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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EDY #DRAMA #SLICE_OF_LIFE

나란히 걷는 결승선

오만함을 뉘우친 토끼와 지혜를 품은 거북이. 승패를 버리고 서로의 발걸음을 맞추어가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달리기!

에피소드

나란히 걷는 결승선 — 작품 소개

오만함을 뉘우친 토끼와 지혜를 품은 거북이. 승패를 버리고 서로의 발걸음을 맞추어가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달리기!

#감동 #드라마 #성장 · 10개 에피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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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피소드 1: 바람을 가르는 토끼, 흙을 품은 거북이

평화로운 푸른 숲, 가장 빠른 자와 가장 느린 자의 첫 만남.

"바람을 가르는 기분이 뭔지 알아? 넌 평생 모를 거다, 느림보야!" 숲속 제일의 달리기 선수, 토끼 토토가 거북이 북이의 곁을 쌩하고 스쳐 지나가며 소리쳤다.

"바람을 가르진 못해도, 땅의 온기를 느끼며 걷는 기분은 아주 잘 안단다." 북이는 토토가 일으킨 흙먼지를 툭툭 털어내며 느릿느릿 대답했다.

"땅의 온기? 하하! 땅바닥에 딱 붙어서 기어 다니니까 그런 핑계를 대는 거겠지!" 토토가 나무둥치에 훌쩍 뛰어오르며 거만하게 웃었다.

"핑계가 아니야. 세상에는 빠른 것보다 중요한 게 훨씬 많단다." 북이가 짧은 목을 쭉 빼고 토토를 올려다보며 차분하게 말했다.

"빠른 게 최고야! 내가 이 숲에서 제일 인기가 많은 이유가 뭔데? 내 뒷모습이라도 보려고 다들 환장하잖아!" 토토가 귀를 쫑긋거리며 으스댔다.

"인기가 많다고 해서 네가 항상 옳은 건 아니야, 토토야." 북이가 한 걸음, 아주 느린 한 걸음을 내디뎠다.

"웃기고 있네. 그럼 너도 나처럼 한번 달려보든가! 아, 맞다. 넌 뛰는 법을 모르지?"

"난 뛰지 않아. 그저 내 속도에 맞춰서 멈추지 않고 걸을 뿐이지." 북이의 대답에는 일말의 분노도 없었다.

"멈추지 않고 걷기? 그렇게 걸어서 저기 저 산봉우리까지 가려면 백 년은 걸리겠다!"

"백 년이 걸리더라도, 결국엔 도착한다는 게 중요한 거야." 북이가 다시 한 걸음을 내디디며 단호하게 말했다.

"어휴, 답답해. 너랑 대화하고 있으면 내 뛰어난 순발력까지 둔해지는 기분이야." 토토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둔해지는 게 아니라, 네가 처음으로 여유를 갖게 된 걸지도 모르지."

"내가 여유가 없다고? 난 달릴 때 빼고는 항상 누워서 잔다고! 그게 진정한 여유지."

"게으름과 여유는 다른 거란다. 넌 빠르기만 할 뿐, 목적지가 없잖아." 북이의 말에 토토의 귀가 살짝 처졌다.

"뭐? 목적지가 없어? 내가 뛰면 그곳이 곧 목적지야! 이 느려터진 거북이 주제에 날 가르치려 들어?" 토토가 발끈하며 소리쳤다.

"가르치려는 게 아니야. 그저 다를 뿐이라는 걸 말해주는 거야."

"달라도 한참 다르지! 나는 하늘의 구름과 경주하는 몸이고, 넌 바닥의 기어 다니는 달팽이랑 동급이니까!"

"그렇게 네 속도에 자신 있다면, 달팽이 말고 나와 경주를 해보는 건 어때?" 북이의 입에서 나온 뜻밖의 제안이었다.

"뭐라고?! 지금 나랑 경주를 하겠다고? 너 진짜 머리가 어떻게 된 거 아니야?" 토토가 황당하다는 듯 크게 소리쳤다.

"그래, 경주. 내가 이기면 다시는 다른 동물들의 걸음걸이를 비웃지 마라."

에피소드 2: 세상에서 가장 황당한 도전장

거북이의 도발에 분노한 토끼, 그리고 숲속 동물들의 비웃음.

"푸하하하하! 다들 들었어?! 이 굼벵이 거북이가 나보고 달리기 시합을 하잰다!" 토토가 숲이 떠나가라 웃어대며 동네방네 소리쳤다.

"북이야, 너 정말 진심이야? 토토는 어제도 바람보다 빨리 달렸다고." 나무 위에 있던 다람쥐가 도토리껍질을 떨어뜨리며 걱정스럽게 물었다.

"진심이고말고. 숲속 떡갈나무부터 저 언덕 위 사과나무까지, 누가 먼저 도착하는지 내기하자." 북이가 흔들림 없는 목소리로 선언했다.

