레스토랑이야!" 종신이 황홀한 표정을 지었다.
"야, 근데 식당에서 밥 먹으면서도 유튜브 볼 수 있잖아. 이어폰 끼고 보면 되는데?" 온유가 따졌다.
"이어폰 끼고 먹으면 밥이 코로 들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 모른다고! 게다가 배달은 먹다가 흘려도, 다리 떨면서 먹어도 아무도 눈치 안 줘." 종신이 반박했다.
"식당에서 누가 네 다리 떠는 걸 신경 써. 너 자의식 과잉이냐?" 온유가 어이없다는 듯 웃었다.
"식당은 타인의 소음에 무방비로 노출된다는 게 최악이야. 내 옆 테이블에 시끄러운 진상 아저씨들 앉아봐라. 밥맛 뚝 떨어진다고." 종신이 인상을 썼다.
"그래도 식당에서 남들 떠드는 백색 소음이 은근히 사람 사는 냄새 나고 좋은데. 너 진짜 사회성 제로구나?" 온유가 놀렸다.
"사회성은 회사에서 다 썼어. 퇴근 후의 나는 타인과의 접촉을 1%도 원하지 않아. 문 앞에 두고 가시라는 배달 기사님과의 완벽한 비대면! 이게 21세기의 진정한 복지다." 종신이 당당하게 선언했다.
"하아, 진짜 방구석 히키코모리다운 발상이네. 네가 그토록 찬양하는 배달이 얼마나 돈 낭비고 쓰레기 낭비인지 내가 박살을 내주마." 온유가 반격에 나섰다.
에피소드 4: 온유의 반격: 배달비와 쓰레기 지옥
배달비 5천 원 시대, 너의 통장은 안녕하신가?
"김종신, 네가 바지 안 입고 넷플릭스 보면서 돈가스 먹는 거? 좋지. 편하지. 근데 배민 앱 켤 때마다 네 손가락 떨리지 않냐?" 온유가 날카롭게 질문했다.
"떨리긴 뭐가 떨려. 먹고 싶은 거 골라 담는 설렘의 떨림이겠지."
"거짓말 마. 결제창 넘어갈 때 '배달 팁 5,000원' 찍힌 거 보면 심장 내려앉잖아. 돈가스가 15,000원인데 배달비가 5,000원? 음식값의 3분의 1이 길바닥에 버려진다고!" 온유가 목소리를 높였다.
"야! 요즘 알뜰 배달 묶어서 묶음 배달하면 배달비 싸거나 무료거든?!" 종신이 발끈했다.
"묶음 배달? 그래, 알뜰하게 시키면 음식 도착할 때까지 한 시간 반 걸리지. 돈가스는 튀김이 눅눅해져있고 , 치즈는 고무판으로 변신해서 온다고!" 온유가 팩트를 꽂았다.
"전자레인지에 살짝 데워 먹으면 방금 한 거랑 똑같아!"
"아무리 데워봐라, 감자튀김 눅눅해진 게 돌아오나. 식당에서 갓 튀긴 바삭한 감튀랑, 배달 오면서 습기 다 먹고 눅눅해진 감튀. 이게 비교가 된다고 생각해?"
"크윽... 감자튀김 눅눅해지는 건 나도 쉴드 치기 힘들지만... 그래도 에어프라이어에 돌리면..."
"에어프라이어? 귀찮아서 바지도 안 입는 놈이 먹다 남은 걸 에어프라이어에 돌리고 앉아있겠네. 그리고 다 먹고 나면 뭐가 남지?" 온유가 결정타를 날릴 준비를 했다.
"뭐가 남아. 배부른 포만감과 행복이 남지."
"아니지. 식탁 위에 거대한 '플라스틱 쓰레기 산'이 남지! 돈가스 용기 씻고, 피클 껍질 국물 버리고 씻고, 소스통 닦아내고."
"아... 쓰레기 분리수거..."
"배달 음식 먹을 땐 5성급 호텔이라며? 다 먹고 나면 넌 냄새나는 플라스틱 닦아내는 환경 미화원 모드야. 귀찮아서 며칠 놔두면 방 안에 날파리 대환장 파티 열리는 거고!" 온유가 몰아붙였다.
