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살인 설계
IT 개발팀장이 설계한,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치밀한 복수극.
에피소드
완벽한 살인 설계 — 작품 소개
IT 개발팀장이 설계한,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치밀한 복수극.
#스릴러 #복수 #두뇌싸움 · 10개 에피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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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피소드 1: 스트레스 해소법
혐오스러운 상사를 향한 첫 번째 설계.
내 이름은 김성운. 마케팅 1팀 팀장이다. 그리고 지금 내 앞에는 내가 세상에서 가장 혐오하는 인간이 죽어가고 있다.
목을 긁으며 바닥을 뒹구는 자는 우리 부서의 최 과장이다.
타인의 성과를 가로채고, 부하 직원들에게 인격 모독을 일삼는 인간쓰레기.
그의 커피잔에 무색무취의 독을 타는 것은 놀랍도록 간단했다.
02:00:00
매월 1일 새벽 2시. 건물 전체의 두꺼비집을 내리고 예비 전력으로 교체하는 정기 점검 시간.
전력이 교체되는 그 '단 5분' 동안 건물 내의 모든 CCTV가 꺼진다. 나는 그 사각지대를 이용했다.
최 과장의 동공이 풀리고, 그의 몸이 마침내 바닥에 축 늘어졌다.
완전한 죽음이었다.
나는 떨리는 손을 부여잡고 미리 준비한 고무장갑을 벗어 폐기물 봉투에 밀어 넣었다.
증거는 완벽하게 인멸되었다. 누구도 나를 의심하지 못할 것이다.
복도 CCTV의 빨간 렌즈가 나를 향해 번쩍였다.
'안 돼. 아직 5분이 안 지났어. 전기가 왜 일찍 들어온 거지?'
나는 패닉에 빠져 CCTV 렌즈를 향해 손을 뻗었다.
렌즈 너머로 누군가 나를 지켜보고 있는 것 같은 소름 끼치는 환각이 시야를 덮쳤다.
"김성운 팀장, 자네가 날 죽였어?"
바닥에 쓰러져 있던 최 과장이 기괴한 각도로 고개를 꺾으며 나를 향해 다가왔다.
나는 비명을 지르며 뒷걸음질을 치다 복도 벽에 머리를 강하게 부딪혔다.
시야가 점차 좁아지며 완벽한 칠흑 같은 어둠이 나를 집어삼켰다.
번쩍! 모든 것은 꿈이었다.
에피소드 2: 임시보관함의 비밀
누구도 보지 못하는 정보의 사각지대.
가쁜 숨을 몰아쉬며 시계를 보았다. 아침 7시. 출근 준비를 해야 할 시간이다.
꿈이었지만, 내 손끝에는 최 과장을 죽일 때의 그 서늘한 감각이 생생하게 남아있었다.
나는 회사에 도착해 평소처럼 내 자리인 팀장석에 앉았다.
"김성운 팀장! 기획안을 이따위로 써놓고 월급을 받아가? 생각 좀 하고 일해!"
폭언.
나는 끓어오르는 분노를 억누르며 내 컴퓨터 모니터 화면으로 시선을 돌렸다.
나에게는 이 지옥 같은 회사를 버티게 해주는 유일한 해소구가 하나 있었다.
방대한 텍스트.
나는 수신자를 나 자신으로 지정해 놓고, 절대 전송 버튼을 누르지 않는 편지들을 수백 통 적어두었다.
제목은 평범한 [마케팅 회의록], [시장 조사 자료]. 하지만 그 내용을 클릭해 스크롤을 중간쯤 내리면...
최 과장을 죽이는 완벽한 살인 시나리오.
누가 내 자리를 지나가다 모니터를 슬쩍 봐도 회의록처럼 보이게 만든, 나만의 은밀한 비밀 일기장이었다.
오늘 밤 꿈에서 보았던 '새벽 2시 정전 타임'의 시나리오를 임시보관함에 은밀하게 타이핑해 넣었다.
분노를 활자로 뱉어내는 것만으로도 가슴속의 체증이 조금은 씻겨 내려가는 기분이었다.
그때, 내 파티션 위로 누군가의 시선이 느껴졌다.
같은 팀의 대리이자, 호시탐탐 내 자리를 노리며 나를 적대시하는 '김시우'였다.
김시우.
"팀장님. 뭘 그렇게 집중해서 적으십니까? 이번에 들어갈 신규 기획안입니까?"