"너 중간에 포기하고 등껍질 안으로 숨어버리는 거 아니지? 난 봐주는 거 없다!" 토토가 몸을 풀며 거만하게 말했다.

"포기할 생각으로 제안하지 않았어. 당장 내일 아침, 해가 뜨면 시작하자."

"아이고, 우리 북이가 더위를 먹었나 보네. 푹 자고 나면 내일 아침에 후회할 거다."

"후회하지 않을 거야. 승부는 끝까지 가봐야 아는 거니까." 북이가 묵묵히 제 갈 길을 가며 대답했다.

"끝까지 가보나 마나 내가 1초 만에 이길 텐데! 너 내일 아침에 기권하지 마라!" 토토가 북이의 등 뒤에 대고 삿대질을 했다.

"내일 보자, 토토야. 일찍 자두는 게 좋을 거야." 북이의 여유로운 태도에 토토는 묘하게 긴장감이 감돌았다.

"흥! 난 밤새도록 풀밭을 뛰어다니다가 아침에 바로 출전해도 널 이겨! 어디 한번 망신 제대로 당해봐라." 토토가 씩씩대며 반대편으로 달려갔다.

"촌장님! 내일 경주 심판 좀 봐주세요! 거북이가 엉엉 우는 걸 온 숲속 동물들이 보게 해주겠어요!" 토토가 곰 촌장님을 찾아가 소리쳤다.

"허허, 북이가 먼저 경주를 제안했다니 별일이구나. 그래, 내가 공정하게 심판을 봐주마." 곰 촌장님이 허허 웃으며 수락했다.

"내일 아침이면 숲속에서 가장 느린 동물이 얼마나 무모한 짓을 했는지 역사가 기록될 겁니다!" 토토가 가슴을 팡팡 쳤다.

"토토야, 자만은 금물이란다. 아무리 빠른 다리를 가져도 마음이 급하면 넘어지는 법이지." 곰 촌장님이 타이르듯 말했다.

"넘어져도 거북이보단 빠릅니다! 촌장님은 내일 출발 신호나 큼지막하게 외쳐주세요!" 토토는 콧방귀를 뀌고 돌아섰다.

"어리석은 토끼 같으니. 북이의 그 눈빛은 단순한 고집이 아니었는데 말이야." 곰 촌장님이 멀어지는 토토를 보며 혼잣말을 했다.

"저기 봐, 북이가 내일 경주한다고 바위에다가 발을 닦고 있어. 닦는다고 빨라지나?" 지나가던 토끼 친구들이 수군거렸다.

"발을 닦는 게 아니라 마음을 다듬는 중이야. 내일은 아주 긴 여정이 될 테니까." 북이가 바위 이끼를 씹으며 차분하게 말했다.

"긴 여정은 무슨, 토토가 1분 만에 사과나무에 도착할 텐데! 그냥 오늘 항복해!" 토끼 친구들이 깔깔거렸다.

"경주는 내일 아침 해가 떠야 시작되는 거야. 미리 패배를 선언할 이유는 없지."

에피소드 3: 탕! 세기의 대결이 시작되다

먼지를 일으키며 사라진 토끼와, 이제 막 첫발을 떼는 거북이.

"자, 숲속의 친구들! 모두 주목! 숲속 제일의 토토와, 끈기의 상징 북이의 경주를 시작하겠습니다!" 곰 촌장님이 우렁찬 목소리로 외쳤다.

"와아아아! 토토 이겨라! 10초 컷 가자!!" 숲속 동물들이 출발선 주변에 몰려들어 열광적으로 소리쳤다.

"너 오늘 제대로 망신당할 준비 됐지? 내가 특별히 3초 늦게 출발해줄게." 토토가 앞발로 땅을 파며 북이를 도발했다.

"사양할게. 경주는 공정해야 하니까, 신호가 울리면 동시에 출발하자." 북이가 출발선에 발을 맞추며 대답했다.

"어유, 끝까지 자존심은. 좋아, 내 꽁무니에서 날리는 흙먼지나 실컷 마시라고!" 토토가 엉덩이를 씰룩거렸다.

"준비! 제자리에!" 곰 촌장님이 양팔을 번쩍 위로 치켜들었다. 숲속에 정적이 감돌았다.

"내가 언덕 위 사과나무에서 꿀잠 자고 있을 때쯤 반환점이나 통과하길 바란다, 거북아." 토토가 작게 속삭였다.

"출발!!" 곰 촌장님의 외침과 동시에 깃발이 아래로 확 내려갔다.

"간다아아아앗!!" 토토가 비명을 지르며 튀어나갔다. 엄청난 속도에 회오리바람이 일며 흙먼지가 북이의 얼굴을 덮쳤다.

"콜록, 콜록. 참 요란하게도 출발하는구나." 북이가 기침을 하며 천천히 첫 번째 걸음을 내디뎠다.