"야!! 그건 다 먹고 바로바로 물로 헹구면 금방 치운다고! 내가 무슨 쓰레기장에 사는 줄 아냐!"
"저번에 네 자취방 갔을 때 베란다에 배달 용기 산처럼 쌓여서 재활용 탑 만들어진 거 내가 똑똑히 봤거든? 그걸 평생 하겠다고?"
"그건 바빠서 하루이틀 밀린 거고! 어쨌든 플라스틱 씻는 고통보다, 밖에 나가는 귀찮음이 훨씬 크단 말이야!" 종신이 억지를 부렸다.
"네 통장은 배달비로 텅텅 비어가고, 네 방은 플라스틱 쓰레기로 가득 차겠지. 반면에 내 외식 라이프는 아주 깔끔하고 우아하다고." 온유가 어깨를 으쓱했다.
"우아해? 식당에서 남들 눈치 보면서 밥 먹는 게 우아하냐? 네가 말하는 외식의 그 잘난 매력이 뭔지 어디 들어나 보자."
"외식 금지를 고른 네가 , 평생 잃어버릴 눈물 나는 로망들을 내가 하나씩 읊어주지. 들으면서 후회의 눈물이나 흘리지 마라." 온유가 소주를 한 잔 털어 넣었다.
"어디서 밑밥을 깔아. 빨리 말해봐, 다 반박해줄 테니까." 종신이 눈을 부릅떴다.
에피소드 5: 온유의 변론: 갓 나온 음식의 예술
불판 위 삼겹살과 무한 리필 반찬의 축복.
"잘 들어, 김종신. 외식의 핵심은 '공간'과 '온도'다. 배달 용기 뚜껑을 열었을 때 식어버린 음식과는 차원이 다르지." 온유가 손가락을 튕기며 말했다.
"온도? 요즘 보온팩에 담아와서 배달도 엄청 뜨겁게 오거든?"
"네가 평생 외식을 금지하면 영원히 못 하는 게 뭔지 알아? 바로 '불판 위에서 고기 구워 먹기'야." 온유가 치명적인 한 방을 날렸다.
"뭐? 고기는 배달시키면 구워서 깔끔하게 상자에 담겨 오잖아. 냄새도 안 배고 얼마나 좋은데." 종신이 코웃음을 쳤다.
"너 진짜 고기 먹을 자격이 없다. 삼겹살은 식당 드럼통 테이블에 앉아서, 불판에 올렸을 때 나는 '치이익-' 하는 그 사운드가 절반을 차지하는 거라고!" 온유가 흥분해서 소리쳤다.
"소리가 무슨 맛을 내냐! 입에 들어가면 다 똑같은 단백질이지!"
"다르지! 갓 구운 삼겹살 기름에 김치랑 마늘 스르륵 구워서, 그 자리에서 상추에 싸 먹는 그 맛! 배달로 온 굳어가는 고기랑 비교가 돼?"
"크윽... 고기 굽는 소리 공격은 좀 치명적인데." 종신이 무의식적으로 침을 삼켰다.
"거기다 외식의 최고 복지가 뭔지 알아? 바로 '반찬 무한 리필'과 '남이 치워주는 테이블'이야." 온유가 승리의 쐐기를 박으려 했다.
"반찬 무한 리필? 배달도 리뷰 이벤트 쓰면 서비스 많이 주거든?"
"배달로 김치나 명이나물 더 달라고 하면 꼴랑 쪼끄만 플라스틱 통에 두 조각 더 담아주잖아. 식당 이모님한테 '여기 파절이 좀 더 주세요!' 하면 한 무더기를 주신다고!"
"아씨... 파절이 팍팍 주는 건 진짜 꿀이긴 하지."
"그리고 네가 제일 극혐하는 쓰레기 치우기! 다 먹고 그냥 배 툭툭 두드리면서 계산하고 나오면 끝이야. 치울 필요가 없다고!"
"그래, 안 치우는 건 좋지. 근데 집에 오는 길이 얼마나 피곤한데. 술까지 마시면 대리운전 잡아야 하고, 택시 안 잡혀서 길바닥에서 30분 덜덜 떨어야 하고." 종신이 반격의 포인트를 찾았다.