비릿한 웃음.
"아무것도 아니야. 본인 업무나 신경 써, 김시우." 나는 애써 태연한 척 대답했다.
에피소드 3: 꿈이 현실로
현실이 되어버린 시나리오.
며칠 후, 평범하게 야근을 마치고 퇴근을 준비하던 날이었다.
회사 복도가 유난히 소란스러웠다. 사람들이 웅성거리는 모습이 유리창 너머로 보였다.
무언가 불길한 예감.
나는 발걸음을 재촉해 인파가 몰려 있는 임원실 쪽으로 향했다.
"비키세요! 경찰입니다! 현장 보존해 주세요!"
형사들이 노란색 폴리스 라인을 치고 사람들의 접근을 막고 있었다.
나는 폴리스 라인 너머, 바닥에 쓰러져 있는 형체를 보았다.
최 과장.
그는 이미 입술이 파랗게 질린 채 미동조차 하지 않았다. 책상 위에는 그가 평소 애용하던 텀블러가 쓰러져 있었다.
사이렌.
"사망 시간은 어제 새벽 2시경. 독극물 중독으로 추정됩니다."
감식반원의 보고를 엿듣는 순간, 내 머릿속의 이성이 산산조각 나는 것 같았다.
새벽 2시. 독극물이 든 텀블러.
"복도 CCTV 확인해 봤어?" 담당 형사의 날카로운 질문이 이어졌다.
"그게... 하필 새벽 2시 정각부터 5분간, 매달 있는 건물 전력 점검 때문에 CCTV가 꺼져 녹화 공백이 있습니다."
요동치는 시야.
정전 5분의 공백. 독살.
그것은 내가 꿈속에서 실행했고, 내 이메일 임시보관함 한가운데에 적어두었던 '나만의 살인 계획'과 토시 하나 틀리지 않고 똑같았다.
내가, 몽유병이라도 걸려서 무의식중에 과장님을 죽인 건가?
내 창백한 손.
에피소드 4: 내면의 공포
임시보관함에 남겨진 제3자의 흔적.
경찰의 1차 조사가 시작되었다. 사건 당일 회사에 남아있던 사람들을 중심으로 심문이 이어졌다.
나는 다행히 전날 저녁 8시에 퇴근하여 집에서 혼자 자고 있었다.
알바이를 증명해 줄 사람은 없었지만, 내 차의 블랙박스에는 밤새 아파트 주차장에 주차된 기록이 남아있었다.
식은땀.
집으로 돌아온 나는 창문을 모두 닫고 커튼을 친 채 방 안을 서성였다.
'내가 죽인 게 아니야. 난 집에 있었어. 블랙박스가 증명하잖아.'
하지만 어떻게 내 상상 속의 시나리오가 현실에서 완벽하게 구현되었단 말인가. 우연의 일치라고 하기엔 너무나도 정교했다.
임시보관함.
스크롤을 한참 내려, 평범한 회의록 텍스트 사이에 숨겨둔 나의 살인 계획서를 확인했다.
'목표: 최 과장. 방법: 텀블러에 독극물. 시간: 새벽 2시 전력 점검 타임.'
글씨는 내가 적어둔 그대로 변함없이 그 자리에 있었다.
극도의 공포감이 나를 갉아먹기 시작했다.
이 메일을 당장 영구 삭제해야 한다. 경찰이 내 PC를 압수 수색이라도 한다면 나는 빼도 박도 못하는 범인이 된다.
휴지통 아이콘에 마우스 포인터를 올리던 순간.
나는 무심코 이메일 시스템 하단에 작게 적힌 '최근 로그인 기록'을 클릭했다.
붉은 선.
사내 이메일은 내 아이디와 비밀번호만 알면 어떤 PC에서든 접속할 수 있다.
기록을 살피던 내 눈이 어느 한 줄에서 멈췄다.
WARNING
내 심장이 차갑게 얼어붙었다. 3번 PC는 내 자리가 아니다. 누군가 내 아이디를 도용해 내 비밀 문서를 읽었고, 그 계획대로 과장을 죽였다.
에피소드 5: 관찰자
시우의 섬뜩한 자백.
나 외에 이 메일을 읽은 자가 있다. 그는 내 계획을 훔쳐 과장을 죽이고, 이 상황을 즐기고 있는 것이다.
누군가의 함정.