"아이고, 북이야! 토토는 벌써 저기 구부러진 길을 지나갔어! 네 첫발 떼는 동안!" 다람쥐가 나무 위에서 안타까운 듯 소리쳤다.

"괜찮아. 내 목표는 토토를 잡는 게 아니라, 저기 언덕 위 사과나무에 도달하는 거니까." 북이가 묵묵히 두 번째 걸음을 뗐다.

"저렇게 느려서야 오늘 해지기 전에 언덕 근처라도 가겠어? 재미없다, 밥이나 먹으러 가자." 구경하던 동물들이 하나둘 흩어지기 시작했다.

"그래도 북이의 끈기는 알아줘야 해. 아무도 안 보는데도 계속 걷고 있잖아." 곰 촌장님만이 남아 북이의 뒷모습을 지켜보았다.

"영차, 영차. 바람은 시원하고 흙은 부드럽네. 걷기 딱 좋은 날씨야." 북이는 주변의 꽃내음을 맡으며 여유롭게 걸어갔다.

"하하하! 진짜 이 속도 실화야? 내가 전력을 다했더니 벌써 숲의 절반을 지나왔네!" 한편, 저 멀리 앞서간 토토는 멈춰 서서 뒤를 돌아보았다.

"아무리 눈을 씻고 찾아봐도 그 굼벵이 자식은 보이지도 않네. 아휴, 재미없어." 토토가 크게 하품을 하며 기지개를 켰다.

"이대로 가면 5분 뒤에 도착인데, 그러면 내 위대함이 오히려 덜 빛나 보이지 않을까?" 토토가 턱을 쓰다듬으며 교만한 생각을 했다.

"그래! 녀석이 땀 뻘뻘 흘리며 언덕 밑에 왔을 때, 내가 여유롭게 도착하는 걸 보여주는 게 훨씬 극적이겠어!" 토토가 무릎을 탁 쳤다.

"조금만 쉬었다 가자. 느림보가 내 시야에 들어오면 그때 다시 뛰어도 100퍼센트 이기니까." 토토는 그늘이 드리워진 커다란 참나무 아래로 발걸음을 옮겼다.

에피소드 4: 참나무 그늘 아래의 유혹

자만에 빠진 토끼의 달콤한 낮잠과, 묵묵히 걷는 거북이.

"아아, 바람 좋고~ 잔디 푹신하고~ 여기가 바로 천국이구나." 토토가 참나무 아래 널브러져 누우며 감탄했다.

"어차피 거북이는 지금쯤 출발선에서 백 보 정도 걸었으려나? 큭큭." 토토가 다리를 꼬며 콧노래를 불렀다.

"토토야, 너 여기서 뭐 해? 사과나무까지 뛰어가야지!" 지나가던 나비가 물었다.

"쉿, 이건 작전이야. 승리자가 결승선에서 너무 오래 기다리면 폼이 안 나잖아. 느림보가 오면 맞춰서 들어가려고." 토토가 눈을 감은 채 대답했다.

"그래도 경주 중인데 자는 건 반칙 아니야? 만약에 북이가 역전하면 어떡해?" 나비가 날개를 파닥거렸다.

"역전? 지나가던 지렁이가 탭댄스 추는 소리 하고 있네. 녀석이 내 옆을 지나가면 내 큰 귀가 발소리를 바로 알아채고 깰 거다." 토토가 귀를 쫑긋거렸다.

"난 경고했어! 나중에 후회하지나 마." 나비는 어이없다는 듯 나풀나풀 날아가 버렸다.

"후회는 무슨. 아, 뛸 때는 몰랐는데 가만히 있으니까 잠이 솔솔 오네..." 토토의 눈꺼풀이 서서히 무거워지기 시작했다.

"딱... 딱 10분만 눈 붙였다가 뛰어야지. 음냐..." 토토는 결국 참나무 그늘 아래서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코 고는 소리가 숲속에 울렸다.

"휴우, 이제 개울가를 지났네. 토토는 벌써 사과나무 아래에 도착했으려나." 북이가 개울의 징검다리를 조심스럽게 건너며 혼잣말을 했다.

"북이 아저씨! 힘내요! 아직 경주는 안 끝났잖아요!" 물속의 개구리들이 수면 위로 고개를 내밀고 응원했다.

"고맙다, 얘들아. 토토가 얼마나 빠른지 신경 쓰지 않고 내 페이스대로 걷고 있단다." 북이가 땀을 닦으며 다정하게 웃었다.

"아저씨, 근데 저기 언덕 밑 참나무 아래에 회색 털 뭉치 같은 게 보이는데요?" 눈이 좋은 개구리가 앞발로 가리켰다.

"회색 털 뭉치? 설마 토토 말하는 거니?" 북이가 목을 길게 빼고 언덕 쪽을 바라보았다.