"식당에서 생맥주 한 잔 들이켜는 분위기를 생각하면 그 정도 수고는 아무것도 아니지. 생맥주는 호프집에서 갓 뽑은 게 진리잖아." 온유가 지금 마시고 있는 생맥주를 들어 올렸다.
"배달도 요즘 생맥주 페트병에 담아서 잘 오거든! 내 방 침대 위에서 에어컨 틀고 마시는 맥주가 더 꿀맛이야."
"아무리 그래도 외식의 감성은 절대 못 이겨. 겨울에 포장마차에서 김 모락모락 나는 우동에 소주 한잔. 넌 그걸 평생 못 해보는 거야."
"감성 챙기다 얼어 죽지. 난 수면 바지 입고 집에서 따뜻하게 배달 우동 먹을 거다." 종신이 단호하게 말했다.
"너 진짜 고집 대단하다. 삼겹살 불판이랑 포장마차 감성을 다 포기한다고? 식당이 주는 그 완벽한 서비스와 분위기를 걷어차?" 온유가 어이없다는 듯 물었다.
"식당이 완벽한 서비스라고? 웃기고 있네. 네가 간과한 '외식 지옥'의 현실을 내가 적나라하게 까발려주마." 종신이 테이블을 탕 내리쳤다.
에피소드 6: 종신의 반격: 웨이팅과 인간관계의 피곤함
줄 서서 밥 먹는 게 도대체 무슨 낭만이야?
"최온유, 넌 외식이 남이 다 해주는 완벽한 서비스라고 했지? 근데 그 밥을 먹기 전까지의 과정이 얼마나 지옥 같은지 까먹었냐?" 종신이 날카로운 눈빛으로 쳐다보았다.
"과정? 그냥 식당 문 열고 들어가서 앉으면 되는 거 아니야?"
"네가 말하는 맛집들! 도착하면 기본 웨이팅이 한 시간 반이야! 테이블링이니 캐치테이블이니, 밥 한번 먹으려고 길바닥에서 대기 번호만 쳐다봐야 한다고!" 종신이 핏대를 세웠다.
"아, 웨이팅... 그건 좀 짜증 나긴 하지. 그래도 기다린 만큼 맛있잖아."
"배고파 죽겠는데 남들 쩝쩝거리는 거 유리창 너머로 구경하면서 침 질질 흘리는 게 낭만이야? 배달은 침대에 누워있으면 1시간 안에 문 앞까지 대령해주는데!"
"요즘은 앱으로 미리 줄 서기 다 되거든! 시간 맞춰서 가면 돼!"
"시간 맞춰 가다가 차 막히면 순서 날아가서 처음부터 다시 기다려야 하는 건 알고? 게다가 식당 직원이 불친절하기라도 해봐. 밥맛 뚝 떨어져서 기분만 잡치지." 종신이 지적했다.
"직원분들은 웬만하면 다 친절하셔. 네가 진상 짓 안 하면 되지."
"진상 짓은 내가 아니라 옆 테이블이 하지! 외식의 가장 큰 맹점은 통제 불가능한 인간 군상들과 같은 공간에 갇혀야 한다는 거야."
"아니, 식당에서 밥 먹는 게 감옥에 갇히는 거냐? 표현 진짜 살벌하네." 온유가 헛웃음을 쳤다.
"너 예전에 국밥집 갔다가 옆 테이블 아저씨들이 정치 얘기하면서 테이블 치고 소리 지르는 바람에 체할 뻔했다며. 기억 안 나?" 종신이 과거를 끄집어냈다.
"그날은 진짜 운이 더럽게 안 좋았던 날이지. 매번 그런 건 아니잖아."
"배달을 시키면? 내 옆에는 오직 나를 위로해주는 유튜브 영상과 귀여운 고양이 채널뿐이야. 소음 공해 0퍼센트!"
"그래, 넌 방구석에서 고양이 영상이나 보면서 평생 혼밥이나 해라. 사회적 교류가 단절된 불쌍한 영혼아." 온유가 비아냥거렸다.
"밥 먹을 때 무슨 사회적 교류를 해! 직장에서 하루 종일 사람에 시달렸는데, 밥 먹을 때까지 타인의 스트레스를 받아야 하냐고." 종신이 진심으로 억울해했다.