사건 발생 이틀 전 오후 1시. 마케팅팀 3번 PC.
나는 그 시간대의 기억을 더듬었다. 나는 점심 약속이 있어 자리를 비웠고, 3번 PC의 주인이 홀로 야근을 핑계로 사무실에 남아있었다.
다음 날, 나는 아무렇지 않은 척 억지로 표정을 꾸며내며 출근했다.
내 시선은 자연스럽게 3번 PC의 주인, '김시우' 대리에게 향했다.
감시의 눈.
김시우. 평소 내게 열등감이 심했고, 최 과장에게도 번번이 기획안을 퇴짜맞으며 원한이 깊었던 인간.
그는 내가 점심을 먹으러 간 사이, 내 책상에 적어둔 포스트잇이나 수첩을 뒤져 이메일 비밀번호를 알아냈을 것이다.
그리고 임시보관함을 뒤져보다가 나의 살인 계획을 발견한 거겠지.
'저 자식이 범인이다. 나를 범인으로 몰아가기 위해 내 시나리오를 훔쳤어.'
하지만 물증이 없었다. 내가 형사들에게 시우를 지목하려면, 그가 내 이메일을 읽었다는 증거를 대야 한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내 살인 계획 문서가 경찰 손에 들어가고, 나는 나락으로 떨어진다. 완벽한 외통수.
시우는 내가 독 안에 든 쥐라는 사실을 알고 즐기고 있었다.
나는 분노를 삼키며 커피를 타기 위해 탕비실로 향했다.
탕비실 안쪽에서 누군가 컵을 씻고 있었다. 김시우였다.
내가 들어서자, 시우가 컵의 물기를 닦으며 나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속삭임.
붉은 섬광.
시우가 비릿하게 웃으며 내 귓가에 속삭였다. "새벽 2시, 정전, 독극물. 한 편의 영화 같았습니다."
에피소드 6: 덫에 걸린 사냥감
시우의 조롱, 그리고 역습의 준비.
"김시우. 너... 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야." 나는 떨리는 목소리를 억누르며 뒷걸음질을 쳤다.
시우는 태연하게 어깨를 으쓱하며 탕비실 문을 슬쩍 닫았다.
"팀장님이 항상 이메일 창을 황급히 끄시길래, 비밀번호를 슬쩍 훔쳐서 들어가 봤죠. 임시보관함에 아주 재미있는 소설이 있더라고요."
"덕분에 과장님을 아주 깔끔하게 보냈습니다. 팀장님 아이디어 빌려서요."
시우의 입에서 나온 그 말은 명백한 자백이자 조롱이었다.
"네가 최 과장님을 죽였어. 내 계획을 훔쳐서 나한테 뒤집어씌우려고!"
내가 주먹을 쥐자, 시우가 실실 웃으며 스마트폰 화면을 흔들었다.
"쉿. 목소리 낮추시죠. 형사님들 들으시겠네."
"경찰이 CCTV에 찍힌 널 못 잡을 것 같아?"
"팀장님 시나리오 덕에 복도 CCTV는 꺼져 있었죠. 게다가 오늘 오후면, 경찰이 팀장님의 자동차 트렁크에서 결정적인 증거를 찾아낼 겁니다."
시우는 내게 한 걸음 다가와 잔인하게 속삭였다.
"과장님의 텀블러에 묻어있던 것과 똑같은 성분의 독극물 빈 병을요. 제가 퇴근길에 살짝 넣어뒀거든요."
"뭐, 뭐라고?" 나는 숨이 턱 막혔다.
이 새끼는 이미 물리적인 증거까지 내 차에 심어둔 것이다. 오후에 경찰이 영장을 들고 내 차를 뒤지면, 나는 꼼짝없이 살인마로 체포된다.
시우는 콧노래를 부르며 탕비실을 나갔다. 나를 완벽하게 옭아맸다는 승리감에 도취된 뒷모습이었다.
패닉에 빠져 헐떡이던 나는 머리를 감싸 쥐었다.
여기서 뻔하게 이메일 내용을 바꿔봤자, 시우는 단번에 눈치채고 비웃을 것이다.
그의 오만함, 나를 완벽하게 짓밟았다는 그 자만심을 역이용해야 한다.
나는 떨리는 손을 진정시키고 사무실 내 자리로 돌아왔다.
함정을 판 사냥꾼을, 더 깊은 덫으로 끌어들일 시간이다.