"네! 코 고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려요. 세상에, 경주하다 말고 낮잠을 자고 있나 봐요!" 개구리들이 황당하다는 듯 펄쩍 뛰었다.

"토토다운 행동이네. 자신의 빠름을 너무 맹신한 나머지, 시간의 소중함을 잊어버린 거야." 북이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아저씨! 지금이 기회예요! 빨리 뛰어서 저 얄미운 토끼를 역전해버려요!" 개구리들이 난리 법석을 피웠다.

"뛸 필요 없어. 나는 그저 하던 대로, 내 걸음을 멈추지 않으면 돼. 서두르다 넘어지는 건 내 방식이 아니란다." 북이가 평소와 똑같은 속도로 발을 내디뎠다.

"진짜 답답해 죽겠네! 우리가 뒤에서 밀어줄까요?!" 개구리들이 답답함에 물보라를 일으켰다.

"마음만 받을게. 승리는 요행이 아니라, 정직한 땀방울로 얻어낼 때 가장 값진 법이니까." 북이의 발걸음은 묵묵하게 참나무를 향해 나아가고 있었다.

에피소드 5: 세기의 대역전극

코 고는 토끼를 지나, 마침내 사과나무 아래에 도착한 거북이.

"드르렁... 쿨쿨... 내가... 내가 우주에서 제일 빨라... 냠냠." 토토가 잠꼬대를 하며 잔디밭을 뒹굴었다.

"토토야. 감기 걸리겠다. 땅바닥에서 그렇게 자면 입 돌아가." 참나무 곁을 지나가던 북이가 토토를 내려다보며 조용히 속삭였다.

"음냐... 시끄러워 다람쥐 녀석아... 나 10분만 더 잘 거야..." 토토는 북이의 목소리를 꿈결로 착각하고 귀를 막아버렸다.

"10분이 아니라 한 시간은 잔 것 같은데. 잘 자라, 토토야. 난 먼저 갈게." 북이는 코를 고는 토토를 뒤로하고 언덕을 오르기 시작했다.

"영차, 영차. 오르막길은 평지보다 힘이 두 배로 드네. 하지만 이 언덕만 넘으면 사과나무야." 북이의 이마에서 굵은 땀방울이 떨어졌다.

"어?! 저기 봐! 거북이가 언덕을 오르고 있어! 토토는 어디 가고?!" 결승선인 사과나무 주변에서 기다리던 여우가 눈을 비비며 소리쳤다.

"진짜네?! 토토 녀석, 너무 빨리 달려서 절벽 아래로 떨어지기라도 한 거야?!" 다른 동물들도 깜짝 놀라 웅성거렸다.

"그럴 리가! 촌장님, 북이가 정말 결승선에 다가오고 있어요!" 다람쥐가 나무 꼭대기에서 뛰어내려 와 흥분하며 말했다.

"허허, 내 이럴 줄 알았지. 빠르기만 하고 끈기가 없는 자는 결국 묵묵한 자를 이기지 못하는 법이야." 곰 촌장님이 무릎을 탁 치며 웃었다.

"북이야!! 힘내!! 열 발자국 남았어!!" 동물들이 어느새 북이를 향해 열렬한 응원을 보내기 시작했다.

"헉... 헉... 다들 기다리고 있었구나. 토토가 안 와서 심심했을 텐데." 북이가 가쁜 숨을 몰아쉬면서도 희미하게 웃었다.

"세상에, 그 무거운 등껍질을 지고 여기까지 한 번도 안 쉬고 걸어온 거야? 대단하다, 북이야!" 숲속 동물들이 감탄을 금치 못했다.

"저기... 근데 숲이 왜 이렇게 시끄럽지?" 한편, 참나무 아래서 꿀잠을 자던 토토가 응원 소리에 눈을 번쩍 떴다.

"아함, 잘 잤다. 이제 슬슬 거북이 녀석이 언덕 밑에 도착했으려나? 구경이나 가볼까." 토토가 기지개를 켜며 여유롭게 일어났다.

"응? 언덕 밑에 아무도 없네? 너무 늦어서 집에 갔나?" 토토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언덕 위쪽을 올려다보았다.

"잠깐... 저 언덕 꼭대기 사과나무 아래에 있는 둥그렇고 초록색인 저거... 북이 아니야?!" 토토의 커다란 눈이 튀어나올 듯이 커졌다.

"미친!! 말도 안 돼!! 저 굼벵이가 어떻게 내 앞을 지나쳐 간 거야!!" 토토가 비명을 지르며 쏜살같이 언덕을 향해 뛰어올랐다.

"안 돼, 안 돼!! 내가 지다니!! 비켜!! 다 비켜!!" 토토가 미친 듯이 흙바람을 일으키며 결승선으로 돌진했다.