"야, 그래도 밥은 남이랑 같이 왁자지껄 떠들면서 먹어야 제맛이지. 혼자 먹으면 무슨 맛으로 사냐."
"혼자 먹어도 짬뽕은 맵고 치킨은 바삭해! 그리고 외식하면 꼭 다 먹고 계산할 때 눈치 싸움하는 것도 극혐이야. '내가 낼게, 네가 내라' 하면서." 종신이 덧붙였다.
"우리는 눈치 싸움 안 하잖아. 항상 가위바위보로 몰아주기 하니까." 온유가 실실 웃었다.
"그래서 내가 저번에 삼겹살값 8만 원 냈잖아!! 외식은 가계 경제의 적이야!"
"그건 네가 가위바위보를 못 하는 거고. 자, 일상적인 장단점은 다 털었으니까, 이제 진짜 극단적인 극한의 딜레마로 들어가 볼까?" 온유가 씨익 웃었다.
에피소드 7: 극한의 시뮬레이션: 기상 악화 편
폭설과 태풍 속에서 당신의 밥상은 무사한가?
"극한의 딜레마? 좋아, 덤벼봐. 내 방패는 철벽이니까."
"시뮬레이션 하나 돌린다. 바깥은 영하 15도, 눈보라가 미친 듯이 치는 한겨울 밤이야. 너는 뜨끈한 국밥이 미친 듯이 땡겨." 온유가 상황을 깔았다.
"오케이. 딱 좋지. 나는 배민 앱을 켜서 순대국밥 특 사이즈를 터치한다."
"눈보라가 치는데 배달이 잘도 오겠다! 기사님들 다 콜 안 잡고, 배달 예상 시간 100분 찍히는 거 몰라?" 온유가 소리쳤다.
"기다리면 되지! 따뜻한 내 방 침대 속에서 넷플릭스 보면서 100분? 순식간에 지나가." 종신이 코웃음을 쳤다.
"100분 뒤에 국밥이 왔어. 근데 오토바이 타고 오면서 국물은 다 식어서 미지근하고, 눈 맞아서 봉투는 축축해져서 찢어져. 그게 네가 원하던 국밥이냐?" 온유가 묘사했다.
"전자레인지에 데워 먹으면 된다고 백 번 말했다! 귀찮음만 없으면 미지근한 국밥도 꿀맛이야."
"그럼 반대로 내 상황을 보자. 너는 평생 외식 금지니까 배달 시켰지? 나는 롱패딩 입고 5분 걸어가서 국밥집에 딱 들어가는 거야." 온유가 허세를 부렸다.
"영하 15도 눈보라 속을 걸어간다고? 얼굴에 칼바람 맞으면서? 미친 짓이지." 종신이 질색했다.
"식당 문을 탁 여는 순간, 안경에 김이 확 서리면서 뜨거운 돼지국밥 냄새가 훅 들어오지. 자리에 앉자마자 뚝배기에서 보글보글 끓는 국밥을 한 숟갈 딱!"
"겨울 국밥집 감성 공격은 좀 치명적이네..." 종신이 살짝 동요했다.
"넌 방구석에서 100분 기다린 미지근한 국물을 퍼먹어라. 나는 끓는 뚝배기에 깍두기 풀어서 땀 뻘뻘 흘리면서 먹을 테니까."
"좋아, 겨울은 네가 인정. 근데 여름 장마철 태풍 올 때는? 비바람 쏟아지는데 국밥집 가려고 우산 뒤집어지면서 걸어갈래?" 종신이 반격했다.
"태풍 올 땐 배달 아예 중단되거든? 넌 아예 굶어 죽어!" 온유가 받아쳤다.
"라면 끓여 먹으면 되지롱! 어차피 외식 금지면 집에 식재료는 쟁여둘 거 아니야."
"야!! 라면은 반칙이지! 배달이랑 외식 중에 고르는 건데 집밥을 왜 끼워 넣어!" 온유가 테이블을 내리쳤다.
"외식을 안 하면 집밥이랑 배달로 먹는게 룰이잖아! 넌 태풍 속에서 짬뽕 먹겠다고 나갔다가 하수구 똥물 다 튀고 신발 다 젖을 거다!" 종신이 낄낄댔다.