에피소드 7: 파쇄기 속의 진실
시우를 낚기 위한 미끼.
사무실로 돌아온 나는 완전히 겁에 질려 멘탈이 나간 사람처럼 연기하기 시작했다.
시우는 대각선 파티션 너머로, 사시나무 떨듯 떨며 초조해하는 나를 보며 입꼬리를 씰룩거리고 있었다.
비밀 메모.
나는 시우가 똑똑히 볼 수 있게끔 서랍을 쾅 닫고, 평소 아이디어 회의 때 쓰는 개인 업무 수첩을 꺼냈다.
수첩을 펼친 나는 볼펜으로 무언가를 미친 듯이 휘갈겨 적었다.
파쇄.
드르륵. 종이가 가늘게 갈려 나갔다. 마치 경찰에게 들키면 안 될 최후의 비밀을 다급하게 없애버리는 것처럼.
나는 머리를 감싸 쥐고 한숨을 푹 쉬더니, "바람 좀 쐬고 오겠다"며 황급히 사무실 밖으로 뛰쳐나갔다.
시점 전환.
성운이 도망치듯 나가는 것을 본 김시우는 코웃음을 쳤다.
'멍청한 새끼. 내가 트렁크에 독극물을 넣어뒀다고 하니, 겁에 질려서 뭔가 적어둔 단서를 없앤 모양이군.'
시우는 성운이 자리를 비운 틈을 타, 재빨리 성운의 책상 밑에 있는 파쇄기 통을 열었다.
가늘게 잘린 종이 쪼가리들을 자기 주머니에 쑤셔 넣고는 화장실 칸으로 들어갔다.
'김성운이 저렇게 다급하게 지워버린 정보라면, 나한테 아주 유용한 약점이 되겠지.'
시우의 시점.
시우는 변기 뚜껑을 닫고 그 위에 종이 조각들을 퍼즐 맞추듯 하나하나 배열하기 시작했다.
10분간의 짜맞추기 끝에, 종이에 적힌 문장이 온전한 형태를 드러냈다.
문장을 읽어 내려간 시우의 얼굴에서 비열한 웃음기가 순식간에 증발했다.
공포.
종이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복도 환풍구에 몰래 숨겨둔 내 옛날 스마트폰 카메라. 오늘 밤 8시에 회수해서 박살 내야 한다. 거기에 CCTV 빈 공백 5분의 영상이 찍혀있다.'
에피소드 8: 초조한 발걸음
덫으로 뛰어드는 사냥꾼.
시우의 심장이 미친 듯이 쿵쾅거리기 시작했다.
'환풍구에 숨겨둔 카메라? 정전된 5분 동안의 영상이 찍혀있다고?!'
시우의 머리가 빠르게 돌아갔다. 김성운은 편집증이 있어서, 자신의 범행(독살)을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복도 환풍구에 몰래 공기계 스마트폰을 설치해 둔 것이다.
하지만 성운이 살인을 포기하고 집에 가버린 사이, 자신(시우)이 그 정전된 5분을 이용해 과장실에 들어가 독을 탔다.
위기.
만약 그 카메라가 돌아가고 있었다면, 과장실로 몰래 들어가는 '김시우' 자신의 모습이 고스란히 찍혔다는 뜻이다!
식은땀.
'김성운 이 미친 새끼... 자기 알리바이를 만들려고 나한테 트렁크 증거 얘기를 듣기 전부터 이런 걸 설치해 뒀어?'
시우는 성운이 파쇄기에 종이를 갈아버린 이유를 완벽하게 '오해'했다.
경찰 수사가 조여오니, 성운 스스로 불법 촬영 카메라를 설치한 사실을 감추기 위해 다급하게 메모를 폐기했다고 믿은 것이다.
오판.
'이건 함정이 아니다. 내가 모니터를 뒤에서 훔쳐보고 조각을 맞춰 알아낸, 김성운의 치명적인 실수다!'
시우는 이성을 잃었다. 만약 김성운이 저녁 8시에 그 카메라를 회수해서 영상을 확인한다면?
자신이 범인이라는 명백한 영상 증거가 김성운의 손에 들어가게 된다.
결심.
시계는 저녁 7시 40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퇴근 시간이 지나 사무실은 텅 비어 있었다. 김성운 역시 보이지 않았다.