"마지막 한 걸음...! 도착했다." 북이의 짧은 앞발이 마침내 결승선인 사과나무 아래의 선을 넘어섰다.

"승자는 북이!! 숲속 경주의 최종 우승자는 거북이 북이입니다!!" 곰 촌장님의 우렁찬 판결과 함께 온 숲속이 환호성으로 뒤덮였다. 토토는 결승선 코앞에서 털썩 주저앉고 말았다.

에피소드 6: 패배자의 변명과 몰락

결과를 인정하지 못하는 토끼, 그리고 숲속의 새로운 스타.

"말도 안 돼! 이건 무효야!! 무효라고!!" 흙바닥에 주저앉았던 토토가 벌떡 일어나며 악을 썼다.

"무엇이 무효라는 거냐, 토토야. 모든 동물이 북이가 선을 넘는 것을 똑똑히 보았거늘." 곰 촌장님이 엄격한 목소리로 물었다.

"저, 저 거북이 녀석이 반칙을 썼어요! 분명히 제가 잘 때 제 다리에 수면제를 발라놨을 겁니다!" 토토가 억지를 부렸다.

"내가 수면제를? 난 네 곁을 지나가며 감기 걸리지 말라고 걱정해준 것밖에 없어." 북이가 땀을 닦으며 조용히 대답했다.

"거짓말 마! 네가 몰래 꼼수를 쓰지 않고서야 날 이길 리가 없잖아! 이건 내 명예를 훼손하는 사기극이야!" 토토가 펄쩍펄쩍 뛰었다.

"토토야, 그만해. 네가 참나무 그늘에서 배 까뒤집고 코 골면서 자는 거 내가 다 봤거든?" 나무 위에서 지켜보던 다람쥐가 팩트를 꽂았다.

"그, 그건... 어젯밤에 숲길을 순찰하느라 피곤해서 잠깐 눈을 감은 것뿐이야! 컨디션 조절이었다고!" 토토가 얼굴이 새빨개져서 변명했다.

"핑계 대지 마! 게을러서 진 거면서 어디서 우리 끈기 대장 북이를 모함해!" 여우가 토토에게 야유를 보냈다.

"우~ 찌질한 놈! 지고 나서 핑계 대는 숲속 제일의 느림보 토토!" 다른 동물들도 일제히 토토를 향해 손가락질했다.

"느, 느림보?! 내가 왜 느림보야! 난 이 숲에서 제일 빨라! 다시 해! 지금 당장 다시 뛰어!!" 토토가 발악하며 소리쳤다.

"승부는 끝났어, 토토야. 결과에 승복하는 것도 진정한 강자의 자세란다." 북이가 토토의 어깨를 토닥이려 손을 뻗었다.

"동정하지 마! 네깟 녀석의 위로 따위 필요 없어! 두고 봐, 이 치욕은 반드시 되갚아 줄 테니까!" 토토는 북이의 손을 탁 쳐내고는 숲속 깊은 곳으로 도망쳐버렸다.

"어휴, 끝까지 자기 잘못을 인정 못 하는구나. 북이야, 넌 저런 녀석 신경 쓰지 마." 곰 촌장님이 북이의 등을 두드려주었다.

"신경 쓰이지 않아요. 다만 토토가 상처를 너무 깊게 받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북이가 토토가 사라진 방향을 보며 걱정했다.

"착하기도 하지. 자, 모두 북이의 우승을 축하하며 사과나무의 사과를 나눠 먹자꾸나!" 촌장님의 말에 숲속은 축제 분위기가 되었다.

그날 이후, 숲속의 분위기는 완전히 뒤바뀌었다. 북이는 성실함과 끈기의 아이콘으로 숲속의 대스타가 되었다.

"북이 아저씨! 오늘도 쉬지 않고 걷기 연습하시네요! 저도 아저씨처럼 끈기 있는 개구리가 될래요!" 개구리들이 북이를 졸졸 따라다녔다.

"허허, 너무 무리하지는 말고 너희들의 속도에 맞춰서 가렴." 북이는 여전히 겸손하고 다정하게 이웃들을 대했다.

반면 토토는 완전히 자취를 감추었다. "요즘 토토가 안 보이네. 쪽팔려서 다른 숲으로 이사 갔나 봐." 동물들이 수군거렸다.

하지만 토토는 도망친 것이 아니었다. 숲속 가장 깊고 어두운 절벽 아래에서, 그는 홀로 이를 갈며 피눈물 나는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에피소드 7: 눈물의 특훈과 재도전

오만을 뼈저리게 반성한 토끼, 흙구덩이 속에서 다시 태어나다.

"헉... 헉... 아직 멀었어. 이 정도 속도로는 그 끔찍한 치욕을 씻을 수 없어." 으슥한 절벽 아래, 토토가 무거운 돌덩이를 등에 매달고 달리고 있었다.