"신발 좀 젖으면 어때! 식당 에어컨 빵빵한 데서 얼큰한 짬뽕 국물 마시면 다 잊혀져!" 온유가 우겼다.
"식당 에어컨 빵빵하면 뭐해. 다 먹고 다시 태풍 속으로 걸어오면 땀이랑 빗물이랑 섞여서 물만두 되는 건데." 종신이 정곡을 찔렀다.
"밥 먹고 돌아오는 길이 지옥인 건 부정 못 하겠네. 날씨 시뮬레이션은 무승부로 치자. 대신 넌 진짜 평생 혼자 살아야 할 끔찍한 이유가 하나 남았다." 온유가 비릿한 미소를 지었다.
에피소드 8: 극한의 시뮬레이션: 데이트 편
1주년 기념일, 여친과 방구석에서 짜장면을 먹을 텐가?
"평생 혼자 살아야 한다고? 무슨 저주를 내리는 거야."
"김종신, 너 여자친구 생겼다고 치자. 진짜 사랑하는 사람이야." 온유가 상황을 부여했다.
"오, 여자친구. 상상만 해도 입꼬리가 씰룩거리네. 그래서?"
"근데 넌 '평생 외식 금지'야. 만날 때마다 데이트 코스는 무조건 네 자취방이거나 공원 벤치야." 온유가 찬물을 끼얹었다.
"뭐 어때. 내 자취방에서 같이 넷플릭스 보면서 꽁냥거리면 최고지. 요즘 홈 데이트가 대세야." 종신이 당당하게 말했다.
"백일, 이백일은 그렇다 쳐. 대망의 1주년 기념일이 왔어! 여친은 한껏 꾸미고 나왔는데, 넌 밥을 어디서 먹일래?" 온유가 몰아붙였다.
"어... 그야 당연히 좋은 음식 배달 시키면 되지! 요즘 오마카세도 배달 되는 거 몰라?" 종신이 억지를 부렸다.
"1주년인데 원룸 바닥에 배달 플라스틱 용기 쫙 깔아놓고 '자기야, 뚜껑 열어. 내가 쏠게' 이러게? 여자친구가 참 감동의 눈물을 펑펑 흘리겠다!"
"플라스틱 용기 말고... 예쁜 그릇에 플레이팅 싹 옮겨 담아서 초도 켜고 와인도 한잔 따르면 레스토랑 안 부럽거든?!" 종신이 반박했다.
"그거 설거지 누가 할 건데? 여친 앞에서 고무장갑 끼고 뽀득뽀득 설거지할래? 데이트 분위기 다 박살 나겠다."
"식기세척기 사면 되지! 그리고 공원 피크닉 가서 배달시켜 먹는 것도 로맨틱하잖아. 한강에서 치맥!" 종신이 변명했다.
"한겨울 영하 10도에 한강 피크닉 가서 입 돌아가게 치킨 뜯을래? 넌 외식 금지 때문에 여자친구랑 헤어지게 될 거다." 온유가 단언했다.
"연애 시뮬레이션은 진짜 타격이 크네. 솔로의 폐부를 찌르다니."
"거 봐. 외식은 단순히 밥을 먹는 게 아니라, 관계를 맺고 분위기를 즐기는 사회생활의 필수 요소라고. 넌 사회적 고립을 택한 거야." 온유가 승리감에 취해 설교했다.
"야, 최온유. 그럼 네 데이트 시뮬레이션은 어떤지 볼까?" 종신이 독기를 품었다.
"나는 완벽하지.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 노포 고기집, 오마카세 다 갈 수 있으니까. 여친이 원하면 언제든 핫플 예약 완료!"
"근데 너는 '평생 배달 금지'잖아. 여친이 그날 너무 아파서 침대에서 못 일어나. '오빠, 나 본죽 하나만 시켜줘...' 하는데 넌 배달 앱을 못 켜." 종신이 반격했다.
"그럼 내가 직접 본죽 매장 가서 포장해 오면 되지! 내 두 다리가 배달 앱이다!" 온유가 당당하게 외쳤다.