'지금이다. 김성운이 오기 전에 처리해야 해.'
질주.
시우는 겉옷도 챙기지 않은 채, 식은땀을 흘리며 복도 끝 환풍구 쪽으로 미친 듯이 달려갔다.
에피소드 9: 덫의 발동
드러난 진짜 범인.
시우는 과장실 맞은편 복도 끝에 다다랐다.
주변에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하고, 그는 구석에 놓인 의자를 밟고 올라가 벽면 상단의 환풍구 덮개를 거칠게 뜯어냈다.
수색.
먼지가 가득한 환풍구 안쪽으로 팔을 깊숙이 집어넣었다.
손끝에 네모나고 딱딱한 금속 물체가 닿았다.
'찾았다!' 시우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그것을 힘껏 끄집어냈다.
하지만 플래시 불빛 아래 드러난 것은, 스마트폰 카메라가 아니었다.
암전.
그것은 무선 통신 모듈이 달린 소형 블루투스 스피커였다. "이... 이게 뭐야?"
그 순간, 스피커에서 나의(김성운) 목소리가 선명하게 흘러나왔다.
스포트라이트.
"종이 쪼가리 맞추느라 고생 많았어, 시우야. 파쇄기 속 쓰레기는 입에 잘 맞니?"
시우의 얼굴이 종잇장처럼 하얗게 질렸다. 함정임을 깨달은 그는 스피커를 바닥에 집어 던지려 했다.
"거기 멈춰!!"
복도 비상구 문이 굉음을 내며 열리더니, 담당 형사를 비롯한 세 명의 형사가 플래시를 비추며 들이닥쳤다.
체포.
"김시우. 너를 살인 및 증거 조작 혐의로 긴급 체포한다." 형사가 수갑을 짤랑거리며 다가왔다.
나는 형사들 뒤에서 천천히 걸어 나와 시우를 내려다보았다.
단호한 목소리.
"아니야!! 이건 다 저 새끼가 판 함정이라고!!" 시우가 발악했지만, 형사들에게 무참히 짓눌려 바닥에 엎어졌다. 완벽한 체크메이트였다.
에피소드 10: 엔딩: 진짜 설계자
가장 완벽한 소설의 완성.
차가운 수갑이 김시우의 양손 목에 덜컥, 하고 채워졌다.
그는 바닥에 얼굴을 짓눌린 채 피눈물을 흘리며 나를 노려보았다.
절규.
"김성운... 네가 임시보관함에 쓴 살인 계획! 그걸 내가 형사들한테 다 까발릴 거야!"
나는 허리를 굽혀 시우의 귓가에 작게 속삭였다. "말해봐. 하지만 경찰이 내 이메일을 열었을 때, 그건 살인 계획이 아니라 그저 '범죄 스릴러 웹소설 공모전 출품작'으로 보일 뿐일걸."
시우의 동공이 흔들렸다.
반전.
"게다가 오늘 오후, 네가 내 차 트렁크에 독극물을 몰래 집어넣는 장면... 우리 아파트 주차장 블랙박스에 선명하게 다 찍혔더라."
결국, 직장 상사의 갑질에 지친 팀장이 취미로 쓰던 스릴러 소설을 훔쳐보고, 그것을 현실에서 똑같이 따라 한 미친 모방범. 그것이 김시우, 너의 완벽한 결말이다.
"으아아아악!! 이 악마 새끼!!" 시우의 절규가 복도를 울렸다.
형사들은 헛소리를 지껄이는 살인범을 끌고 밖으로 나갔다.
담당 형사가 내게 다가와 어깨를 토닥였다. "팀장님 덕분에 진범을 잡았습니다. 취미로 쓰시던 소설이 실제 모방 범죄에 쓰여서 충격이 크시겠습니다."
"네... 정말 끔찍한 경험이었습니다. 하지만 진실이 밝혀져서 다행이네요."
완벽한 피해자의 가면.
며칠 후, 경찰의 수사 결과가 발표되었다. 김시우의 단독 범행.
일상.
나는 다시 회사로 출근해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커피를 마신다. 과장도, 눈엣가시 같던 김시우도 사라진 평화로운 내 자리에서.
그리고 나는 아무도 모르게 새 이메일 창을 띄운다.
임시보관함 속 빈 텍스트 창에 커서가 깜빡인다. 나의 상상은, 언제든 다시 현실이 될 준비를 하고 있다.