"다리가 부서져도 달려! 낮잠? 그딴 건 내 인생에 다신 없다!" 토토가 자신의 허벅지를 꼬집으며 악을 썼다.

토토의 발바닥은 온통 물집이 잡혀 터지고, 윤기 나던 털은 진흙투성이가 되어 엉망이었다. 예전의 교만한 모습은 온데간데없었다.

"내가 미쳤었지. 그깟 재능 좀 타고났다고 거북이를 비웃고, 중간에 잠이나 퍼자다니. 난 쓰레기야." 토토는 달리다 넘어질 때마다 땅을 치며 후회했다.

"아니야, 후회할 시간에 한 발짝이라도 더 뛰자. 진짜 무서운 건 재능이 아니라 포기하지 않는 끈기였어. 북이가 그걸 내게 가르쳐줬어." 토토의 눈빛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그렇게 한 달이 지났다. 북이는 여전히 매일 아침 숲길을 산책하며 평화로운 일상을 보내고 있었다.

"안녕하세요, 촌장님. 오늘 아침도 공기가 참 맑네요." 북이가 촌장님에게 정중하게 인사했다.

"오, 우리 숲의 자랑 북이 아니냐. 그래, 매일 걷는 모습이 참 보기 좋구나." 촌장님이 껄껄 웃으며 반겨주었다.

"북이야! 큰일 났어! 저기 숲 어귀에 이상한 야생 동물이 나타났어! 온몸이 흙투성이에 눈에서 레이저가 나와!" 다람쥐가 헐레벌떡 뛰어와 소리쳤다.

"야생 동물이라고? 늑대나 곰이라도 쳐들어온 거니?" 촌장님이 깜짝 놀라 지팡이를 고쳐 잡았다.

"아, 아니요! 그게... 토토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아무튼 북이 너를 찾고 있어!" 다람쥐가 덜덜 떨며 말했다.

"토토가? 내가 가볼게." 북이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숲 어귀로 발걸음을 돌렸다.

숲 어귀에 도착하자, 그곳엔 과거의 뽀송뽀송한 토끼가 아니라 짐승처럼 단단해진 근육질의 토토가 씩씩대며 서 있었다.

"오랜만이네, 토토야. 한 달 동안 안 보여서 걱정했어. 털이 다 상했구나." 북이가 다정하게 말을 건넸다.

"동정하지 마라, 거북이. 네 걱정 따위 들으려고 지옥에서 기어 나온 게 아니니까." 토토의 목소리는 예전처럼 가볍지 않고 묵직했다.

"그럼 날 왜 찾은 거야? 화를 내러 온 건 아닌 것 같은데." 북이가 토토의 단단해진 발바닥을 보며 말했다.

"화? 그래, 화가 나지. 나 자신한테 미친 듯이 화가 났어. 그래서 지옥 훈련을 했지." 토토가 북이 앞으로 다가왔다.

"자만심을 버렸구나. 눈빛이 아주 좋아졌어." 북이가 진심으로 감탄했다.

"북이 너에게 정식으로 다시 재도전을 신청한다. 이번엔 결코 자만하지도, 낮잠을 자지도 않겠어. 오직 전력으로 너와 승부하고 싶다." 토토가 고개를 숙이며 부탁했다.

"좋아, 네 도전을 받아들일게. 하지만 이번 경주의 코스는 내가 정해도 될까?" 북이의 제안에 토토는 의아한 듯 고개를 들었다.

에피소드 8: 두 번째 경주: 바다로 향하는 길

거북이가 제안한 기상천외한 코스, 그리고 폭주하는 토끼.

"네가 코스를 정하겠다고? 좋아. 네가 아무리 복잡한 미로를 만들어도 내 스피드로 다 부숴버릴 테니까." 토토가 자신만만하게 승낙했다.

"미로 같은 건 아니야. 여기서 출발해서 저 멀리 숲 밖으로 나가, 푸른 바다가 보이는 '갈매기 섬'까지 가는 거야." 북이가 코스를 설명했다.

"갈매기 섬? 거긴 숲을 한참 벗어나야 하는 곳이잖아. 스케일 한번 크네. 도착 지점은 섬 한가운데 있는 커다란 바위로 하지!" 토토가 씩 웃었다.

"그래. 내일 아침, 해가 뜨면 바로 시작하자." 북이의 말에 토토는 결의를 다지며 고개를 끄덕였다.

다음 날 아침, 첫 경주 때보다 훨씬 더 많은 동물이 두 사람의 재대결을 보기 위해 몰려들었다.

"이번엔 진짜 토토가 이기겠지? 한 달 동안 돌덩이를 메고 달렸다며." 동물들이 수군거렸다.

"하지만 북이가 코스를 정했잖아. 뭔가 꿍꿍이가 있는 게 아닐까?" 곰 촌장님이 수염을 쓰다듬으며 중얼거렸다.