"포장하러 갔는데 왕복 1시간 걸려. 그동안 여친은 아파서 끙끙대다가 열받아서 너한테 이별 통보할걸? '오빠는 아플 때 배달 하나 안 시켜주는 쪼잔한 인간'이라면서!" 종신이 악담을 퍼부었다.
"내가 뛰어가면 20분 컷이야! 정성으로 포장해오면 감동해서 눈물 흘릴 거다! 어디서 남의 사랑을 저주해!" 온유가 발끈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에피소드 9: 취중 진담, 아가리 파이터들의 폭주
결국 남는 것은 인신공격뿐.
"야, 김종신... 너 솔직히 말해봐. 넌 데이트할 여자친구가 평생 없을 것 같으니까 외식 포기한 거지? 방구석이 편하니까." 온유가 혀가 살짝 꼬인 채로 삿대질을 했다.
"이 자식이 이제 팩트로 명치를 때리네? 그래, 나 여친 없다! 근데 너도 없잖아! 모태솔로 주제에 무슨 레스토랑 타령이야!" 종신이 억울함에 소리쳤다.
"나는 언제 생길지 모르는 미래의 반쪽을 위해 외식의 가능성을 열어둔 거라고! 넌 영원히 방구석에서 짬뽕 국물이나 흘리는 히키코모리고!"
"히키코모리? 넌 배달비 한 푼 아끼려고 비 오는 날 오토바이 렌트해서 직접 포장해 올 짠돌이 자식이야!"
"짠돌이라니! 이건 합리적 소비야. 5,000원이면 국밥이 반 그릇이다!" 온유가 발끈해서 테이블을 쳤다.
"합리적 소비 좋아하시네. 저번에 햄버거 세트 포장해 온다고 나갔다가, 오는 길에 햄버거 다 식어서 돌덩이처럼 딱딱해진 거 씹어 먹은 주제에." 종신이 코웃음을 쳤다.
"그건 걸어오다가 아는 형님 만나서 수다 떠느라 식은 거고! 전자레인지 돌리니까 맛있기만 하더라!" 온유가 우겼다.
"아까는 전자레인지에 데우는 건 가짜라며! 감자튀김 눅눅해진다며! 너 논리가 왜 이리 왔다 갔다 해!" 종신이 모순을 짚어냈다.
"크흡... 원래 취하면 논리가 좀 왔다갔다 하는거야! 아무튼 배달은 플라스틱 지옥! 외식이 낭만!" 온유가 억지를 부렸다.
"낭만 같은 소리 하고 있네. 넌 식당에서 이모님 부를 때 '저기요...' 소리도 작게 해서 세 번이나 무시당하는 I(내향형) 인간이잖아!" 종신이 치명타를 날렸다.
"야!! 성격 공격은 선 넘었지!! 벨 누르면 되잖아, 벨!! 식당에 다 띵동 벨 있어!!"
"노포 감성 고깃집엔 벨 없거든? 넌 영원히 파절이 추가 못 하고 삼겹살만 씹다가 체할 거다!"
"너는 배달 기사님이 공동현관 비밀번호 못 찾아서 전화 왔을 때, 전화 공포증 있어서 안 받다가 짬뽕 다 불어 터지게 만들 놈이야!" 온유가 지지 않고 공격했다.
"전화 공포증 아니거든?! 문 앞에 두고 벨 꾹 눌러주세요 옵션 쓰면 전화 올 일 없거든?!" 종신이 눈을 치켜떴다.
"진짜 유치해서 못 들어주겠네. 배달 짬뽕이냐, 식당 삼겹살이냐. 이건 우리 둘의 지능 문제로 해결될 수준이 아니야." 온유가 머리를 절레절레 저었다.
"동의한다. 오늘 논쟁은 너무 감정적으로 흘렀어. 객관적이고 경험이 풍부한 제3자의 판결이 필요해."
"좋아. 이 이자카야의 지배자이자, 외식업계의 대부이신 사장님을 부르자. 그분의 말씀에 복종하기로 하자." 온유가 주방 쪽을 돌아보았다.
"사장님!! 여기 솔로몬의 지혜가 하나 필요합니다!!" 두 사람이 동시에 손을 번쩍 들고 외쳤다.