"이번엔 절대 뒤돌아보지 않겠다. 오직 목표만 보고 달리겠어." 토토가 출발선에서 앞발로 땅을 세게 박찼다.

"토토야, 길 조심해서 가렴." 북이는 여전히 여유로운 미소를 띠고 있었다.

"출발!!" 촌장님의 신호가 떨어지자마자, 토토는 1차전 때와는 비교도 안 되는 엄청난 폭발력으로 튀어 나갔다.

"와아아악! 저게 토끼야, 치타야?! 눈에 보이지도 않아!" 숲속 동물들이 토토의 미친 속도에 경악했다.

"바람도 내 뒤에 있다! 나는 완벽하게 새롭게 태어났다!" 토토는 장애물을 훌쩍훌쩍 뛰어넘으며 숲을 질주했다.

'조금 지치긴 하지만 쉴 수 없어. 참나무가 보여도 절대 멈추지 않아!' 토토는 혀를 깨물며 정신을 다잡았다.

반면 북이는 언제나처럼 한 걸음, 한 걸음 천천히 숲길을 빠져나가고 있었다. 땀이 비 오듯 쏟아졌지만 얼굴엔 평온함이 가득했다.

"좋아! 숲을 빠져나왔다! 이제 눈앞에 갈매기 섬만 남았어! 내가 완벽하게 이겼다!!" 토토가 환희에 차 소리쳤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숲을 완전히 빠져나온 토토의 발걸음이 급격히 느려지더니 이내 땅에 박힌 듯 멈춰버렸다.

"어...? 이, 이게 뭐야...?" 토토가 동공이 지진 난 채 앞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토토와 갈매기 섬 사이에는, 숲에서는 보이지 않았던 거대하고 깊은 '푸른 강'이 가로막고 있었다.

"강... 강이라고?! 갈매기 섬이 강 건너에 있는 섬이었어?!" 토토가 절망적으로 머리를 감싸 쥐었다.

"망했다... 나는 헤엄칠 줄 모르는데! 발이 땅에 닿아야 달릴 거 아니야!!" 토토가 강가에서 발을 동동 구르며 절규했다.

에피소드 9: 등 껍질 위의 동맹

강물 앞에서 절망한 토끼와 뒤따라온 거북이의 기발한 제안.

"어떡하지? 어떡하지?! 통나무라도 찾아야 하나? 뗏목을 만들어야 해!" 토토가 미친 듯이 강변을 뛰어다니며 나뭇가지들을 주워 모았다.

"제길, 이 잔가지들로는 몸을 띄울 수도 없어! 강물이 너무 깊고 거세잖아!" 토토가 나뭇가지를 집어 던지며 털썩 주저앉았다.

"또 지는 건가... 한 달 동안 그 지옥 같은 훈련을 버텼는데, 결국 거북이의 함정에 빠져서 이렇게 허무하게 지는 건가..." 토토의 눈에서 굵은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그렇게 강가에서 한 시간, 두 시간을 절망에 빠져 있던 토토의 뒤로 익숙하고 느릿한 발소리가 들려왔다.

"사박... 사박..." 일정한 간격의 발소리에 토토가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토토야. 왜 여기서 울고 있어. 결승선은 저기 섬 한가운데인데." 땀범벅이 된 북이가 숨을 헐떡이며 서 있었다.

"너... 너 일부러 코스를 여기로 잡은 거지? 내가 수영 못하는 거 알고 날 엿 먹이려고!" 토토가 북이를 향해 삿대질하며 원망 섞인 소리를 쳤다.

"엿 먹이려던 게 아니야. 네가 가장 부족한 게 뭔지 깨닫게 해주고 싶었을 뿐이지." 북이가 개울물에 얼굴을 씻으며 차분하게 말했다.

"부족한 거? 내가 수영 못하는 거? 그래, 나 물에 뜨지도 못하는 맥주병이다! 어쩔래!" 토토가 자포자기한 듯 소리쳤다.

"수영 실력이 아니라, 혼자서 모든 걸 다 해결할 수 있다는 오만함 말이야." 북이의 눈빛이 토토의 정곡을 찔렀다.

"오만함...?" 토토의 흔들리던 동공이 멈칫했다.

"세상엔 네 아무리 빠른 다리로도 건널 수 없는 장애물이 존재해. 그럴 땐 어떻게 해야 할까?" 북이가 강물을 바라보며 물었다.

"포기... 하거나 뗏목을 만들어야지." 토토가 기어들어 가는 목소리로 답했다.

"아니. 누군가의 도움을 받으면 된단다." 북이가 토토를 향해 씩 웃으며 넓고 단단한 자신의 등껍질을 톡톡 쳤다.

"뭐...? 설마 네 등에 타라는 거야? 우리 지금 경주 중이잖아! 적이라고!" 토토가 깜짝 놀라 물었다.

"경주는 어차피 숲을 빠져나오며 끝났어. 육지에서는 네가 날 압도적으로 이겼잖아. 난 그걸 인정해." 북이가 진심으로 말했다.

"북이야..." 토토의 코끝이 시큰해졌다. 자신이 훈련하며 흘렸던 피땀을 북이가 인정해 준 것이다.

"이제 물의 길이야. 내 등에 타. 강은 내가 가장 자신 있는 길이니, 널 안전하게 섬까지 모셔다 줄게." 북이가 물가로 다가가 몸을 반쯤 담갔다.

"내가 타면 너무 무거워서 너까지 가라앉지 않을까...?" 토토가 머뭇거리며 물었다.

"한 달 동안 돌덩이 메고 달렸던 네 근성만큼, 내 등껍질도 단단하고 힘이 세단다. 어서 타, 파도가 거세지기 전에." 북이가 손짓을 했다.

에피소드 10: 진정한 승리

함께 결승선을 넘은 두 친구, 새로운 전설의 시작.

"고... 고마워, 북이야. 신세 좀 질게." 토토가 조심스럽게 북이의 둥근 등껍질 위로 폴짝 뛰어올랐다.

"꽉 잡아! 강물은 육지와 다르게 꽤 요동치니까." 북이가 든든한 목소리로 말하며 물살을 가르기 시작했다.

"와... 너 진짜 물속에서는 엄청나게 빠르구나! 땅에서 걷던 그 북이가 맞아?!" 토토가 놀라운 속도에 감탄하며 소리쳤다.

"하하! 내가 육지에서는 굼벵이 소리를 듣지만, 물속에서는 나름 돌고래 소리 좀 듣거든." 북이가 여유롭게 헤엄치며 대답했다.

"미안해... 내가 널 달리기 하나만 보고 판단하고 비웃었어. 넌 나보다 훨씬 대단한 녀석이었는데." 토토가 북이의 등에 기대어 진심으로 사과했다.

"사과는 됐어. 너도 육지에서만큼은 내가 본 그 어떤 동물보다 빠르고 멋졌으니까. 각자의 무대가 다를 뿐이야." 북이가 물보라를 일으키며 말했다.

"맞아... 혼자서 모든 무대의 주인공이 될 수는 없어. 우린 서로의 부족함을 채워줄 수 있구나." 토토가 맑은 하늘을 보며 깊게 깨달았다.

"저기 섬이 코앞이야. 꽉 잡아, 마지막 스퍼트다!" 북이가 힘차게 갈퀴를 저어 갈매기 섬의 모래사장에 도착했다.

"도착했다! 휴, 네 덕분에 살았어. 물에 빠져 죽을 뻔했는데." 토토가 모래사장 위로 뛰어내리며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자, 결승선인 저 바위까지 아직 50미터 정도 육지가 남았어. 여긴 네 무대야, 토토야." 북이가 모래를 털어내며 바위를 가리켰다.

"내 무대? 아니, 이 바위는 내가 혼자 갈 자격이 없어. 같이 가자, 북이야." 토토가 북이에게 앞발을 내밀었다.

"같이? 하지만 이건 경주잖아. 누가 먼저 선을 넘느냐의 싸움이라고." 북이가 의아한 듯 물었다.

"경주는 혼자서 할 때나 의미가 있지. 우리는 지금 강을 함께 건넜잖아. 넌 내 생명의 은인이자, 최고의 파트너야." 토토가 씩 웃으며 북이의 발을 잡았다.

"하하, 고집쟁이 토끼 녀석. 알았어. 그럼 우리 각자의 속도를 조금씩 맞춰서 걸어볼까?" 북이도 환하게 웃으며 토토와 나란히 섰다.

육지에서 가장 빠른 토끼는 아주 느리게, 물에서 가장 빠른 거북이는 조금 서두르며 서로의 발걸음을 맞추었다.

"하나, 둘. 하나, 둘. 같이 걷는 것도 생각보다 나쁘지 않네." 토토가 발을 맞추며 콧노래를 불렀다.

"그치? 혼자 바람을 가르는 것도 좋지만, 친구와 흙의 온기를 느끼는 것도 멋진 일이지." 북이가 맞장구를 쳤다.

마침내 두 마리의 동물은 섬 한가운데의 커다란 바위에 '동시에' 손을 짚었다. 그들만의 결승선을 함께 통과한 것이다.

"우리가 공동 우승이다! 숲속 친구들이 이 모습을 못 봐서 아쉽네!" 토토가 환호하며 북이를 끌어안았다.

"보지 않아도 괜찮아. 숲에서 가장 빠른 자와 가장 끈기 있는 자가 진짜 친구가 되었다는 사실, 그게 이 경주의 진짜 승리니까." 푸른 바다를 등진 두 친구의 웃음소리가 갈매기 섬에 오래도록 울려 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