"아이고, 두 분 오늘 또 오셨네. 지난주에는 상사 욕하느라 바쁘시더니, 오늘은 또 뭘 가지고 싸우십니까." 사장님이 수건으로 손을 닦으며 다가왔다.
"사장님. 평생 외식 금지 대 평생 배달 금지. 하나만 고르라면 뭘 고르시겠습니까?"
에피소드 10: 엔딩: 요식업 사장님의 뼈 때리는 판결
배달이냐 외식이냐, 오너의 시선으로 바라본 진실.
"평생 외식 금지 대 평생 배달 금지요? 참 극단적인 밸런스 게임이네요." 사장님이 허허 웃으며 두 사람을 번갈아 보았다.
"사장님, 잘 생각하셔야 합니다. 집에서 팬티만 입고 치킨 뜯는 궁극의 편안함이냐, 식당 불판에서 치이익 굽는 감성이냐의 차이입니다." 종신이 꼬드겼다.
"아닙니다, 사장님. 배달비 5천 원 내고 쓰레기 산을 만들 것이냐, 남이 치워주는 식당에서 대접받고 갈 것이냐의 문제입니다!" 온유가 반박했다.
"자, 사장님의 선택은 어느 쪽입니까? 저희의 이 끝없는 썰전에 마침표를 찍어주십쇼."
"음... 제가 지금 식당을 운영하는 오너의 입장이란 걸 잊지 않으셨죠?" 사장님이 빙그레 웃으며 뒷짐을 졌다.
"아차. 생각해보니 식당 사장님이시네... 당연히 외식 쪽 손을 들어주시겠네요." 종신이 아차 싶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럼 게임 끝난 거네! 봐봐, 사장님도 외식이 최고라고 하시잖아!" 온유가 억지를 부렸다.
"아뇨. 저는 '평생 배달 금지'를 고르는 분들보단, '평생 외식 금지'를 고르는 분들이 낫다고 생각합니다." 사장님의 뜻밖의 대답이 떨어졌다.
"네?! 사장님 식당 하시잖아요! 근데 외식 금지 고른 김종신 손을 들어주신다고요?" 온유가 눈을 튀어나올 듯이 크게 떴다.
"이유가 뭡니까, 사장님? 혹시 배달 수수료 떼먹는 플랫폼들이 미워서 그러시는 겁니까?" 종신이 호기심에 가득 차 물었다.
"허허, 그런 것도 있지만요. 장사하는 입장에서 제일 힘든 게 뭔지 아십니까?" 사장님이 테이블을 짚으며 말했다.
"진상 손님 상대하는 거요?"
"맞아요. 근데 배달 손님은 진상 짓을 해봐야 리뷰 별점 1점 테러 남기는 게 다인데, 매장 손님은 취해서 소리 지르고, 토하고, 싸우고... 치우는 게 아주 지옥이거든요." 사장님이 한숨을 내쉬었다.
"아..." 두 사람은 동시에 입을 다물었다. 방금 전까지 자기들이 식당에서 고성방가로 싸우던 게 떠올랐기 때문이다.
"물론 두 분처럼 매주 오셔서 매출 올려주시는 단골손님들은 외식을 많이 해주시면 감사하죠. 근데 솔직히 저도 퇴근하면 아무것도 하기 싫어서 맨날 배달시켜 먹습니다." 사장님이 멋쩍게 웃었다.
"거 봐라!! 요식업 사장님도 인정하는 집구석 배달의 위엄!! 내가 이겼어!!" 종신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엉덩이춤을 췄다.
"아씨... 사장님의 퇴근 후 피로감을 계산에 넣지 못하다니... 완벽한 나의 패배다."
"자, 패배자는 깔끔하게 오늘 술값을 결제하시지. 나는 배달 음식 먹을 돈 아껴서 기분이 아주 날아갈 것 같다!" 종신이 만세를 불렀다.
"하아... 알았어. 계산할게. 사장님, 얼마 나왔습니까." 온유가 지갑을 챙겨 카운터로 향했다.
새벽 공기를 맞으며 이자카야를 나선 두 사람은 비틀거리며 걷기 시작했다. "야, 김종신. 다음 주 토요일에는 내가 무조건 이기는 주제 가져온다. 넌 다 죽었어." 우당탕탕 토요일 밤의 썰전, 이번 주는 종신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